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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6.29 11:28: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부장

20여 년 전 장피에르 주네의 판타지 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세계의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다. 한 과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크랭크라는 사람은 완벽하지 않은 조로증 환자이다. 그는 아이들을 유괴해 그들의 꿈을 훔치고, 가족들은 아이들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겪는 공포와 탈출, 그리고 악몽만을 꾸며 불안에 떠는 아이들의 표정을 담은 스릴러다.

이 영화는 일반 세트장이 아닌 벽돌·철제·콘크리트 등으로 연출한 옛 창고건물에서 촬영되었다. 이 때문에 영화가 상영된 이후 미국과 유럽 사람들은 공장풍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우직한 멋에 눈을 뜨고 빈티지를 삶의 공간으로, 문화공간으로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날고 오래된 것이 멋스럽고 튼튼하며 새로운 삶의 가치를 가져준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을 손으로 만들고 빚고 연출하던 시대를 지나 산업혁명과 함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크고 작은 공장들이 도시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람이 하던 것을 기계가 대신하고 기능성과 견고성, 그리고 생산성을 강조하면서 철제와 플라스틱류가 쏟아졌다. 한쪽에서는 인간의 본성이 변질되거나 훼손되고 엄청난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와 때를 맞춰 세계 각국은 빈티지가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뉴욕 도쿄 런던 파리 등 세계의 도시마다 공장건물을 활용해 쇼핑시설과 문화공간을 꾸미거나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공장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선보이기도 한다. 노출 콘크리트와 철재 조명, 철제 스툴 등으로 연출시켜 빈티지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다. 레스토랑과 카페도 화려하게 장식된 공간이 아닌 낡고 허름하게 연출시키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흥분하고 있는 것도 아트팩토리의 시대정신 외에도 빈티지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다. 노출 콘크리트를 활용한 전시를 통해 작품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각종 기계, 폐자재 등을 활용해 공간을 연출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한동안 방치되었던 연초제조창을 정비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구석구석에 책상, 의자, 책장, 진열장, 다반, 열쇠케이스, 구두통 등이 쏟아졌는데 하나같이 똑 같은 게 없다. 형태와 색깔과 디자인이 제멋대로다. 이곳에서 근무했던 분께 그 연유를 물었더니 공장 내부에 목공소가 운영되면서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 기계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았으며 실용미학을 실천하고 새로운 문화가치를 만들었던 것이다. 비록 낡고 오래된 것들이어서 세월의 때가 가득했지만 꼼꼼히 살펴보니 모두들 속살까지 매끈한 생얼미인이다.

세상에 버릴 게 하나 없다. 쓸모를 다 한 것도 인간의 온기와 예술가의 손길이 만나면 소중한 작품이 된다. 더 이상 쓰레기를 만들고, 쓰레기를 양산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맑고 향기로운 도시, 사람들의 꿈이 영그는 도시는 작은 것도 소중하게 여기고, 온 몸으로 품을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있다. 문화도시 문화복지의 첫 출발이기도 하다.

빈티지는 업사이클(upcycle)의 정신이 내포돼 있다. 업사이클이란 버려진 물건에 예술혼을 불어넣어 가치를 상승시키는 작업이다. 단순히 재활용하는 리사이클(recycle)을 한 단계 뛰어넘은 자원 활용 방식이며 청주를 맑고 향기로운 도시로 만드는 작은 실천이다. 올 가을 청주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고 소망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일들이 쏟아질 것이다.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면서 버려지고 방치된 옛 것들을 모아 생활도구로, 예술작품으로 탄생된다. 천조각을 모아서 가방을 만들고, 폐유리를 녹여서 시계를 만들며, 폐목으로 다이어리와 의자를, 폐지를 활용해 화분이나 서류함을, 폐가구를 모아 공예가 물결치는 어린이도서관을 만들게 된다. 지나치지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새로운 문화가치를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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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