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금년 봄 들어 남은 10%의 토종벌 중 다시 20~30%의 개체수가 바이러스 감염 현상을 보이기 시작, 이미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광범위한 폐사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전업농 김대립(38·청원군) 씨는 "이미 충북에서도 토종벌 폐사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금으로서는 이를 멈추게 할 묘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종자용 토종벌 값이 발병 전에 비해 많게는 10배 가까이 올랐으나, 남은 개체수가 극소수이기 때문에 거래는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
김씨는 "발병 전에는 1군(통)당 5~6만원 했으나 지금은 50만원까지 하고 있다"며 "그러나 입식희망 농가도 추가 감염을 우려해 선뜻 종벌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봄부터 각도의 1개 전문농이나 농업기술센터 등을 토종벌보존사업 대상자로 선정, 종보존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추가감염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 역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 종보존 대상자로 선정된 김씨는 "현재는 대상자로 선정된 곳도 종 멸종을 우려하는 단계"라며 "보다 시급한 것은 치료용 백신을 하루빨리 개발·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괴질 발생 1년여만에 토종벌이 멸종 상태에 빠진 것을 두고 해당 전업농들은 정부의 방역 실패를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전업농은 "4년 전부터 감염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정부는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다가 보름 전에야 '발생주의보'를 내렸다"며 "이는 구제역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4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과 똑 같다"고 밝혔다.
한편 도내 생태 전문가들은 이번 토종벌 '에이즈 현상'을 또 다른 시각에서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