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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시골동네에 여기저기 고물을 모아 팔아서 생활하시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계시다. 가끔 우리도 일년에 두어번 센터 대청소를 할때 아저씨께 부탁을 하면 돈이 되든 안되든 모두 가져다가 처리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시다.

새해들어 세상이 뒤심란한 틈을타 호되게 감기 몸살에 걸려 꼼짝없이 집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내면서 연초를 맞이했다. 휴대폰 문자 메세지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멘트부터 갖가지 재미난 문자들이 홍수처럼 쉴새없이 밀려 들어와 아예 휴대폰의 전원을 꺼놓고 연휴 이틀을 보내고 나니 마치 원시인처럼 고요한 산속에 혼자 있는것처럼 신산한 기분을 몇권의 책을 머리맡에 두고 새해 연휴를 보내기로 했던 마음을 실행에 옮기는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새해부터 축산농가들 가슴에 피멍으로 찾아온 구제역과 AI조류독감으로 지인의 식당도 거의 개점 휴업상태라고 하니 어디 한곳 편한곳이 없는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던 터에 1933년 미국 최악의 공황기였던 겨울 Mr.버돗이라는 익명의 기부자가 낸 작은 광고가 신문에 실린 감동실화를 읽게되었다.

"만약 당신이 내일 먹을 빵을 걱정한다면 복지단체에서 도움을 받아야할지 고민할 것입니다. 제가 이런 상황에 놓인 75가구에게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기회를 드릴 수 있다면 매우 기쁘겠습니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분과 가족의 신원은 절대 밝히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편지로 사정을 알려주시면 곧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Mr.버돗".

이 광고는 온 도시의 눈을 사로잡았고 뉴욕까지 알려졌으며 광고를 본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을 원하는 편지가 쇄도했고 서로 다른 사연들로 따뜻한 밥한끼를 가족들과 먹고싶다는 사연부터 아이가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닌다는 눈물겨운 사연들까지 버돗은 쏟아지는 편지를 모두 외면할 수없어 10달러를 5달러로 쪼개모두 150가구에게 작은 기적을 선물했다.

5달러라면 작은 것 같지만 그 값어치는 100달러에 준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한 가장은 버돗의 5달러를 통해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버돗의 5달러로 작은 크리스마스선물을 받은 아이는 세월이 흐른 후에도 그가 자신에게 준 소중한 선물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기도 했다고 한다.

새해 희망의 2011년이 시작되자마자 농촌에서는 구제역의 발생으로 한우와 돼지들을 살처분하느라 아비규환 생지옥 같은 삶을 살아가는 축산농가들과 농업관련 공직자,민,관,군이 협동하여 살아있는 소와 돼지들을 살처분하면서 생겨나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까지..., 날씨는 왜 이렇게 추운지 살을 에이는 바람은 텅빈 들녘을 더욱 훵하니 몰아쳐 빈 우사의 천막을 뒤흔들고 지나간다.

우리아이들의 입학금이 되어주고, 교복이 되어주고, 생활비가 되어주던 자식과도 같고 피붙이 같은 한우와 돼지들을 산채로 묻어야 하는 농업인들의 애끊는 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하늘도 무심하시다는 노여운 마음을 쓸어내리며 망연히 앉아 있는데 경노당에 다녀오신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기를 고물장수 아저씨가 작년에도 흰떡을 해서 오근장 마을 경노당마다 나누어 주었는데 올해도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또 흰떡을 해서 마을 경노당마다 나누어 드렸다고 고마운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가끔 대중매체를 통해 언론에 보도되는 기부천사들을 보면 대기업이나, 갑부들 보다는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 또는 가진것이 부족한 사람들이 더 쪼개고 나누어 남을 배려하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삶을 선택한다는 것에 나눔이란 나눌 수 있을때 나누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파본 사람이 아파본 사람의 심정을 알고 배고파본 사람이 배고파본 사람의 심정을 헤아릴줄 아는 것일까· 처음부터 부자였던 사람은 가난한 사람의 배고픈 심정을 모른다고 한다. 이렇게 추운날 우리곁에 춥고 배고픈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우리에게도 평범하지만 멋진 고물장수아저씨가 계시다는 것에 마음의 위안을 삼으면서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축산농가와 우리농업인의 삶에 따뜻하고 희망찬 새봄이 찾아오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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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