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한여름 무더위와 지리한 장마, 잦은비로 네 번이나 다시 모종을 부어기르고 벌레를 나무젓가락으로 집어내고 비가오면 붓으로 여린 배추잎에 올라앉은 작은 돌들을 떨어내던 농부는 화창하고 날씨좋은 금요일 속이 알차게 들어찬 것은 아니지만 푸른잎 몇장 붙어있는 배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손질을 해서 배추를 절였다.

우리밭의 배추는 씨앗은 비싸지만 배추가 속이 알차게 꽉 들어차는 품종이 아니고 옛날 배추맛이 있어서 도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품종이기도 하다. 우리는 잔치하는 것처럼 배추를 뽑아서 수도 없이 절이고 씻고 밭에 있는 갓과 시금치 생배추를 뽑아서 도시에서 절임배추를 주문하신 소비자들에게 선물로 택배로 보내드렸다. 몇 년전에 우리한테 절임배추를 주문하여 김장을 하신 양재동의 남자어르신이 생각이 난다. 택배를 잘받았다고 전화를 하시면서' 이렇게 힘들게 농사지은걸 절여서 까지 보내주는데 거기에 갓이며, 생배추 2통, 금방딴 시금치까지 들어있으니 절임배추를 사먹는게 아니라 동기간한테 무언가를 받는 기분이라고 고맙다고 몇 번을 말씀하시더니 전화를 끈으셨다. 그리고 이틀후 작은 택배박스가 도착했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필체처럼 옛날 어르신들의 글씨처럼 하얀 편지지에는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쓰신 편지의 내용은 "참으로 오랜만에 어릴때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맛을 볼수 있게 해주신 농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년에도 이렇게 맛있는 김장김치를 먹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 라고 씌여있으면서 목도리와 장갑 포도주 한병이 정성스럽게 들어있었다. 절임배추는 정당하게 값을 받고 판것이라 오히려 농사를 짓는 우리가 면목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도시소비자에게 절임배추를 보낼때 갓, 시금치, 생배추를 함께 선물로 보내드리는 것은 아직도 농사를 짓는 시골의 인정을 느껴보시라는 뜻으로 작은 정성을 보내드린것인데 그 작은 정성을 크게 느끼시고 감동하셨다니 그 어른이 더 훌륭한 소비자가 아니신가 생각했다. 올해는 야채값이 너무 비싸서 김장을 하지 못한 가정도 많다고 한다.

우리는 배추 2,000포기를 심었는데 돈받고 판것은 거의 없다. 아마도 농부는 씨앗값과 소금값도 못했을것이다. 그냥 늘 나누어 먹던 사람들과 나누었을게 분명하기 때문에 묻지도 않았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올해 배추 값이 비싸니까 우리가 배추팔아서 돈좀 했을 거라고 좋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우리는 배추를 팔려고 심기보다는 여러사람과 나누어 먹으려고 심는 다는 표현이 맞을거 같다. 가지고 가는 사람들도 말하기를 올해 같은 해에는 그냥 가지고 가는 것도 미안하다고한다. 야채값이 고기값보다 더 비싸고 쪽파 한주먹에 만원이라니 말이다.

김장하는날 9년째 우리가 김장을 담는날 찾아가는 비인가 시설에 김장김치를 가지고 갔더니 그곳 시설의 원장님이 "올해는 물가가 하도 비싸고 배추가 많이 부족하다고 해서 못오실줄 알았어요." 그러시길래~ 우리집에 김장을 했는데 어떻게 안올 수가 있어요.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작년에는 너무 많은 곳에서 김장을 해와서 보관이 어려웠는데 올해는 해주는 곳이 없어서 김장 김치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신다. 마음 좋은 농부와 그 농부의 일손을 자원봉사해주시며 김장을 몇 년째 맡아서 자기일처럼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여러사람이 힘을 모아 김장을 한 덕분에 아마도 우리가 만든 맛있는 김장김치는 줄잡아 500여명의 불우한 이웃들과 골고루 나누어 먹게 되지 않을까 한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유난히 크고 작은 불안한 사건 사고 들이 많이 일어났다. 소비도 위축되고 경기도 더욱 침체되어 불우한 시설에 계시는 분들에게는 더욱 추운 겨울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추운 겨울이 가장 살기 힘든 계절이라고 한다. 따뜻한 말한마디, 작은 정성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황금들판이 갈무리되어진 저녁노을이 평화로와 보이는 초저녁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구수하여 빨리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던 발길처럼 우리의 따스한 마음들을 모아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베풀때가 아닌가 한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