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리 가는 길은 맑고 고왔다. 따가운 햇볕과 함께 불어온 바람은 시원했다. 가을의 한 복판을 알려주고 있었다.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었다. 가을볕이 너무 좋았다. 암 투병 중인 형을 찾아가는 길임을 잠시 잊었다. ***청룡리 건강성 유지돼야청룡리로 들어서자 가을 냄새가 무딘 코를 물씬 자극했다. 아이들은 누런 황금빛 들판을 내달리는데 온 정신이 팔려 있다. 마을 어귀에선 동네 어른들이 감을 따느라 분주하다. 인근 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모습도 정겹다. 청룡리는 가을의 풍요로움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잠시지만 자연을 벗 삼으며 심심한 마음을 달랬다. 감이니 대추니 먹을거리도 얻었다. 만족스러운 오후였다. 지난 휴일 청룡리 풍경은 그랬다. 그 곳에서 내 마음의 형을 만났다. 형은 스님처럼 변해 있었다. 두 번의 항암 치료 덕에 하게 된 삭발 탓이다. 그 모습이 꽤나 근사했다. 보기 좋았다. 얼굴엔 오랜 수행을 한 스님 모습이 배어들어 있었다. 기대 이상의 건강함에 가슴이 뭉클하고 고마웠다. 형은 갑상선 암환자다. 벌써 두 번의 항암 치료를 마치고 청룡리에 머물고 있다. 사실 청룡리에 둥지를 튼 것은 8년 전이다. 자연을 벗 삼아 놀 줄 아는 형 특유의 성격 때
충북도청과 충북도의회에, 충북문화재단에, 다음과 같이 충북 예술윤리강령(藝術倫理綱領)을 조례로 제정하고 선포할 것을 제안한다. 예술가와 예술가에 대한 예술윤리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고 또 필요한 일이며 시의(時宜)도 적절하다. 특히 예술윤리강령 조례제정은 충북 문화예술행정이 전국을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이 일은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절차가 복잡한 것도 아니며, 예총 민예총과 그 외 여러 영역 예술가들의 민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문화예술의 잔치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시종 지사께서, 또는 김광수 도의회의장께서, 또는 강형기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께서 주관하여 전국 최초로 예술윤리강령을 제정해 줄 것을 청한다. 충북은 충북만의 정신사와 사상사를 구축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 대한 '의식의 식민화(colonization)'를 극복하고 주체적인 운명공동체 충북을 완성해야 한다. 예술윤리강령 같은 작은 디딤돌 하나는 충북정신 구축의 한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충북문화헌장(忠北文化憲章) 제정 당시와 같이 민주적인 절차를 갖춘 조례 제정은 충북의 문화예술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 확실하다. 충북문화예술포럼 이재희 대표를 중심으로 여
세계적으로 '말춤' 열풍이 대단하다. 말춤의 주인공 싸이는 월드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콘서트는 신나고 재미있다. 모든 것을 관객들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소통한다. 인기비결은 결국 소통이었다. 대선 후보들이여, 다시 한 걸음 걷고 하늘을 보자. ***각자의 속을 다 드러내 보자18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선거전도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이른바 대선 후보 '빅3'는 대선 캠프 진용 짜기를 마무리했다. 군소 후보들도 각자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채비에 나섰다.그러나 후보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도무지 알 수 없이 요동치는 민심이 첫 번째 이유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적 상황도 후보와 캠프를 고민에 쌓이게 한다.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데 묘안이 없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별다른 반전 카드가 없다. 진정한 쇄신과 혁신의 모습으로 중도 층과 젊은 층에 감동을 줄 수 있는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입인사들의 불협화음도 문제다.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아직도 돌발 변수 걱정이 크다. 언제 어디서 돌발 악재가 발생할지 여전히 고민 중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지상명령'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화제다. 요즈음 한국사회는 전대미문의 행동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그 중심에는 20·30대의 젊은이들이 있다. 시저의 표현을 시늉해 "나갔노라, 외쳤노라, 이겼노라"를 도처에서 때마다 과시한 젊은이들에게 세인의 시선이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디어는 앞 다투어 젊은이들을 특별기획으로 다루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세대교체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한(恨) 맺히고 주눅 든 수난의 앞 세대는 물러가고 밝고 개성이 통탕 튀는 '새끈한' 신세대가 한국사회에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참에 한국젊은이들의 실상을 좀 더 꼼꼼히 들여다보자. 지난여름 20·30대를 주제로 다룬 방송에서 참석자들은 젊은 세대가 가져온 변화의 의미에 대해 '합리적 사고'의 증대를 첫손으로 꼽았다. 그러나 연출한 광경에서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는 있어도 합리적 사고의 알고리즘을 찾기에는 힘들었다. 생각과 감정을 거리낌 없이 밝힌다고 해서, 그게 논리적 사고가 뒷받침되어 있는 게 아닌 이상, 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젊은이들의 순수성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1970년대의 유신 정권에 대한 항의와 80년대 군사독재에
'철가방 천사' 고 김우수씨 1주기 추모 글을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눈물샘도 찔끔했다. 김 씨는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인양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창문도 없는 쪽방에서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향해 사랑의 손길을 건넸다. 그리고 생을 마쳤다.***모든 선행은 선순환 한다김 씨는 고아로 자랐다. 중국집 배달원을 하며 한 달에 70만원을 벌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남몰래 자신처럼 불우한 아이들의 희망을 지켜주려 무던히도 애썼다. 그러던 중 1년 전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 숨겨진 선행은 그의 죽음을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그 사연을 듣고 많은 이들이 울었다. 도움을 받던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더 컸다. 그 후 1년, 그의 선행은 우리 사회에 많은 것을 남겼다. 나눔의 씨앗을 배달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됐다. 가난한 집 형제들은 대체로 우애가 좋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울 줄도 안다. 불행과 아픔도 함께 나눈다. 서로가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는 경향 때문이다. 반면 부잣집 자식들은 다를 때가 많다. 좋은 사이도 보기 어렵다. 곧잘 돈 문제로 송사를 벌이기도 한다. 부자가 반드시 행복하지는 않다. 그러나 더 행복할 수도 있다. 경주 최부잣집은 대표적
청주상공회의소 사태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도대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벌써 몇 달 째다. 충북도민들의 걱정은 점차 불만으로 변하고 있다. 급기야 지도자 자질론까지 나오고 있다.***조직원 마음부터 잡아보자어느 조직이든 지도자가 바뀌면 쇄신을 외친다. 그러나 곧잘 모순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금도(襟度)와 기량의 불일치 때문이다. 금도와 기량은 예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쇄신은 기량과, 모순은 금도와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 모두를 품고 나갈 기상과 도량이 기량이다. 지도자는 그걸 갖춰야 진정한 쇄신을 이룰 수 있다. 넉넉한 금도는 모든 이를 품을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지도자의 기량과 금도가 적절하게 조화돼야 조직의 쇄신을 이룰 수 있다. 지금 청주상의 사태로 보면 '무소불위(無所不爲)'와 유소불위(有所不爲)의 비유가 비교적 적절하다. 무소불위와 유소불위는 글자 한 자 차이다. 딱 글자 한 자 바뀌었을 뿐이다. 그러나 내포된 의미는 전혀 다르다. 무소불위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권력지향형 이다. 유소불위는 '하지 않는 일이 있어야 한다'는 절제의 의미다. 물론 '위정유목'(爲政猶沐)이라는 말도 있다. 머리가 빠지더라도 머
충북의 도청소재지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물론 충북도청 이전론이 새삼스러운 논제는 아니다. 민선4기 때도 몇 차례 거론된 사안이다. 다만 이슈화 되지 않았을 뿐이다. ***충북 전체 발전에 맞지 않아충북도청 이전문제는 어제 충북도의원이 직접 도정질문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공식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그동안 도청이전 문제는 수면 아래 있었다. 그래서 예전과 다르다. 장차 지역 간, 주민 간 갈등으로 표면화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많은 시간 찬반논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칫 설익은 논리 전개나 주장은 충북 전체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신중한 접근을 먼저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청주·청원 통합 성공을 이룬지 석 달도 안 됐다. 앞으로 남은 일들이 무수히 많다. 행정적 측면의 물리적 통합은 이뤘다. 하지만 주민 간 화학적 통합은 아직 미완성 단계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청원 통합시 탄생은 도청이전보다 먼저다.청주·청원통합시의 명칭이 '청주시'로 확정된 지 엊그제다. 통합시 특별법 제정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청주·청원통합이 확정되자마자 도청이전 문제가 불거졌다. 그것도 충북도의회에서 표면화 됐다.충북도의회에는
사람은 살다 보면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 행동방향을 선택하고 고민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때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죽음과 맞설 용기 있어야12월19일은 대한민국 18대 대선일이다. 앞으로 3개월여 앞이다. 21세기 들어 벌써 세 번째 대선이다. 청와대 새 주인은 누가될까. 궁금하다. 건곤일척의 대승부에서 누가 이길까. 2002년, 2007년에 이은 이번 대선은 이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시대정신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 서 두 번의 대선에서 시대정신은 민주주의 완성과 경제살리기였다. 이번엔 국가 공공성과 국가 정체성, 공동체 이익이 화두가 될 것 같다. 양극화 해소, 경제민주화, 평등을 기초한 사회 정의 실천 등도 12월 대선 국면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유력 후보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유심히 살피면 그렇다.12월 대선 유력후보로 몇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에선 박근혜 후보가 재수 끝에 본선에 진출해 있다. 민주당은 후보 선출을 위해 4명의 후보가 전국 경선을 벌이고 있다. 정당 소속이 아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전국을 순회중이다. 새
지금으로부터 대략 25년 전쯤의 어느날이었다. 절친하게 지내던 호테이 토시히로(布袋敏博) 씨의 말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우연히 독도 문제가 화제에 올랐는데 당시 대학원생이던 그는 독도가 아니고 '죽도(竹島)'이며, '죽도'는 당연히 일본 영토인데 일본 패전 이후 한국이 강제 점령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어서 한국의 주장을 다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역사적 고증(考證)이나 어민들의 거주 기간 통계 등으로 볼 때, 그리고 현존하는 고지도(古地圖)나 역사자료로 볼 때 7 : 3 정도로 일본의 주장이 옳다고 설명했다. 나는 그때 논리적으로 반박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국의 책이나 언론은 일본인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고 역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머릿속에는 충격과 혼란이 맴돌 뿐이었다. 지금은 와세다 대학의 교수인 호테이 토시히로 선생은 위안부 문제나 일제식민통치 등에서 언제나 객관적이고 또 한국을 이해할 뿐 아니라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하는 지식인이었는데 독도문제만큼은 구체적인 사료를 열거하면서 한국인의 인식이 절대적임을 짚어주었다. 물론 나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독도는 무조
돈과 관련한 정치적 비리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터질 때마다 결정적 제보자는 운전기사였다. 정치권에선 "운전기사 조심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가까이 있을수록 많이 안다 *** 정치인 운전기사는 대개 해당 의원과 24시간 동행한다. 선거 때면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과 방문 장소를 훤히 꿰고 있다. 각종 수뢰 사건 현장 목격 가능성도 아주 높다. 보좌진조차 모르는 비밀도 알고 있을 때가 많다. 청주지검이 박덕흠 새누리당 국회의원(보은·옥천·영동)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물론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수사라고 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오는 12월 대선전에도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박 의원이 실제로 운전기사에게 1억원을 줬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주었다면 어떤 명목으로 주었는지 등에 대해 캐고 있다. 2010년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운전기사 부부의 자금 거래 내역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터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나 현영희 의원의 경우와 아주 비슷하다. 모두 운전기사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 사건도 마찬가지다. 운전기사가 핵심 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운전기
옛날 한 고을에 인간미가 넘치는 만석꾼이 살았다. 만석꾼은 많은 머슴들을 거느리며 떵떵거리며 살았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고을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다. 만석꾼은 나이 오십이 되면 머슴살이를 그만두게 하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고수했다. 요즈음 정년퇴직이라는 의미와 비슷했다. 갑돌이와 돌쇠도 금년 말이면 만석꾼 집에서 머슴살이를 그만 두어야 할 나이였다. 평소 두 사람은 모두 열심히 땀 흘리며 최선을 다했으나 성격차이가 뚜렷했다. 갑돌이는 매사에 긍정적인 반면, 돌쇠는 자신의 마음이 들지 않으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 일쑤였다. 만석꾼은 두 사람에게 "금 년 일 년 동안은 자신이 원하는 농지를 선택해서 책임제 농사를 지어보면 어떻겠느냐" 고 물었다. 두 사람은 만석꾼의 요구대로 조건 없이 농사를 짓기로 했다. 갑돌이는 멀리 떨어져 있어 힘은 들지만 기름진 논을 선택했고, 돌쇠는 비록 땅은 거칠고 투박해도 집에서 가깝고 농사짓기 용이한 농지를 선택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모내기를 했다. 무더위가 계속되자 벼는 무럭무럭 자랐지만 잡초가 많았다. 갑돌이는 지금까지 자신이 모셔온 주인에게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12월19일)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의원을 후보로 결정했다. 박 후보는 이제 조만간 가려질 야권 후보와 결전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먼저 차기 대통령 후보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그 자격 또한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박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아주 높은 편이다. 그래서 세계인들의 관심도 크다. 경제랭킹 세계 10위권 나라에서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 때문이다. ***지지율도 당선 보장 못해대한민국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특별한 자격은 없다.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면 된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일정한 기준을 둬 선거전 솎아지길 기대한다. 너무 많은 유명 무명 인사들이 후보로 나서기 때문이다. 지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통령의 꿈을 키워온 사람들은 적어도 나라 전체 비전을 염두에 뒀을 게다. 하지만 아직 확신을 주는 후보는 없다. 앞으로 검증과정에서 훌륭한 면모가 드러나길 바랄 뿐이다.대통령의 자격기준을 정의하긴 힘들다. 다만 내 나름의 기준을 몇 가지 들 수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