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는 초·중학교 10곳 중 4곳이 전교생 60명 이하의 작은 학교이다. 학생 수는 적지만 특색있는 교육과정으로 알찬 교육을 하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있는 학교가 늘고 있어 작은 학교 살리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은 학교 문제는 단순히 교육의 문제를 넘어서 지역 공동체의 발전과 존립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교육환경개선과 그 학교만의 강점을 살린다면 그 학교가 바로 교육의 중심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작은 학교 이야기가 있다. 다인수 학급에서 산만하고 엉뚱한 아이라고 얘기를 듣던 아이가 '산만함은 호기심'으로, '엉뚱함은 기발한 창의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인정받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이 지닌 재능의 씨앗을 가꾸어가는 재미도 알게 된다. 위축되고 상처받은 아이들이 작은 학교로 와서 서로의 다름이 빛깔로서 존중되고, 그 빛깔이 어울려 새로움을 빚어낸다. 전교생이 참여한 예술융합영어뮤지컬로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축제를 이끌어 '더불어 사는 기쁨'을 아이들 스스로 느끼며 지역과 상생하는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모내기, 감따기, 텃밭가꾸
반세기를 넘긴 51회 우륵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9월 8일 저녁 6시부터 충주생활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우리악기, 소리, 무용 등 신나는 국악한마당행사가 있었다. 충주국악연구회 윤일로 원로 예술인이 주관하는 국악행사에 조길형 시장님의 격려사로 막을 올렸다. 이날 행사는 국악연구회 회원이 전통국악의 맥을 이어가는 행사였다. 충주하면 악성 우륵선생이 탄금대에서 가야금을 탄주한 곳으로 회원들의 가야금 병창과 함께 춤으로 막을 열었다. 승월 혜광주지스님의 축사, 충주미덕학원 안건일 이사장님의 격려사와 함께 시낭송을 해 주셨고, 손병기 전 충주교육장의 축사와 일편 단심가를 낭송하였다. 필자에게는 윤일로 원로 예술인께서 오래전에 지은 한시 7언 율시로 수연 때 부른 "장수 기원가"를 낭송하였다. 집안 가득히 화목한 화기(和氣)가 돌면 이곳이 천당이라는 첫 구가 마음에 와 닿는다. (滿堂和氣 是由天) 많은 사람들은 죽어서 가는 곳이 천당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 형제와 이웃이 화목하고 화합하는 기운이 가정마다 가득하면 바로 이곳이 천당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어서 성균관유도회 최은성 회장이 상각유용가(相各有用歌)를 낭송하였다. 원로 교육자이신 엄봉
가을은 높다. 깊다. 그리고 가볍다. 높은 건 하늘이고 깊은 건 마음이다. 그리고 남은 하나. 가벼운 건 스르륵 넘어가는 책갈피.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을은 책 읽기 좋은 날이라는 것. 흔한 이야기라서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가을이면 자꾸 마음이 어딘가로 향해가는 것을. 여기가 아닌 어떤 곳으로. 나는 그곳이 바로 책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책을 사러 서점에 들르곤 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온라인 서점을 이용한다. 시대가 그렇게 변했다. 그런데 과연 시대만 변했을까? 아니다. 우리도 변했다. 가까운 곳에 서점이 있어도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물류시스템도 탁월해서 다음날이면 책이 도착한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세상이 알아서 척척 돌아간다. 마치 내가 우주의 중심이 된 듯하다. 자본주의는 이처럼 소비자인 나를 중심으로 빈틈없이 작동한다. 그런데 그게 어색하고 불편하고 미안하다. 그래서 세 번에 한 번꼴로 동네 서점에 간다. 애초에 누가 그렇게 불렀는지 모르지만, 동네 서점이라는 말이 좋다. 글로컬 시대에 로컬의 친연성을 드러내는 말 같다. 동네 서점은 몇 가지 이름으로 또 나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을 대한민국으로 호칭했다. 우리로서야 공식적인 국호를 사용했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나쁠게 없지만, 그래도 그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듣고만 있기는 불편하다. 지난달 29일 김정은이 해군절 축하연설에서 '미국,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 앉아…'라면서 사용한 호칭이 그것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을 대한민국이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을 지칭할 때 남조선이라 한다. 남한을 민족적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통일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국가간의 관계로 입장을 전환한 것일까? 원래 남북관계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민족적 관계와 국가간 관계이다. 그동안 남북은 교류협력나 회담에서 상호 남측, 북측으로 호칭해왔다. 민족적 관계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중립적 용어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개성공단으로 들고 날 때 출경, 입경이라 했고 남북간 물자교류시에는 반출, 반입이라 했다. 민족 내부간 교류라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남북간 공식문건 서명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 6·15공동선언, 10·4공동선언
증평군에 있는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는 분교가 아니라 본교와 독립돼 본교의 장이 시행하는 지도와 감독 아래 본교에서 행하는 교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담당하는 학교이다.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한 중요한 대학교다. 대학교 캠퍼스에서는 불어오는 바람마저도 싱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나무 아래 벤치는 증평의 교육환경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마다 자주 들리는 곳이다. 대학 교육 정책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그에 대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증평읍 용강리 주민들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내 머릿속이 더 분주하다. 한국교통대학교와 충북대학교가 공동으로 교육부 핵심사업인 글로컬대학 30에 지난 6월 예비 지정돼 현재 본 지정을 위해 대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무리 현란한 말로 포장을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교통대 증평캠퍼스는 그 시작이 간호학과다. 그것도 1914년대부터 지역의 보건을 이끌어 온 역사인 것이다. 이후 분리와 변경, 승격 등의 과정을 거쳐 2001년 청주시에서 증평군으로 청주과학대학 캠퍼스를 이전했다. 청주시에서 증평군으로 이전
최근 식품산업은 1인 가구 증가와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가정간편식, 밀키트는 물론 비건, 대체 단백질 식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친환경 포장재 전환 등 사회적, 경제적 흐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식품산업의 흐름은 먹거리와 연관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신기술을 의미하는 푸드테크(Food Tech)로 진화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정보기술·바이오기술·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 등 첨단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을 일컫는다. 지속가능성, 제품 및 서비스 혁신, 자원 의존성 극복 등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면서 푸드테크는 궁극적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배출 절감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또한 건강 증진을 위한 식품의 성분 개선과 기능성 향상,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소비자 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 아울러 대체 단백질 개발, 식품 보존성 향상 등으로 기존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식량 안보를 강조한다. 이러한 푸드테크는 2014년부터 회자
백로가 되었나 보다. 풀밭에 이슬이 잔뜩 맺힌 걸 보면. 어느 날은 바위틈 버섯이 까치발로 서 있다. 목백일홍에 올라앉은 이슬은 분홍여울로, 소나무에 맺힌 이슬은 초록비로 쏟아질 듯하다. 이슬떨이로 툭툭 칠 때마다 바짓단이 흠뻑 젖는다. 이슬이라고 부르면 입 속에 동그란 뭔가가 맺히는 것 같다. 날아가는 산새와 실바람소리도 묻어날 법하다. 진주이슬이라고 부르면 될 성 싶다. 누군가 밤새 둥글린 거라고 생각하면 참 예쁜 보석이다. 부끄러워서 몰래몰래 내려왔을 것이다. 누가 볼까 봐 가만가만 흩뿌렸을 텐데 뜰 가득 맺히면서 들통이 나 버렸던 것. 어떻게 그렇게 하얀 이슬인지 탐색해 본다. 우리 집 잔디밭만 봐도 온종일 파란 하늘을 이고 있었다. 어느 날은 징검다리처럼 떠가는 수제비 구름과 날아갈듯 새털이불에 초원의 양떼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우리 집은 또 언덕바지에 있으니 뾰족지붕에 걸쳐 있던 구름에서 왈칵 쏟아졌는지도 몰라. 고여 있는 물은 파랗지만 파도가 치면 하얗게 보이듯 파란 하늘도 낱낱 부서지면서 새하얀 이슬로 아롱졌다. 그 이슬 받아 하루하루 가을로 영근다. 가을도 물들이는 계절이었으니까. 풀밭에서 이슬내리기염으로 시작할 때는 모르겠더
2009년쯤으로 기억한다. 모 대학교에서 장애인복지학을 강의할 때 수어통역사의 지원을 받아 강의를 듣던 청각장애 여학생이 있었다. 학업에 대한 성취욕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역시나 졸업 후에 재활복지 특성화 대학교에 편입하여 장애인복지 관련학을 전공한 것을 SNS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그의 SNS을 보다가 그의 '청각장애인 보조견'이 차별을 받게 된 사연을 알게 되었다. 내용인즉 대형 항공사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탑승이 가능하지만 '청각장애인 보조견'은 안된다며 탑승을 거부하는 불편한 현실에 대한 사연이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법 제40조 제3항에는 '누구든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보통 사람들은 장애인 보조견 하면 '시각장애인 안내견'에만 익숙해져 있지 '청각장애인 보조견'과 같이 다른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지 싶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장
가을비가 내린다. 너무 조용히 내려서 창문을 닫으면 비가 오는지 알 수 없다. 책장에서 뽑은 시집 속에도 비가 온다. 누군가의 기억은 다른 이의 기억과 겹치며 몽상을 향한다. 시를 읽으며 시인의 시간이 다른 시간을 낳는 걸 경험한다. 그건 꺼진 장작불 속에서 찾아낸 불티처럼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몽상이다. 저 난장이 병정들은 소리도 없이 보슬비를 타고 어디서 어디서 내려오는가 시방 곱게 잠이 든 내 누이 어릴 때 걸린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못 쓰는 내 누이를 꿈결과 함께 들것에 실어 소리도 없이 아주 아늑하게 마법의 성으로 실어 가는가 ─ 김명수, 「세우 細雨」전문 (시집 월식 月蝕, 민음사 1980) 비교적 짧은 시이지만 시는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용히 내리는 보슬비를 보며 화자는 비의 밧줄을 타고 내려오는 키 작은 병정들을 연상한다. 표면상 비가 병정들을 데리고 오지만 이미지상 '비와 난장이 병정'은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곱게 잠든 누이는'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못 쓰는' 환자다. 화자는 병정들이 걷지 못하는 누이를 '마법의 성'으로 데려가는 환상에 젖는다. 그 성에 가면 마법으로 치유한 누이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기어코 내치겠단다. 육군사관학교 교내의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말이다. 국방부는 반대 여론에도 홍범도 장군 흉상을 외부로 철거하고 김좌진 장군, 지청천 장군, 이범석 장군, 이회영 선생의 흉상은 육사 내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겠다고 한다. 국방부 청사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도 철거한단다. 총리는 한술 더 떠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명칭도 바꾸겠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국군의 뿌리는 항일의병과 신흥무관학교, 독립군, 광복군으로 우리 독립투쟁의 역사와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이유로 공산주의 활동 경력을 꼽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 사실과 평가를 왜곡한 것에 불과하다.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공산당에 가입했으나 독립운동의 일환이고 자신과 함께 싸웠던 독립군들의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 함께 일본과 맞서 싸운 연합국의 일원이었다. 홍범도 장군은 해방 이전인 1943년에 순국했으며 김일성 정권 수립이나 한국전쟁과는 무관하다. 아내와 두 아들 모두 독립전쟁에서 희생됐고…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지나치는 곳, 사정리 저수지다. 대개는 수업이 있어 지나다니지만 어느 때는 머리를 식히거나 맛 집을 가는 길에 지나기도 한다. 삼형제 저수지인, 육령리, 백야리, 사정리 저수지는 모두 강태공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하지만 약간씩 사랑 받는 이유가 다르다. 육령리는 대로변에서 벗어나 있어, 조용하게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하지만 백야 저수지와 사정 저수지는 대로변과 접해 있어 사람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휴식보다는 드라이브나, 산책을 더 즐기는 듯하다. 그 중 사정 저수지는 사람들에게 제일 인기가 높은 곳이다. 지금이야 평택 제천 간 고속도로가 생겨 사정저수지를 지나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 전에는 서울을 가거나 대소에 있는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사정저수지를 반드시 거쳐야만 했다. 그러니 사정저수지는 음성 근방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곳일 수밖에 없다. 사정저수지가 사랑 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봄이면 저수지 가에 벚나무가 길게 서서 몽실몽실한 구름 같은 연분홍빛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래서 이유가 없어도 나는 부러 찾
여름 늦더위가 9월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제법 굵은 비가 내린다. 대학원 개강 후 두 번째 수업은 교수님과 저녁을 먹고 시작하기로 해서 평소보다 일찍 길을 나섰다. '논문연구'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교수님 수업은 빠짐없이 듣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다.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과 담소를 나누며 맛있는 식사를 했다. 종갓집 종손이지만 관습에 얽매지 않고 자신의 주관대로 삶을 살아온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가 숙어졌다. 자신있고 당당하게 독립적으로 산 세월이 대단해보인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수님은 '자신을 위해 살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아동심리를 전공하신 분답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셨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던 장면이 떠오른다. 지난 토요일, 도착한 현장은 입구부터 요란했다. 아직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많은 이들이 색깔별로 부스를 만들어 홍보하느라 여념 없다. 머리띠부터 별 모양 봉까지 다른 색깔을 살펴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색깔로 구분하여 각인시키고 있다. 소위 말하는 팬덤이다. 굿즈 상품을 파는 노점상도 있다. 우리 일행 네 명을 본 팬들은 먹잇감을
고향사랑기부제는 수도권 집중으로 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일본에서 처음 시도됐는데, 출향민들을 중심으로 도시민들이 지방정부에 기부금을 내면 답례품과 더불어 세액공제 혜택을 기부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기부금은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8년 도입 첫해 전체 기부금이 81억 엔이었는데 2021년 현재 8천302억엔(약 8조원)이다. 일본 기초 지자체가 총 1천724개이니 각 지역별로 평균 약 48억 엔(약 430억 원)의 추가 재원이 마련된 셈이다. 그중에는 참신한 기금사업과 답례품으로 기부금을 많이 유치한 지방정부의 경우, 고향사랑기부제로 아주 넉넉한 추가재원을 확보한 경우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인구 2만 명의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 몬베츠 시는 기후위기로 사라져 가는 유빙(流氷,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 보호 캠페인을 기금 사업으로 제시해 2021년 시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인 약 1천690억 엔(약 1천530억 원)을 모금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한 답례품으로 몬베쓰 시는 유빙이 떠다니는
환경부는 지난 6월 22일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020년에 수립해서 이행 중인 '제3차 국가 기후변화 적응 대책(2021~2025)'으로는 심화되는 기후위기 피해 예방ㆍ저감에 한계가 있어 사회 전반의 적응 기반시설(인프라)을 강화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행계획으로 보강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대책의 제목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2020년의 대책 제목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이었던 반면, 올해 6월에 발표된 대책의 제목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가 공식화되는 것을 보고 두가지가 떠올랐다. # 영화 '인터스텔라' 인류는 악화되는 기상환경과 병충해로 만성적인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 하루하루 줄어가고 있으며, 대형 황사 때문에 사방이 흙먼지 투성이다. 이러한 지구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체 지구를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하지만 애써 찾은 행성은 중력이 엄청나게 강하거나, 춥고 암모니아가 많은 대기를 갖고 있는 등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합하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행성도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바위 투성이일 뿐이다. # 다행성 종족
충북도의 남부 지역인 보은군, 옥천군, 영동군을 남부 3군이라 부른다. 그런데 청주에서 옥천을 가려면 신탄진, 대전 IC 등 대전 지역을 지나 옥천에 이르게 되고 옥천에서 다시 영동을 가게 되므로 충북의 행정 중심지인 청주에서는 상당히 멀리 있는 지역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보은군은 청주시와 인접해 있고 옥천, 영동은 보은에 인접해 있는 이웃 마을인 것이다. 먼저 옥천(沃川)이라는 지명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어떤 의미를 지닌 말들로 이루어진 지명인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아보자. 옥천이 옛날 옛적에 불리던 이름은 '골뫼'였다고 한다. 역사 기록에 의하면 본래 신라 지역으로서 신라시대의 행정명으로 '고시산군(古尸山郡)'이라 표기되었다. 신라 35대 경덕왕때 이두식으로 표기된 지명을 한자 지명으로 바꾸면서 '관성(管城)'으로 표기하였다. 고려 8대 현종때 경산부(지금의 경상북도 성주)에 속하게 하였다가 18대 명종 13년(1183년)에 아전과 백성들이 현령인 홍언(洪彦)을 잡아 가두는 사건이 발생하여 관호를 폐지하였다가 25대 충선왕 5년(1313년)에 지옥주사(知沃州事)로 승격하여 경산부 소속의 이산(利山), 안읍(安邑),
바다를 찾아도 좀체 뱃고동 소리를 듣기 어렵다. 예전처럼 큰 소리로 들려오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님 태운 배를 향해 손수건을 흔들던 순정도 빛이 바랬다. 요즘은 사랑 때문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순애보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젊은 날엔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만으로도 눈가를 적셨으련만, 이런 감수성도 무뎌진지 오래다. 이는 어린 날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어려서 외가 뒷산에서 밤새도록 울어대던 소쩍새 소리는 왜 그리 구슬픈지…. 겨우 6살짜리 소녀가 소쩍새의 구성진 울음소리를 어찌 가슴으로 들을 수 있었으랴. 하지만 필자는 유달랐나보다. 어린 시절 찾았던 외가다. 이때 막내 이모가 없으면 소쩍새 울음소리마저 슬프게 다가왔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이모는 학교만 파하면 눈깔사탕, 꽃핀 등을 한아름씩 사갖고 오곤 했다. 그런 이모가 참으로 좋았다. 하지만 이모가 학교 졸업 후 도회지로 유학을 갔다. 이 때 이미 이모로 하여금 그리움과 기다림을 일찍 체득한 셈이다. 어찌 막내 이모뿐이랴. 큰 이모, 외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을 한껏 한 몸에 받고 지냈다. 그래서인지 잠시만 곁에 외가 식구가 없으면 보채고 까닭 없이 울기 예사였단다. 오죽하면 별명이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빼앗겼던 청주읍성 탈환을 기념하는 청주읍성 큰잔치가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열린다. 1592년 4월 13일(이하 음력) 부산포 앞바다에 나타난 왜군들이 파죽지세로 북상해 6월 23일 경 청주성도 왜적에게 짓밟혔다. 방어사 이옥이 지키던 청주성은 왜장 구로다 나가마사가 이끄는 제3군에게 점령당했고, 제5군 후쿠시마 마사노리에 이어 휘하 장수 하치스카 이에마사가 청주성을 장악했다. *** 의·승·관군 연합 최초 읍성탈환 청주성 탈환전은 옥천에서 의병을 일으킨 호서지방 최초의 의병장 중봉 조헌, 임진왜란 시기 최초로 승병을 조직한 의승장 기허당 영규대사, 청주 복대리(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에서 의병 출정식을 가진 화천당 박춘무, 방어사 이옥의 관군 등이 연합하여 벌인 전투다. 조헌은 7월 4일 공주 곰나루에서 의병 1천600여 명과 함께 하늘에 빌고 깃발을 세워 분발한 후 8월 1일 청주성 전투에 나섰다. 기허당 영규대사는 충남 공주 출신으로 계룡산 갑사에서 출가했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승 수백병을 규합해 청주성 전투에 참전했다. 화천당 박춘무는 청주 출신으로 중봉 조헌 등과 함께 토정 이지함의 문인이었다. 박춘무는 청주에서 700여
이른 아침 간단하게 운동복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가경천 둘레길을 걷는다. 발에 닿는 촉감이 딱딱하다. 초록 숲이 우거진 가로수길에도 구간마다 주인이 있다. 처음 주인을 만나는 구간은 우리 집 앞에 있는 느티나무 위에서 공연하는 새들이다. 각양각색의 음색으로 노래를 하면 귀가 즐겁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머리를 까딱거리면서 종종걸음을 걷는 잿빛 비둘기를 만난다. 사람을 따르는 반려동물처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비둘기를 보니 새 가슴에도 넉넉함과 편안함이 있는 것 같다. 100m쯤 걷다 보면 두 분 할머니가 며느리 흉보는 장소이다. 이곳을 지날 때면 늘 비슷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며느리가 늦잠을 잤다는 둥 게을러빠진 며느리 때문에 아들이 고생한다는 둥 아침부터 며느리 흉보느라 바쁘다. 이렇듯 천천히 걸어가도 편안한 구간이 있고 빨리 걸어도 불편한 길이 있다. 천변을 지나 경산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여러 명이 강강술래 하며 춤추는 듯 원을 그리며 걷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맨발이다. 나는 오늘이 처음이지만 용감하게 양말과 운동화를 벗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사람들처럼 맨발로 땅을 밟았다. 첫발을 떼는데 모래알들이 발바닥을 콕콕 찌른다. 어찌나 강렬
"우와~ 사과다."아이들은 사과 따기 체험으로 웃음꽃이 피어난다. 주렁주렁 열린 사과를 따서 과즙 듬뿍 신선한 맛도 느껴본다. 학부모농원에서 꼬마 농부가 되어 땀도 흘려보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이 작은 학교에는 해마다 아이들이 늘고 있다. 도시의 치열한 교육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며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을 통한, 경쟁보다 마을 공동체 안에서 높은 교육의 질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이곳으로 아이들은 보내고 있다. 이 학교는 충주에서 외진 곳으로 학생 수가 줄어 통합위기에 있었는데 특색있는 교육과정과 통학버스 지원으로 학생 수가 늘어 현재 27명 6학급으로 편성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사랑은 주어도 생각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몸으로 겪으며 말하고 생각하는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이다. 여기서는 모두가 가족이고 형제자매이다. 쉬는 시간이면 전교생이 함께 운동장에서 축구, 피구, 줄넘기를 함께하며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자라난다. 학교 숲 교실에서 독서와 토론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즐거운 수업을 한다. 무료로 운영되는 방과후 수업으로 1인 1악기 연주, 영어, 창의수학, 난타, 드론 등의 강좌로 공교육 안에서 수요자 중
# 커피로 세계사를 읽다 슬픔과 두려움을 잊게 해주는 묘약, 고대 그리스에서 커피를 부르던 이름이다. 5세기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커피는 예멘을 거쳐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아랍국가로 퍼진다. 그리고 오스만제국 시절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로, 이탈리아 상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된다. 커피의 확산 경로가 곧 인류 문명사이자 무역사다. 1475년 세계 최초의 커피하우스 '키바한'이 이스탄불에서 문을 열었다. 곧 메카, 카이로, 다마스쿠스로 퍼져갔다. 1686년에는 파리 세느강변에 '르 프로코프'가 문을 연다. 잘츠부르크에는 모차르트가 사랑한 '까페 토마셀리'가, 베네치아에는 카사노바의 단골집 '카페 플로리안'이 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영국 과학자들의 모임인 '왕립학회'도, 대형 보험사 '로이드'도 커피하우스에서 출발했다. 카페는 우정과 토론과 영감의 장이었고, 문화 부흥과 혁명을 이끌었다. # 커피가 도시를 구성한다 얼마 전 방콕에 다녀왔다. 올드 타운인 딸랏노이에는 1700년대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빼곡해 그 자체로 건축 박람회장이었고, 열대과일과 위스키와 우유를 조합한 커피 별천지였다. 1일 3카페를 목표로 오래된 골목을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까. 얼마 전 이 손에 들어왔다. 다문화 정책학교에 근무하게 된 나는 난생처음 러시아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런데 마침 러시아 시집이 내게 날아든 것이다. 우리 반에 러시아 아이들 비중은 20퍼센트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문화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되었다. 그러나 돌아보니 내 삶 곳곳에 러시아 작품들이 있었음을 발견하고 놀란다. 고교 시절, 내 책상 위엔 푸쉬킨의 「삶」이라는 시가 넓적한 나무 판에 불로 새겨져 걸려있었다. 오빠가 수학여행을 다녀오며 사 온 것이었다. 푸쉬킨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외우고 또 외웠던 그 시는 아직도 내가 외는 몇 편 안 되는 시 중에 하나다. 어디 그뿐이랴. 그 시절 나는 오빠 방에 꽂혀 있던 『부활』, 『닥터 지바고』를 읽으며, 눈 덮인 러시아 자작나무 숲을 상상하곤 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마당에 자작나무를 열 그루를 심었다. 기온이 안 맞아서인지 관리를 못 해서인지 비록 나무는 고사하고 말았지만 자작나무 하면 왠지 편안함이 밀려든다. 최근에는 윤제균 감독의 영화 을 보며 스크린 속의 새하얀 자작나무 숲을 다시 본다. 하얀 눈 위에 안중근을 비롯한 독립군들이
1776년 아담 스미스(A. Smith)는 경제의 목적이 국민들에게 편의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생산된 재화의 축적이 국부의 원천이라고 생각하여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생산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생산에서의 애로는 대부분 해소되고 수요가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급기야 1930년대에 이르러 공급과잉으로 인한 세계 대공황이 발생하였고, 케인즈(J.M.Keynes)는 유효수요의 증대가 불황의 탈출구라고 주장하면서 수요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즉,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고, 소비가 경제를 주도하는 경제에 들어선 것이다. 클라크(J.B. Clark)는 산업구조를 1차, 2차, 3차 산업으로 분류하고,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산업구조는 3차산업으로 고도화된다고 설명하였다. 3차 산업은 주로 용역(service)을 거래하는 서비스산업이 주축을 이루며, 서비스산업은 무형의 용역을 생산하여 부가가치를 증진시키는 산업을 의미한다. 한편 충북의 산업구조는 2021년 중 GRDP 70.1조원 중 제조업 48.8%, 서비스업 41.1%로, 전국 평균 제조업 27.9%,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남도(南道)를 방문할 목적으로, 청주상주고속도로를 한 시간 정도 달린 뒤 낙동분기점에서 창원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꺾어들어 내처 두 시간 이상을 달리자, 엉덩이가 배기고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더군요. 다음 휴게소에 닿자면 한참을 더 달려야 했으므로 졸음과 지루함을 쫓으려 라디오를 틀었는데 그 시각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다는 한 개그맨이 한창 넉살을 떨고 있었습니다. "때워요, 때워. 냄비, 숟가락 때웁니다. 밥솥, 때웁니다. 다 때워요. 양은 냄비, 때웁니다. 하지만 못 때우는 게 있어요. 술 먹고 늦게 들어와 마누라가 던진 주걱에 맞아 깨진 앞니는 못 때웁니다. 술 취해 전봇대를 들이박아 깨진 이마는 못 때웁니다. 그 외는 다 때웁니다. 때워요, 때워. 옆집 아줌마끼리 싸워 떨어진 정은 일 분 만에 때웁니다. 양은 냄비, 때웁니다. 칫솔 부러진 것도 때웁니다. 이것도 때우고, 저것도 때우고, 뭐든지 다 때웁니다." 앞부분을 듣지 않아 어떤 연유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이 나라의 방방곡곡에 가난이 깡통처럼 널렸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마을의 골목골목과 고샅고샅을 샅샅이 누비며 고장 난 생활필수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자 시트러스 향이 풍기는 한 젊은이가 목례를 했다. 아파트입주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가 잘 모르는 사이인데도 반듯하게 인사하는 그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가 짧은 시간에 보인 행동에 '예'란 상대방을 위함인 줄 알았는데 본인의 위상도 한결 돋보이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15년 전쯤 큰 시누이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일이다. 미수가 얼마 남지 않았던 시누이는 D 여고 출신으로 신교육을 받은 여성이다. 아래 사람인 내게 말을 내려 하지 않았고 우리 가족에게도 시어른으로서 사랑을 주셨다. 큰아들은 외무고시에 합격했고, 고르고 고른 E대를 나온 며느리를 보았다. 그런데 '잘난 자식은 나라의 자식'이라고 외국을 드나드는 아들이, 가끔 세계여행을 시켜 드렸으나 형편이 여의치 못한 둘째 아들과 사는 시누이의 방에는 온기가 없었다. 그러다 임종을 맞으신 거다. 큰아들은 이탈리아에서 근무하고 있어 일정을 조정하고 비행시간을 맞추느라 장례는 5일 장으로 늦어졌고, 빈소는 넓고 최신식인 장례식장에 모셔졌다. 로비에는 외무부 장관의 근조화환이 앞줄을 장식하고 유명 인사들이 줄을 이어 조문을 왔다. 생전에 봉사 정신이 투철했던…
우리 정부가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에 3억 달러(약 4천억 원)를 공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은 커피애호가들을 자못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우리나라는 GCF에 이미 3억 달러를 출연한 바 있으므로 추가 공여가 된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세계 최대 기후기금인 GCF의 본부를 2013년 인천 송도에 유치한 국가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도 먹고 살기 빠듯한데 밖으로 돈을 퍼 주냐'라는 볼멘소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감수하고 지구촌의 환경문제에 고통을 분담하겠다며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자연에 빚지고 있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커피 한 잔'(120㎖)을 생산하기 위해 커피 생산과정에서 소모되는 물이 '10분간 샤워할 수 있는 양'인 140ℓ에 달한다. 커피 생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을 측정하여 물 고갈 문제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을 사용하고 있는데, 커피 한 잔의 평균 물발자국이 140ℓ가 되는 것이다.
[충북일보]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체 16.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2 학생들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 현황과 변화 추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중3과 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이번 평가에는 충북을 포함한 전국 중3·고2 전체 80만2천712명 중 3.1%인 2만4천706명(476교)의 중·고교생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는 국가 교육과정 상의 성취기준(배우는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따라 국어, 수학, 영어 교과별 학업 성취 수준을 4수준(우수 학력), 3수준(보통 학력), 2수준(기초 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진단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중3의 기초미달 비율은 국어(9.1%), 수학(13.0%), 영어(6.0%)에서 모두 하락했다. 국어는 2.2%p,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 오송과 오창, 진천, 음성, 충주를 연결하는 서부축 고속화도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들 지역을 직접 잇는 도로망을 구축해 바이오, 방사광가속기, 배터리, 수소연료 등 도내 핵심 산업을 연계 발전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도는 최적의 노선을 찾아 경제성 분석과 논리 개발 등을 통해 이 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시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충북 서부축 고속화도로 타당성 검토 및 논리 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산학협력단이 학술 용역을, 외부 전문기관이 기술 용역을 각각 맡아 진행한다.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2개월이며 내년 6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도가 이 도로 건설에 나선 것은 충북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서다. 이 때문에 물적·인적 교류와 전략 산업의 연계 육성 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교통 정체 해소와 간선 기능 확보가 필요한 것도 이유다. 서북부 지역은 대규모 개발로 교통 수요와 광역 이동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는 오송생명과학단지, 오창일반산업단지, 충북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이 들어섰다. K-바이오 스퀘어와 국가산업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