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 최종진 전 충주문인협회장 빗장 지른 강 서슬 퍼런 냉기가 자욱하다 마실 나온 햇살처럼 닫힌 문 두드리며 까치발 해보지만 기척이 없다 두터워진 세월의 겹을 넘어서려던 마음의 돌팔매가 제풀에 지쳐 맴돌고 떠났던 자리 다시 돌아와 서면 눈물겹다 허물어지지 않는 얼굴처럼 강 언저리를 지키는 바위 곁에 서 본다 익숙하게 제 무게로 자리하기까지 바위는 무수한 빛과 어두움을 안으로만 삭혔으리라 보이지 않는 것들의 분주함이 심장의 울림처럼 길고 묵묵한 자취를 그렇게 남기고 있다
내 고향 상솔안이 . 9 *-절골 서낭당-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수백 년 세월 꿰여온 당나무 숲 느티그늘 딱따구리 이삭 줍는 용두산 구렁동네 왼 새끼줄 포승매듯 둥치에 겹두르고 남의 사연 뒤척이다 문드러진 검은 속을 껍질만 남은 등걸로 풀어내는 긴 사설 홀 부엉이 소리 무아를 헤쳐 목쉬는 긴 밤 들쭉 문 틈새 불빛 새는 서낭당 가늘게 이어진 바람결에 두 손끝 치성이 하늘로 난다 *절골서낭당 : 제천시 송학면 송한2리 용두산 아래 느티나무 숲에 서낭당이 있음.
그리움 속에 피는 눈꽃 미송 송미숙 매서운 바람이 불고 눈꽃이 휘날리는 날 눈꽃으로 뿌려진 눈부시게 반짝이는 보석 같은 길을 걸어본다 그대가 특별한 날 선물해 준 운전용 기모 장갑과 스카프를 두르고 순백의 눈길을 걸어본다 가방에 시집 한 권 향수 대신 따스한 커피 보온병에 담아 메고 네게로 향해 본다 마음보다 발길이 더 분주한 이 시간 봄을 만나기 전 확실한 하얀 눈으로 발 도장을 찍는 이 순간 강렬한 햇볕으로 하얀 보석은 어느 순간 물이 되어 흐른다 가끔은 산길도 물길도 걷는 게 인생이기에 긴 겨울의 차가운 눈길도 걸어야 따뜻한 봄 꽃길을 우린 걸어갈 수 있다.
문학박사 정진헌 건국대 교수 문학박사, 시린 비바람을 견디며 칠십 평생 흙의 가슴으로 우신 부모님이 준 학위일 것이다. 아버지의 검고 주름진 얼굴은 나의 무지를 일깨우며 자라게 했고, 어머니의 굽은 허리는 나를 배움의 터전에 뿌리내리게 했다. 아버지의 등에 흐르던 울음 자국은 나를 시인으로 만들었고, 어머니의 눈물 섞인 새벽기도 소리는 나를 험난한 세상에 물들지 않게 했다. 시를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의 아픈 매듭을 풀며 살아가라고 그렇게 부모님은 나의 길에 등나무가 되어 그늘을 내려주셨다.
無 心 川 大所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짧은 치마 짙은 향기 코로나로 꿈틀대면 날 쌘 피라미 떼 갈대숲 탈춤을 추고 대교 밑 비릿한 내음 기~인 긴 밤을 삭힌다. 지난여름 돌고 돌아 말도 많고 탓도 많아 하루하루 접어 둔 날 가슴 깊이 묻어두면 혼 백 그도 절반은 썩어 심장 속속 멍들었다. 도사님 그림자 밟아 거꾸로 사는 행복 공단 굴뚝 검은 연기 전설로 묻어 두면 황사黃砂 물결 쓸고 간 자리 요리 조리 씻어 준다.
눈 흙내 김흥래 전 제천문인협회장 누구 말 못할 이의 가슴 저민 사연이기에 소리 없이 모습만 보이는지 하고 많은 색일랑 어디 두고 굳이 하얗게 내리나니 너는 정녕 한 많은 처녀의 소복 부끄러운 대지 애써 감추려는 듯 두께로 층이 진 눈 위를 거닐면 내 귀에는 눈 밟는 소리가 뽀드득 뽀드득 내 눈에는 그리운 얼굴이 아롱아롱
당신, 거기 가만히 있어 줄래요. 성낙수 청주시문학협회 당신, 거기 가만히 있어 줄래요. 수백 년 고된 세월 참아 이겨 남긴 위대한 불멸의 이름자인 직지여, 흥덕사 직지여, 청주 흥덕사 직지여. 고운 노래 위해 속을 채우지 않는 대나무처럼 곧은 성품으로 한 올 한 올 풍경 소리 엮어 탄생한 직지여, 불멸의 사랑이여, 영원한 임이여. 화롯가에 둘러 앉아 나누던 정겨운 이야기로 당신, 거기 가만히 있어 줄래요. 제가 다가가서 감히 당신의 탄생을 위해 다 바쳐 고생한 스님들의 소중한 이름자 큰소리로 찾아 드릴게요. 눈썹 짙은 경한 스님, 눈매 고운 묘덕 스님, 눈빛 매서운 석찬 스님, 잔잔한 미소의 달잠 스님 이제 떠나지 마셔요. 오늘, 내일, 모레 쉼 없이 정이 물린 목소리로 불러 드릴게요. 오랜 시간 한숨 없는 애환과 고민 섞인 흥덕사 안 터 정원과 뒤란에 풀꽃으로 남아 있도록 당신 거기 가만히 있어 줄래요. 위대한 불멸의 이름자인 직지여, 흥덕사 직지여, 청주 흥덕사 직지여.
어쩐지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얘, 걸레 걸레 하는 너 언제 한 번 남을 위해 일회용 휴지 노릇이라도 해 봤니? 아 ~~ 니 내가 왜?,,
거미의 집 강정화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그대 당차고 신통한 마력에 한때 내 마음 빼앗긴 적 있었지 기골이나 몸집이나 생김새가 아닌 허공에 곡예 하듯 거꾸로 매달려 검은 피 찍어내어 줄 없이 줄치고 지주 대 세우고 서까래 걸치며 햇살의 도움도 마다하고 혼자서 허허공중 넘나들던 담력 하나로 아흔 아홉 칸 궁궐 보란 듯 지었네 험난하고 고된 노역이 안쓰러워 신기하여 문 앞에 얼찐거린 세월 새벽마다 영락없이 찾아 온 이슬이랑 창틀마다 은초롱 걸어 놓고 신선처럼 사방 드나드는 바람 껴안고 노닐며 흔들리지 않던 호걸다움에 반한 한때 돌아서다 신묘한 재능 전수받을까 미적인 그 마음 사랑인줄 모르던 눈먼 시절이 설렘으로 허공에 그네타기였었네
천국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삼한사온이 있어 겨울은 견딜만 했다 언제부터인지 *삼한사미로 변신해 무척 힘들다 코로나19에 미세먼지까지 덮쳐 삶이 매우 신산하다 이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고 마스크 안 쓰고 하늘을 훨훨 나는 새가 부럽다 선택이 자유가 아닌 강요된 세상이 되었다 자유롭게 만나 떠들고 웃던 그때가 행복이었고 즐겁게 노래하고 여행하던 그때가 천국이었다 *삼한사미(三寒四微):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는 의미
[충북일보] 청주의 한 불법 도축 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다 구출된 개들이 미국의 각 가정으로 입양된다. 청주시와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Humane World for Animals)는 구조 후 관리 중이던 개들을 8일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입양 보냈다. 이날 51마리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6개월령 이하로 아직 너무 어려 해외 입양이 불가한 강아지와 어미 개 등 17마리는 4~5개월 가량 더 보호한 후 연말께 주인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이 개들은 지난 2월 구출됐다. 당시 한 동물보호단체가 청주지역의 한 농장에서 불법 도축의심 정황을 포착하면서 구조가 이뤄졌다. 이날 출동에 동참한 청주시 축산과 동물보호팀이 본 당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발견 당시 이 농장에는 68마리의 진도 믹스 견들이 도축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발견자들의 설명이다. 농장에서는 어린 강아지부터 임신한 개와 성견, 노견 등이 확인됐다. 좁은 우리에 60마리가 넘는 개들이 칸칸이 갇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중에는 이 우리에서 태어나 한 번도 땅을 밟아보지 못한 강아지도 있었다. 농장 개들은 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충북도가 민선 8기 들어 도정 역량을 집중하며 공을 들이는 일부 핵심 현안 사업의 추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각 정당의 충북 지역 대선 공약으로 반영됐거나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8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건설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에 담거나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청주국제공항 확장,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구축'이란 비전으로 제시한 공약에 CTX를 적기 착공하겠다고 명시했다. 지난 1일 충북도청을 방문한 김 후보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당시 그는 "대전과 충남, 세종, 충북 4개 광역시·도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나눠져 있다"며 "통합 행정구역으로 발전하고 경제구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 철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 차량 개발과 신호 체계 등이 다 돼 있기 때문에 이제 철로만 깔면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충청권 광역급행철도는 오는 2034년 개통을 목표로 대전 반석∼세종청사∼오송∼조치원∼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60.8㎞)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