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면 사람아 나순옥 충북시인협회 매화향 묻어온 바람 한줌 꾹꾹 짜내면 맑은 찻물 똑똑 찻잔에 고이겠다 사람아 찻상머리에 무심히 앉아보렴
빨래터 덕향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물안개 피어나고 군무하는 버들가지 시린 손 호호 불며 훔쳐보던 섬섬옥수 잎 떨군 나뭇가지에 방망이소리 들리네 개구리 울음 끝에 노고지리 높이 날고 이슬비 젖은 밤에 옷고름 풀어놓던 추억이 노닐던 자리 다시 볼 수 있을까
매화 꽃잎 김민정 여백회장 꽃잎이 홀홀 날아 봄을 전한다 매화 꽃잎 내려앉은 곳마다 새 빛 새 향기 새 모양으로 새 생명을 만들어 낸다 꽃잎이 말을 전한다 눈을 떠라 빛을 받아라 부지런해라 내 마음 안에도 꽃잎 하나 허락 없이 떨어진다.
시상詩想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햇볕 드는 창가 한참을 멍 때리다 문득 발치로 떨어진 시 귀 하나 바라보던 눈 위로 스르르 굴러가던 설익은 시어 하나 또르르 떨어지던 고드름 눈물에서 또 하나의 글귀를 잡는다. 어디라고, 언제라고, 그저 바라보던 창밖 시디신 하얀 눈밭 난 이미 글속에 박힌 시에 묻혀 있었다.
산, 숲에 들면 박영택 전북시인협회 부회장 생각이 산에 올라 몸 부려 놓는다 앞서 간 사람들도 여기에서 발을 멈췄을까 알맞게 섞인 잎갈이나무와 늘푸른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향기로 덮혀 숲 속엔 정적만이 일렬로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선다. 숲 속의 만상은 푸르고 깊기만 하다 탐욕의 찌꺼기가 빠져 나간 그위를 산새가 난다 맘껏 자란 잡풀들을 바람이 마음대로 치고 다니니 솔가지에 매달렸던 햇살이 우수수 떨어지고 바람은 빈 산으로 들어가 오지 않는다. 산도 그만 문을 닫을 것일까 잎 지는 소리에 놀라 새들은 몇 번씩 꿈을 바꾸고 떡갈나무 잎새로 들어간 별들도 어둠을 씻고 나온다.
부부 김미옥 충북시인협회 벽에 못을 박는다 망치로 못의 정수리를 후려칠 때마다 밤의 골이 깊어간다 못의 날카로운 부분이 힘을 받아 깊숙이 들어간다 못의 본분은 찌르는 일 벽과 못이 못과 벽이 서로의 본분을 읽어내는 깊숙한 밤 서로 섞이기 위해 견제하는 아픔을 갖는다 벽 속에 박혀 빠져나올 수 없는 못은 결국 벽에게 몸을 맡긴 채 잠이 들고 서투른 못의 길 찾기에 몸을 내준 벽은 깊은 상처를 잊으려 못을 품는다 벽과 못은 서로를 품었으니 녹 슬 일 없이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집주인의 샤워 소리도 듣는다 그렇게 세상은 섞이는 거라고
나무의 눈 김은숙 전북시인협회 수석부회장 옹이는 나무의 상처 옹이는 나무의 눈 바람이 불면 그 눈으로 상대방의 외로움을 쉽게 들여다본다 서로의 옹이를 만져보고 쓸어보고 같이 눈물 흘리다가 기댈 기둥 하나 마주하는 것이다 옹이는 내가 들어가 숨을 구멍이며 세상과 소통하는 귀다 그리고 세상의 말을 듣는 가슴이다 흰 열무 꽃 같은 나비 떼 채송화 재잘거리는 여름날의 소나기 솔숲에 깃들던 백로 떼의 하얀 저녁 억새풀 빗질하는 푸르른 가을 하늘 소복소복 흰 눈 쌓인 먼 들판의 겨울노래도 옹이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옹이는 초라한 나의 시다.
마중 덕향 김병철 충북시인협회 아침에 언제 떠났을까 어떻게 올까 혼자서 올까 어디쯤에 왔을까 어디에서 만날까 시간을 지킬까 무엇을 입고 나가나 무슨 말을 할까 언제쯤 나갈까 얼마나 변했을까 무엇을 할까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인생길 거울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
행복 미송 송미숙 한무리창조문인협회 충청지회장 낮추고 살자 행복을 그리려면 낮추는거야 욕심을 크게 가지니까 몸이 아픈거야 이제는 적당히 놓고 살자 느끼며 살자 해맑은 얼굴 보면 그것이 행복이더라 수없이 부딪치며 만나는 사람냄새 그것이 행복이더라 따뜻한 말씨 들리면 그것이 행복이더라 새로운 인연도 오래도록 숙성된 와인같아 새로운 친구도 고향처럼 푸근한 우정같아 모두가 행복이더라 낮추고 살더라도 가끔 뒤돌아 보면 차곡 차곡 쌓인 행복 주위가 모두 행복하더라
우수에 붙임 김종례 충북시인협회 가슴마다 작란의 불씨를 피워내려는지 흙속에 묻혔던 꽃씨의 혼이 깨어나는지 이파리 훨훨 털어버린 투명한 가지마다 생명의 몸짓 꿈틀거리며 흔들린다 역병을 견디며 인내해 온 한해의 옹이들 예까지 오느라 덧나버린 환부의 통증까지 말끔히 씻어 내리는 봄비 좀 봐! 휘나레로 다녀간 눈꽃은 샛강물이 되고 산봉우리 잔설이 비릿한 물살로 흐르던 입춘이 다녀 간지도 벌써 보름 겨울 수묵화에 걸려있던 바람 한줄기 매듭의 앙금을 풀어내느라 일렁대며 경칩을 향해 살풀이 한마당 풀어내면 나도 허공을 떠도는 유성처럼 자유의 대서사시 저 바람처럼 도화의 혼불을 만나러 간다.
[충북일보] 청주의 한 불법 도축 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다 구출된 개들이 미국의 각 가정으로 입양된다. 청주시와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Humane World for Animals)는 구조 후 관리 중이던 개들을 8일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입양 보냈다. 이날 51마리가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6개월령 이하로 아직 너무 어려 해외 입양이 불가한 강아지와 어미 개 등 17마리는 4~5개월 가량 더 보호한 후 연말께 주인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이 개들은 지난 2월 구출됐다. 당시 한 동물보호단체가 청주지역의 한 농장에서 불법 도축의심 정황을 포착하면서 구조가 이뤄졌다. 이날 출동에 동참한 청주시 축산과 동물보호팀이 본 당시의 상황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발견 당시 이 농장에는 68마리의 진도 믹스 견들이 도축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발견자들의 설명이다. 농장에서는 어린 강아지부터 임신한 개와 성견, 노견 등이 확인됐다. 좁은 우리에 60마리가 넘는 개들이 칸칸이 갇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 중에는 이 우리에서 태어나 한 번도 땅을 밟아보지 못한 강아지도 있었다. 농장 개들은 제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충북도가 민선 8기 들어 도정 역량을 집중하며 공을 들이는 일부 핵심 현안 사업의 추진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각 정당의 충북 지역 대선 공약으로 반영됐거나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지원을 약속하면서다. 8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건설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약에 담거나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청주국제공항 확장, 사통팔달 광역교통망 구축'이란 비전으로 제시한 공약에 CTX를 적기 착공하겠다고 명시했다. 지난 1일 충북도청을 방문한 김 후보는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당시 그는 "대전과 충남, 세종, 충북 4개 광역시·도가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나눠져 있다"며 "통합 행정구역으로 발전하고 경제구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 철도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도 차량 개발과 신호 체계 등이 다 돼 있기 때문에 이제 철로만 깔면 신속하게 건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충청권 광역급행철도는 오는 2034년 개통을 목표로 대전 반석∼세종청사∼오송∼조치원∼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60.8㎞)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