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흐림충주 25.2℃
  • 흐림서산 23.4℃
  • 청주 24.5℃
  • 대전 24.5℃
  • 흐림추풍령 25.6℃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홍성(예) 24.7℃
  • 흐림제주 29.7℃
  • 흐림고산 22.9℃
  • 흐림강화 22.9℃
  • 흐림제천 23.8℃
  • 흐림보은 24.4℃
  • 흐림천안 24.4℃
  • 흐림보령 24.3℃
  • 흐림부여 24.7℃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9.05.14 20:43: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용남

충북도영동교육청 교육장

지난 11일, 영동에서 가장 작은 학교에서는 통곡의 영결식이 두 차례나 거행되었다.

한번은 물놀이를 하던 중 익사한 12살 여학생의 영결식이고 또 하나는 그 제자를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선생님의 영결식이었다.

학생수 30명 정도인 작은 학교 운동장으로 같은 학교 선생님 품에 안겨 찾아온 고 선생님의 영정을 보자, 늘어선 모든 사람들이 고개 숙여 흐느껴 우느라 5월 하늘도 슬픔에 젖어들었다. 어저께까지만 해도 아이들과 어울려 뛰고 소리 지르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은 어디가고 동료 선생님의 품에 안겨 운동장을 마지막으로 밟고 있으니 하늘도 땅도 모두가 오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자가 읽어 내려가는 목 메인 조사를 들으며, 애타게 선생님을 부르며 고사리 손으로 눈물 젖은 꽃송이를 바치는 아이들의 힘없는 어깨를 보며 어른들은 소리도 못 내고 흐느껴 울어야 했다. 졸지에 사랑하는 선생님과 사랑스런 친구를 잃은 학생들과 학부모, 교육관계자들 모두 눈물바다를 이루며 고 선생님과 제자를 보냈다.

하늘나라로 간 고 선생님은 불우한 가정 형편으로 어렵게 살아온 터라 산골의 조그만 학교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 형편에 돌봐줄 사람도 변변하게 없는 것을 알고 안쓰러워하였다. 그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밝게 자라도록 이끌어주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교사였다. 선생님의 지극한 사랑에 아이들도 밝은 모습으로 스스럼없이 어울려 삼촌처럼, 아빠처럼 따랐다고 한다. 이런 제자 사랑이 자기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물속으로 뛰어 들게 한 것이다.

제자 사랑이 뭐길래! 도대체 제자 사랑은 어디까지인가? 앞뒤 가릴 새도 없이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 들어 나오지 못하고 먼 땅으로 가고 만 것인가? 내 몸 아까운 줄 알고, 내 부모 가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알았다면 그 물속으로 뛰어 들었을까? 제자에 대한 무조건 사랑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자식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 까지 활동하는 시간을 보면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모랑 있는 시간보다 더 긴 셈이다. 그 긴 시간을 함께 하는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 여기기 때문에 내 몸 바쳐 구하고자 한 것이다.

자식이 아무리 효도 한다하여도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 따를 수 없고 제자가 아무리 스승을 모신다 해도 그 스승이 제자 사랑하는 마음 따를 수 없다고 한다. 스승이 제자 사랑하는 마음의 깊이는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의 깊이와 같은 것이다.

내일 모레면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을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라 더욱 가슴이 저민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정해지면서 그 날만 어린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버이를 고맙게 생각하고, 스승을 고맙게 생각하는 날이 되어 버렸다. 항상 생각해야 하는 것들인데 무슨 날이 정해지면서 본래의 뜻은 어디로 가고 변질된 일회용 행사로 끝나 버리고 마는 꼴이다.

우리는 하늘로 간 고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교직에 대한 긍지를 갖고 아이들 교육에 전념하여 남기고 간 제자 사랑의 큰 뜻을 높이 받들 것을 약속하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깝고 아까운 선생님과 우리 아이, 좋은 곳에서 못 다한 제자 사랑, 스승 사랑 나누면서 영생하길 기원해본다.

작은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 학교운영위원장, 어머니회장님도 함께 많이 울었다. 군수님도 경찰서장님도, 그리고 119 구조대 아저씨들도 많이 슬퍼했다.

현장에 달려 온 이기용교육감님과 관계자들도 애통함과 함께 한없이 울었다. 도대체 스승의 제자사랑이 뭐길래…

며칠이 지나면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선생님의 자리에 놓여진 작은 하얀 장미도 시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선생님이 오셔서 먼저 가신 그 분처럼 아이들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할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