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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12 20:45:03
  • 최종수정2023.04.12 20:45:03
[충북일보]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1천 원의 아침밥'이 이슈다. 일부 대학에서 시작된 복지사업이 정치권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여야가 청년층 표심 끌어안기 경쟁에 나설 정도다. 국민의힘은 청년정책기구를 신설해 정책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사업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런 반응에 대해 청년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교육용 예산이 식비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천 원의 아침밥은 2012년 순천향대에서 시작됐다. 아침을 1천 원에 제공한 게 시초다. 그 후 전국의 여러 대학들이 따라 했다. 2015년부터 서울대와 전남대가 1천 원짜리 아침밥을 제공했다. 1년 뒤인 2016년엔 부산대가 동참했다. 물론 당시에는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 아침밥 단가를 2천 원 정도로 낮추고 대학이 절반을 부담하는 식이었다. 지금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41개 대학에서 시행 중이다. 올해는 예산이 확대돼 전국적으로 66개 대학에서 진행예정이다. 내년이면 참여 대학이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에서는 현재 중원대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추가 모집에서 청주대와 충북대가 공모 사업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대의 경우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1천 원의 아침밥'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응은 예상보다 아주 좋다. 지난 11일엔 청주대 중문 일원에서 진행된 '1천 원의 아침밥' 행사에서 학교 측이 마련한 김밥과 음료 200인분이 30여 분만에 동났다.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만족감을 표했다. 1천 원의 아침밥 정책의 취지는 나쁠 리가 없다. 포퓰리즘 성격이 짙긴 하지만 예산도 얼마 들지 않는다. 가성비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정치권의 정책 선택과 추진 과정이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여야 모습은 아주 일반적이다. 그런데 1천 원의 아침밥 사업엔 적극적인 공조를 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모처럼 경쟁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의 표심을 손쉽고 직관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그러다 보니 정작 청년 세대의 미래를 위한 정책들이 뒤로 밀리고 있다. 어렵고 인기도 없는 교육개혁과 연금개혁이 대표적이다. 정치인들이 청년들에게 진짜 관심이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고민 없는 포퓰리즘 정책은 부작용만 양산하기 쉽다. 청년 세대의 마음도 잡기 어렵다. 여야 모두 청년층의 뚜렷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안정 대책 등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년층은 정치개혁과 연금개혁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된 게 없다. 기득권 개혁 부분에서 보여준 게 없다. 여야는 지난달 30일 선거제 개편을 위해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선거제 개혁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전원위 논의 안건으로 합의한 3가지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여야는 내년 총선까지 청년을 위한 정책을 앞 다퉈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 1천 원의 아침밥도 포함된다. 하지만 기득권 혁신 없이 청년을 위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임시방편이거나 공염불에 그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정치권 개혁에 대한 국민 불신은 아주 크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청년층을 생각한다면 달라져야 한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선거제 개혁을 통한 청년층 정계 입문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 연금개혁을 통한 청년층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 대학엔 1천 원 아침밥 지원조차 언감생심일 수 있다. 사업이 확대되면 지방대학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또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지난해 국가 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넘었다. 재정이 무너지고 나라 경제가 흔들리면 대학생 아침밥이 문제가 아니다. 여야 모두 나라 살림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든 게 변하고 있다. 무조건 돈 풀고, 뿌리고, 퍼주는 경쟁의 끝은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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