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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4.11 21:02:36
  • 최종수정2023.04.11 21:02:36
[충북일보] 청주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금석문(金石文) 발굴·연구가 활발하다. 청주시는 2019년부터 매년 각 4개구별 금석문 조사를 시작했다. 지역의 옛 모습을 밝히기 위해서다. 청주지역만이 가진 특성과 역사를 발굴해 낼 것으로 보인다.

금석문은 돌이나 금속 따위에 새겨진 글·기록을 뜻한다. 글씨와 그림을 총칭한다. 크게 나누어 금문(金文)과 석문(石文)으로 분류한다. 넓은 의미로는 갑골문(甲骨文), 와전명(瓦塼銘), 토기나 도자기 명문, 금은(金銀)에 새긴 글, 목간(木簡) 등도 금석문에 포함한다. 금석문은 대체로 당대 사람들이 만든 1차 사료다. 그들의 생활이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이유는 여기 있다. 특히 문헌 사료가 부족한 고려 이전의 금석문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국내 금문의 종류로는 다양하다. 칼(刀劍)에 새긴 글자, 범종명(梵鐘銘), 동경(銅鏡) 등이 대표적이다. 여러 종류의 불기(佛器)에 새긴 글자도 있다. 조상(造像), 동인(銅印), 금속판(金屬板) 등도 손꼽힌다. 석문은 비문(碑文)이나 지석(誌石) 중심이다. 내용에 따라 사적비(事蹟碑), 순수비(巡狩碑), 국경비(國境碑), 신도비(神道碑), 사찰비(寺刹碑), 탑비(塔碑), 석당비(石幢碑), 갈(碣), 지석(誌石) 등으로 나눈다. 석각(石刻), 석탑, 불상, 석등, 석주에 새긴 명문 등도 중요한 석문이다. 요컨대 금석문은 역사, 예술, 문학 등 각 방면에서 중요한 기본 자료가 된다. 특히 시대가 올라갈수록 중요성이 커진다. 문헌 자료의 공백 때문이다.

지역의 금석문 연구는 지역의 역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지역사 연구의 기초 자료를 만들어 낸다. 과거의 생활 모습, 관례, 인물 가계도, 지역의 유명 인물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석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문화재 지정이 안 된 일반 비석물의 경우 훼손·방치되기 일쑤다. 그럼 점에서 청주시의 노력은 고맙고 아름답다. 금석문은 금석학의 자료다. 금석학은 여러 학문 분야가 서로 연결돼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학, 언어학, 종교학, 인류학, 민속학, 자연과학 등과 연계해야 한다.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금석문은 '신광윤묘비(申光潤墓碑)'다. 1609년 상당구 낭성면 관정2리에 세워졌다. 상당구 남문로2가 중앙공원은 '비림(碑林)'으로 불린다. '청주 척화비(淸州 斥和碑)'(충북도 기념물 제23호) '청주 조헌 전장기적비(淸州 趙憲 戰場紀蹟碑)'(충북도 유형문화재 제136호) 등이 대표적이다. 정북동에 있는 정북동 토성(사적 제415호)은 이미 유명 관광지다. 청주는 1천5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 40건, 도 지정 문화재 152건, 국가등록 문화재 14건, 향토유적 196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226개 지자체 중 9번째로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비석 등에 새겨진 글귀는 당시의 역사와 문화, 인물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몇 개의 글자가 과거의 일들을 묵묵히 증언한다. 때론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을 전해주기도 한다. 조상들의 꿈을 전해주기도 한다. 신앙양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치욕의 기억마저 고스란히 보여준다. 요즘 일본 역사 교과서 논란이 한창이다.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주장만 할 뿐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금석문 발굴은 근거 제시의 기본 자료다. 역사는 자랑스럽든 부끄럽든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그래야 과거가 현재의 발전적 씨앗이 된다. 치욕의 역사 보다 더 부끄러운 건 권력이 역사를 미화하는 일이다. 청주시 자체적인 금석문 조사가 좀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이제라도 실시할 건 잘한 일이다. 그동안 청주시는 '직지'나 '흥덕사지' 등에 비해 다른 기록이나 유물에 관심이 부족했다. 이제라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역의 역사 찾기에 나선 건 고무적이다. 그러나 할 게 너무 많다. 보다 체계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말로만 예향을 외치고 문화도시임을 자부해선 될 게 없다. 내실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 도시의 생명력은 문화에 있다. 문화는 길게 뻗어간다. 문화를 잘 살리려면 역사를 바로 알려야 한다.

문화가 관광이 되면 관광이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런 일자리는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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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임병렬 청주지방법원장

◇청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19년도에 법원 최초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시행돼 올해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처음으로 법원장 추천제도에 의해 법원장으로 보임됐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법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또 2018년 법관 정기 인사에 의해 청주지방법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을 계기로 쾌적한 근무환경과 친절한 법원 분위기, 도민들의 높은 준법정신 등으로 인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이라고 느껴 이곳에서 법관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때마침 대법원에서 시행하는 '장기근무법관 지원제'가 있었고, 청주지방법원 장기근무 법관으로 지원·선정돼 6년째 청주지방법원에 근무하고 있다. 평소 애착을 느꼈던 청주지방법원의 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첫째로 좋은 재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재판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절차를 거쳐 당사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결과에 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관 언행 개선과 법원 직원의 의식개선,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