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3.04.10 16:04:02
  • 최종수정2023.04.10 16:04:04
천계의 악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회원



벚꽃이 스스로 떨어지던 밤,
겨우 열린 나의 새앙쥐 귀는
우주에서 쏟아지는 악음을 들었다

골디락스 지대의*
원시 고원에서 자라나는 나무,
푸른 금속의 가지가 부딪치며
서걱거리는 소리

굽이치는 가지의 펄럭임은 산소의 불꽃을 뿜고,
우주를 두들기던
리라**의 고음으로 깨지며
내 귓불에 부딪힌다

가루로 부서져 내리는 처녀별의 파도
저 별엔 시조새가 날고 있을까
무수한 전파로 막힌 구름을 뚫고
창을 잃은 사람들의 방까지 날아들 수 있을까

푸른 잎의 깃털을 흔들며
날카로운 부리를 열어
죽어가는 꽃의 영감을 깨울 수 있을까

나의 새앙쥐 눈이
바랜 빛으로 누렇게 시들어가는 밤,
떠도는 공포의 시계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미궁의 소리, 천계의 악

부들부들 흩어지며
어둠 속으로 흘러가는 하얀 꽃잎들,
찰랑, 찰랑 부딪치는 눈물방울들

*골디락스 지대: 천문학, 한 항성 주위에서 지구와 비슷한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 행성의 공전영역
**리라(Lyre): 기원전 30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시리아에서 쓰인 발현악기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임병렬 청주지방법원장

◇청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취임 소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2019년도에 법원 최초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도가 시행돼 올해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처음으로 법원장 추천제도에 의해 법원장으로 보임됐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법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또 2018년 법관 정기 인사에 의해 청주지방법원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을 계기로 쾌적한 근무환경과 친절한 법원 분위기, 도민들의 높은 준법정신 등으로 인해 20여 년간의 법관 생활 중 가장 훌륭한 법원이라고 느껴 이곳에서 법관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때마침 대법원에서 시행하는 '장기근무법관 지원제'가 있었고, 청주지방법원 장기근무 법관으로 지원·선정돼 6년째 청주지방법원에 근무하고 있다. 평소 애착을 느꼈던 청주지방법원의 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 올해 중점 추진하는 사업은? "첫째로 좋은 재판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좋은 재판은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절차를 거쳐 당사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결과에 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법관 언행 개선과 법원 직원의 의식개선,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