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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1.03 17:30:18
  • 최종수정2023.01.03 17:30:18

최정훈

충북도의원

영화 '코다'는 2022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석권하고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제목 코다(CODA)는 "Child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를 뜻한다. 아버지와 오빠의 어선을 타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들과 세상과의 의사소통을 돕던 여주인공이 음대 시험장에서 수어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퍽 인상적인 명작이다. 농인(聾人) 가족의 위기의 순간마다 수어를 할 줄 아는 딸의 등장은 애틋함과 흐뭇함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손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시각언어를 흔히들 수화(手話)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수어(手語)'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면서 기존의 수화를 포함하는 수어는 명실공히 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갖춘 한국 공식어로 지정됐다. 수어가 고유한 언어적 가치를 지닌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농인의 언어권 보장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위 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농인과 농인가족을 위한 수어교육환경 조성과 관련 서비스 지원체계 마련 의무 등을 규정했다.

실제로 농인과 그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지속적인 수어교육이다. 어렸을 때는 물론 수어에도 엄연히 외국어와 사투리가 있고, 신조어가 있기 때문에 평생에 걸친 교육이 긴요하다. 정부가 코로나19 브리핑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면서 수어에 관심을 갖는 청인(聽人) 역시 늘었다. 동시에 다소 생소한 의학·법률·행정용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어통역사는 물론 농인사회에도 추가적이고 전문적인 수어교육 및 홍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러한 수어교육 확대의 필요성과 중요성, 그 수요에 비해 수어교육환경은 참으로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수어의 보급과 사용환경 개선 등 3대 중점과제가 포함된 제1차 한국수어발전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재 전국에 수어교육원이 있는 지역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수어를 배우고자 해도 막상 제대로 된 전문교육기관이 없어 난감한 셈이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기준 등록 청각장애인 수는 전국 약 41만 명인데 반해 국가공인 민간자격 수어통역사는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1,800여 명으로 나타났다. 충북에는 약 1만 4천여 명의 농인이 있고 수어통역사는 45명인데,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충청북도 한국수화언어 사용 환경 개선 조례」상 도지사는 한국수화언어에 대한 교육, 보급, 홍보, 환경개선에 대한 정책을 수립할 의무가 있다. 현재 도에서는 (사)충북농아인협회를 시행주체로 수어교실 사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수어교육 지원에 앞장서 수어 및 수어문화 보급을 확대하도록 충북지역에 수어교육원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내 수어로 소통가능한 인력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수어통역사도 증가하고, 관련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실효성 있는 수어교육이 농인의 언어권 및 정보접근권을 보장하고 향상시킴으로써 우리 지역사회에 그 누구도 소외되는 이가 없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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