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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2.08 15:46:40
  • 최종수정2022.02.08 15:46:40

장동욱

한국전력공사 영동지사 인턴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는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법정에 선다. 재판관은 채권자가 살을 가져가되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말라는 판결을 내린다.

피와 살은 분리할 수 없기에 채권자는 조금도 가져가지 못했다. 전기와 연료도 마찬가지다. 피와 살처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석유, 천연가스 등 다양한 연료로 발전소를 가동해 생산된다.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전기 생산비용도 커지기 마련이다. 연료비 변동분을 분기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 이유다.

연료 가격이 오르는데 전기요금은 그대로라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힘들어진다. 연료 확보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한 만큼 설비 투자, 기술 개발, 복지할인 등에 쓰일 돈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유연탄과 LNG 현물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매각이나 구조조정과 같은 한전의 자구노력만으로는 늘어나는 재원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

적자가 커질수록 국민에게 부채를 떠넘기는 꼴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해 4월과 10월, 총 2회에 걸쳐 전력량 요금을 kWh당 4.9원씩 인상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후환경요금 역시 kWh당 2원씩 인상한다.

요금 인상이 국민에게 부담을 준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8년여 만의 사실상 첫 인상이 가져올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kWh당 3원 인상한 바 있지만 앞선 1분기에 3원 인하한 걸 상쇄한 수준이다. 대표적 필수재인 전기가 비싸지면 쌀값이 오르는 것과 같이 크게 다가온다.

국민의 심리적 가계부담이 커져 소비 위축 등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조원가가 올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산비용 역시 커지기 마련이다.

다만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요금(주택용 요금만 적용)의 물가 가중치는 0.0155다.

즉 전기요금이 1% 올라도 소비자물가는 0.0155%p 상승에 그친다. 파급력이 작아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전기요금 조정시 물가 인상 영향을 배제한다.

한전의 취약계층 지원 역시 탄탄하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매월 최대 1만6천 원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약 352만명이 5천852억 원을 지원받았다.

결국 연료비연동제가 잘 정착하려면 지속적인 소통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요금 인상의 필요성과 영향을 명확히 설명하는 건 물론이고, 중소기업과 취약계층 지원 제도를 더욱 정교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국민 여러분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전의 손을 잡아주시기 바란다. 피와 살, 연료와 전기처럼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라는 길을 국민과 '함께'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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