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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아

청운중 전문상담교사

"이제 반삼십이 됐어요"라는 말을 살면서 처음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자조적으로 이르는 말로 반백살이나 반오십이라는 말은 있었으나 반삼십이라니? 반삼십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30의 절반에 이른 15살의 중1 학생이었다. 아이들은 '슬프다'며 이제 15살인데 아직도 중1인게 억울하다는 말까지 덧붙이며 자신의 나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아마도 반삼십이라는 단어에 "난 이제 30살의 절반이나 됐으니 기쁘고 더 어른스러워져야지"라는 긍정적 의미를 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제 우리 반오십이다'라는 말로 소위 '늙었음'을 자조적으로 나타내던 20대의 모습을 중학생에게서 보게 되니 새삼 놀라우면서도 당시 어른들이 반오십 거리는 젊은이들을 보며 얼마나 웃기고 귀여웠을지 상상돼 부끄럽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표현이 우리가 나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설이 지나고 양력으로도 음력으로도 한 살을 더 먹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물론 내심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으니 '한국 나이-2살'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30대 중반이 돼도 나이에 대하여 아직 완벽히 초연해지지는 않은건가 싶어 실소를 하게 된다. 구성원이 다들 비슷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보통의 직장과는 조금 다르게 학교현장에서는 해가 지나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대상인 학생들의 나이가 늘 비슷하다. 때문에 교사들은 또래보다 조금 젊게 산다는 말도 나오는듯 하다. 평소 본인의 나이를 잘 실감하지 못하며 생활하지만 가끔씩 아이들에게 "그 말뜻이 뭐야?"라고 묻는 내 모습이나 "라떼는~"을 외치며 옛날에는 이랬다는 이야기를 하게될 때 새삼 나이를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학생의 부모 나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쉽사리 충격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감에 대한 무게를 크게 느끼는 개인과는 달리, 사회적인 나이는 오히려 많이 젊어졌다. 예전에는 30세만 넘어도 아저씨 아줌마 소리를 들었고, 조금 더 이전에는 20대 중반만 돼도 노처녀로 취급받던 시대였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요즘 평균 결혼 연령은 30살을 훌쩍 넘겼으며 30대 중반이 되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는 연예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의료기술의 발달이나 건강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신체나이도 젊어지며 '0.7 계산법'까지 등장했다. 0.7 계산법은 현재 내 나이에 0.7을 곱해야 이전 시대의 신체적, 정신적 나이와 비슷하다는 것으로 현재 내가 40살이라면 나의 '실제' 나이는 28이라는 의미이다. 출산 연령이 많이 늦어진 요즘. 이전시대 부모들이 20대 중반쯤 결혼해 마흔 정도가 되면 초중고등학생의 학부모가 됐던 것을 비교해본다면 꽤 맞는 계산법 같기도 하다.

때문에 이제 나이에 관한 관점을 바꿔야하는 때가 왔다. 현재 UN에서는 18세에서 65세까지 청년으로, 80세 이상을 노년으로 규정한다. 최근에는 코로나라는 변수가 생기기는 했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100세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반삼십이든, 반백살이든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그리 기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젊음을 더 오래 유지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더욱이 코로나 시국이니 삶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내 몸을 챙기면서 지난 한 해 무사히 살아냈음에 감사해보자. 하루라도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나이에 대한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 그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잊지 않고 2022년도 매일을 소풍처럼 살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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