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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서

전 옥천군 청산면장

세상 물정 잘 모르는 바보 같은 사람을 가리켜 숙맥이라 한다. 숙(菽)자는 콩을, 맥(麥)자는 보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콩과 보리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서 하는 말이다.

얼마 전 민주당 선거 대책위원회 TF에서 코미디 같은 의혹을 제기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윤석열 후보 장모가 지난 2005년도 경기 양평 농지를 취득한 것에 대해 불법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사건의 핵심은 논과 밭을 구분하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 답(畓)을 논이 아닌 밭(田)으로 착각하고 "논 작물인 벼를 밭에서 재배하겠다고 신고했다"며 "전과 답도 구분하지 못한 것"이라고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양평 읍장에게 제출된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서와 농업경영계획서에는 지목이 '답'(논)이며 재배 예정 작물은 '벼'로 기재한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병기 TF 단장은 보도 자료에서 "밭에서 쌀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할 정도로 농사에 무지하다"며 "실제 영농은 하지 않으면서 부동산투기를 목적으로 16년 넘게 이 농지를 불법 상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는 정치인이 논과 밭도 구분하지 못한다니 기가 차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시쳇말로 가만히 있으면 50점이란 말이 있다. 답(畓)이 논이고 전(田)이 밭이란 지극히 상식적인 것도 모르는 숙맥 같은 사람들이 정치하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결국은 '논'과 '밭'을 구분하지 못하고 비판했다가,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농지란? 농지법 제2조(정의)에 보면 '농지는 전, 답, 과수원 그밖에 법적 지목에도 불문하고 농작물을 경작지로 이용되는 토지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지목이란? 공간정보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67조(지목의 종류)에 의거 전, 답, 임야, 대지 등 총 28개 종류로 구분하고 있다.

밭 전(田)자는 입구(口)자에 열십(十)자를 합친 것이다. 밭은 우리 식량생산의 원천이란 의미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여성을 밭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로 밭이란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의미한다. 답(畓)이란 논을 의미하는 것으로 밭 전(田) 자 위에 물 수(水) 자가 있는 것으로 밭에다 물을 대면 논이 되는 것이다. 또한 사내 남(男)자는 밭 전(田)자와 힘력(力) 자가 합성된 글자다. 바로 남자란 열 명의 식구를 먹여 살릴 능력이 있어야 진정한 남자라는 의미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매일같이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후보는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에 포함하겠다고 떠들고 있다. 공약만 듣다 보면 국민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무난히 잘 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런 와중에 농업, 농촌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후보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근대화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희생당해왔다. 이제는 농민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은 과밀상태로 미어터져 죽을 지경이고 농촌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현재 농업인구는 118만 호에 265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4.5%에 불과하다. 식량 자급률은 고작 21% 정도에 그친다. 선진국 증에 가장 낮은 실정이다. 부재지주가 50% 이상이나 되고 농지전용으로 우량농지가 급속히 줄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로 인해 식량안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따라서 농업의 공익적인 기능과 복지 차원의 과감한 지원이 절실한 때다.

전(田), 답(畓)도 구분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은 이제 그만 정치에서 손을 떼었으면 한다. 차라리 귀농,귀촌하여 콩도 심고 보리농사도 지으면 콩과 보리는 확실하게 구분하게 되고 숙맥(菽麥) 소리는 절대 듣지 않게 될 것이다.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며 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농촌을 살리는데 함께 한다면 그나마 인생 2막은 꽃길만 걷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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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