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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청주시 축산과 주무관

"감사합니다. 축산과 박진용입니다."

축산과 가축방역팀에 있는 내 전화기가 울리면 항상 친절히 인사를 주고 받는다.

"브...브루라? 브세루라..? 그거 검사 신청하려구요."

아무래도 2종 가축전염병인 브루셀라병 검사를 말씀하시는 모양이다.

축우는 농장 밖으로 이동하기 전 브루셀라병 감염여부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축산과에서는 채혈검사를 접수받아 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에 전달, 축우에서 채혈 후 브루셀라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브루셀라검사 신청이 가축방역팀의 전화대응 60%이상을 자리잡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내일 출하할 건데, 오늘 일단 채혈하러 나와주세요."

바쁘신가 보다. 하지만 전화접수(시청) > 채혈(채혈기관 및 공수의사 등) > 감염여부 검사(동물위생시험소) 순으로 진행하게 되어 검사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까지 2주 가까이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채혈기관에 의뢰해 진행하다 보니 농가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불가하다 안내하기 전 다시 다방면으로 공수의사나 채혈이 가능한 인원에게 연락해봤으나 다들 오늘은 시간내기 어렵다고 한다.

"아유 그래도 해줘요…."

'저도 죄송한 마음뿐입니다만, 이번은 영 스케줄이 맞지 않으니 이번 출하 건은 다음으로 미루셔야겠습니다.'라고 안내한다. 끝내 씁쓸한 목소리로 전화를 끝마치는 민원인에게 어찌 건넬만한 말이 없어 '감사합니다.'라는 끝마침 인사로 전화를 끝낸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본인의 업무던, 본인의 업무가 아니던 우리의 월급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져 국가에서 지급되는 급여인 만큼 우리는 우리의 민원인, 즉 시민들에게 항상 친절하지는 못한다 해도 성심성의껏 대응해야 한다고. 물론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민원인들은 모를 수 있다. 해당 법이나 해당 행정명령 등 담당 공무원들조차 헷갈릴 경우도 발생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우리에겐 항상 하던 일이며 익숙한 일이겠지만, 민원인들은 처음 겪는 업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민원인 입장에서 '귀찮게 뭘 이런 것까지 세세하게 안내하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는 대응해야 '성심성의껏'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하는 인사, 항상 하는 업무, 쳇바퀴처럼, 인공지능 AI처럼 계속 계속 매일매일 같은 일상이다. 그런 일상이 물론 지겨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방금 전화를 했던 민원인과 어제 전화했던 민원인, 내일 전화가 올 민원인은 모두 다른 사람이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나 처음처럼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모두 처음인 사람일 수 있으니.

그래서 오늘도 나는 친절히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축산과 박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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