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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멍든 장애여성들 갈 곳 없다

피해 장애여성 상담건수 증가세
보호시설·지원체계 확대 필요
상담소 관계자 "전생애적인 사후지원 필요"
도 관계자 "아직까지 시설 건립계획 없어"

  • 웹출고시간2021.11.03 20:45:42
  • 최종수정2021.11.03 20:45:42

장애인 상담소 운영실적 (2019년~ 2021년 8월.)

[충북일보]가정폭력과 성폭력으로 고통받는 장애여성을 위한 보호시설과 사후 관리를 위한 지원체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충북지역 장애인 전문 가정폭력 상담소와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은 전무하다.

3일 (사)충북여성장애인연대부설 청주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가정폭력과 성폭력 관련 상담건수는 △2019년 총 1천254건(성폭력 1천133건, 가정폭력 121건)△2020년 총 1천307건(1천228건, 79건) △2021년 1~8월 총 1천229건(1천159건, 70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은 전국에 광주와 경기 2곳뿐이다.

충북지역 성폭력 피해 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상담할 수 있는 곳은 청주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장애인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은 '모퉁잇돌'이 유일하다. '모퉁잇돌'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 보호인원은 12명에 불과하다.

자립 지원을 돕는 시설은 청주와 부산 등 2곳뿐이다.

청주에 있는 자립지원 공동생활 시설 '제르마나 빌'은 수용인원은 10명으로 현재 9명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입소기간은 2년이 원칙이며 기간이 지나면 2년 범위에서 1년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피해 장애여성 수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피해를 입은 장애여성들은 장애인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입소하거나 한정된 보호시설로 인해 비장애여성 가정폭력·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입소해 같이 생활한다.

일반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보호시설의 경우 장애유무나 정도에 따라 거부를 하거나 장애여성이 입소하더라도 퇴소한 후 갈 곳이 없어 폭력이 발생한 원가정으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충북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폭력으로 인한 입소자 수요는 넘쳐나지만 수용에 한계가 있다"며 "이들은 주로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2년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적장애 여성 A(30대)씨는 5년동안 남편과 시댁의 가정폭력, 무시·구박을 상습적으로 당해왔다. 집안일을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 과정에서 보호시설의 입소와 퇴소를 반복했다. A씨는 피해자보호시설에 들어가 비장애여성들과 함께 생활했다.

가사노동과 청소를 비장애여성과 같이 해야하지만 A씨의 경우 가사노동이 잘 되지 않아 비장애인여성들과 서로 불편을 겪곤 했다.

또한 A씨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A씨에겐 '나를 끼워주지 않는다'는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등 비장애여성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적장애 피해여성들은 주로 의존성이 높아 자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국 A씨는 아들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결국 가정으로 돌아갔다.

이 관계자는 "장애인만의 고유한 특징이 있어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이 함께할 경우 어려움이 있다"면서 "비장애여성도 내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 포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설측면에서도 비장애시설은 특히 지체장애인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조치가 별로 없다. 하지만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보호시설에 입소해야 하는 장애여성은 가정 내 폭력이 심하거나 지역사회에서 살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시설 건립과 함께 퇴소 후 피해장애여성들의 자립을 위한 전생애적인 체계적 사후 지원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여성가족정책관 관계자는 "현재 청주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서 가정폭력도 같이 상담하고 있다"면서 "장애여성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건립은 신중하게 접근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설을 건립할 시,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법인이 있는지와 수요 조사 등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며 "아직까지 시설 건립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 임영은기자 dud79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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