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북침설 교육 조작' 강성호 교사 재심서 무죄

1989년 북한 찬양·고무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8개월 수감 생활 후 교단 떠나
2일 청주지법 무죄 선고…"증거 없고 개인적 의견 표명 불과"

  • 웹출고시간2021.09.02 18:13:58
  • 최종수정2021.09.02 18:13:58

2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32년 만에 누명을 벗은 강성호 청주 상당고등학교 교사가 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충북일보] 32년 전 '북침설 교육 조작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하고 교단을 떠난 강성호(59) 청주 상당고등학교 교사가 재심 끝에 누명을 벗었다.

청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오창섭)는 2일 강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강 교사는 지난 1989년 제천 제원고 재직 당시 수업 도중 "6·25는 당시 북한이 남침을 한 것이 아니고 미군이 먼저 북한을 침범해 일어난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북한 주장에 동조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학생들에게 북한 자연경관, 평양시가 모습, 김일성 동상 등의 사진을 보여주며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도 받았다.

당시 법원은 1심에서 강 교사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풀려났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로 1990년 교단을 떠나야 했다.

이 과정에서 8개월가량 수감 생활도 했다.

1999년 9월 교단에 다시 섰고 2006년 7월 민주화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지만 누명을 벗진 못했다.

이후 강 교사는 지난해 5월 청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2일 "당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 중 피고인에 대한 불법 체포 및 구금 중에 작성된 일부 진술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압수물, 압수조서 및 참고인들 일부 진술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며 "사건 당시 교실에서 피고인의 수업을 들은 학생 일부의 진술이 있으나 신빙성이 없고, 오히려 교실 내 교탁과 가까운 자리에서 수업을 들은 다른 학생들은 피고인이 북침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거나 기억이 없다고 진술해 이 또한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은 형사처벌이 확대될 위헌적 요소가 있으므로 이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을 경우에만 축소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함을 전제한다"며 "피고인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은 교육 목적 하에 시사적인 문제에 관해 개인적인 의견을 표명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거나 피고인에게 주관적으로 반국가단체에 이롭다는 데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전교조 충북지부는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강성호 교사에 대한 재심 무죄로 국가가 과거 국가폭력에 대해 사죄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이제 반인권, 반민주, 반통일 악법으로 국가폭력의 도구로 이용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 강성호 선생님과 같은 고통이 이 땅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