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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남 먼저" ‘봉사왕’ 택시운전사

23년간 무료급식 봉사 펼친 김영준 개인택시 기사
어려운 이웃 위해 미용기술 습득·사회복지 자격증 취득
김씨 포함 11명, '충북도 자랑스러운 직업인' 선정
"바라고 한 봉사 아냐, 건강 허락하는 한 남 돕고 싶어"

  • 웹출고시간2020.12.17 20:42:03
  • 최종수정2020.12.17 20:42:35
[충북일보] 택시 기사들은 어느 누구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져 이동량이 줄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청주에서 23년간 개인택시를 몬 김영준(65)씨도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여느 기사들과는 다르다.

젊은 시절 한 제조업체에서 운전직으로 일하던 김씨는 40대 초반(1997년) 택시 운전대를 처음 잡았다.

그는 일을 시작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청주 중앙공원을 지나던 중 우연히 무료급식 현장을 보게 됐다.

어릴 적 자신의 집 근처인 중앙공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호기심이 생긴 그는 봉사 관계자에게 무료급식에 대해 물었다.
그것은 김씨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처음 3년간은 차량에 모금함을 설치해 무료급식 활동에 연간 100만 원가량을 후원했다.

이후 직접 봉사에 나서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20년 동안 매주 일요일 중앙공원을 찾았다.

나눔에 보람을 느낀 그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고, 이에 미용기술을 배워 재능을 기부하기 시작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취약계층을 돕고자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공부해 노인교육지도사,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보조사 등 사회복지 관련 5개 자격증도 취득했다.

여유롭기 때문에 남을 도운 건 아니다.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지려면 많게는 하루 10시간씩 운전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돈을 아끼고 시간을 쪼개가며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런 그에게 코로나19로 봉사활동을 멈춰야 한다는 사실은 청천벽력과 같았다.

올해 2월부터 매일 2시간씩 하던 이·미용 봉사와 매주 일요일마다 참여한 무료급식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씨가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바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택시 영업에도 차질이 생겼다.

기존 매출을 맞추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하루 2시간 넘게 운전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김씨는 봉사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을 먼저 생각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씨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충북도가 선정하는 '2020 자랑스러운 직업인'에 선정돼 '평생직업인' 표창을 받게 된 것이다.

한 직업에 오랫동안 종사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서다.

김씨가 봉사를 시작한 뒤 처음 받는 상이지만,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봉사상이 아닌 직업상이라고 해 상을 받기로 했다"며 "무언가를 바라고 시작한 봉사가 아니다. 그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웃을 돕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을 위한 봉사이지만 결국 나를 발전시키고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어려운 때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 실천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자랑스러운 직업인'에는 평생직업 부문 △김영준(65)·박평화(76)·진익상(60) 개인택시 기사 △윤상복(64)·조규연(77) 이발사 △최봉기 ㈜제천교통 정비주임 △김석진(61) 삼진방앗간 대표 △이기표(55) ㈜한일개발공사 환경미화 작업반장 △김유숙(65) 문화방앗간 대표 △김경운(53) 단양두진한우명가 대표 등 10명이 선정됐다. 대대가업인 부문 수상자는 정성환(68) 괴산민속대장간 대표다.

이들에게는 도지사 표창과 현판이 수여된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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