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로 식물인간 된 환자 강제 퇴원 요구한 충북대병원… 항소심서 패소

法 "의료계약 해지 사유 안 돼"

[충북일보] 의료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입원 환자에게 강제 퇴원을 요구하고, 진료비 청구 소송을 제기한 충북대학교병원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청주지법 민사항소1부(부장판사 성익경)는 충북대병원이 환자 A씨를 상대로 낸 퇴거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측에 의료계약 해지와 비용 모두를 청구할 수 없다는 1심 판단에 법리 오해나 위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2월 17일 충북대병원에 입원해 유도분만으로 아이를 출산한 뒤 지혈이 되지 않아 의식 불명에 빠졌다.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된 A씨는 중환자실에서 연명 치료를 받았다.

A씨 가족은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억8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았다.

병원 측은 A씨 가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했지만 "소생 가능성이 없어 보존적 치료가 필요한 만큼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강제 퇴원인 의료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A씨 가족이 퇴원을 거부하자 병원 측은 2016년 3월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고, 1천900여만 원의 진료비도 요구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병원의 표준 업무에 해당하지 않고 일반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의료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어 치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환자에게 수술비와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 진료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 강준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