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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16 18:26:54
  • 최종수정2017.05.16 18:26:54

김복회

청주시 청원구 오근장동장

얼마 전 김형석 교수의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김형석 교수는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를 60부터 75세라고 했다.

필자는 얼마 전에 이 좋은 시기인 60번째의 생일을 맞아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전엔 가까이 사는 동생들만 함께 했는데, 이번엔 시어머님과 시골에 계시는 친정엄마도 모시고 아들 내외까지 불렀다. 마침 다른 행사와 겹치는 바람에 좀 늦게 도착한 필자에게 생일선물을 여기저기서 건넨다.

이런저런 선물을 받는데 엄마가 준 선물이라며 막내 동생이 편지와 작은 보석함을 내민다. 엄마가 한 달 용돈을 다 털어 샀다는 그 상자에는 한 쌍의 귀걸이가 들어 있었다. 올케가 옆에 있다가 내 귀에 걸어주고는 엄마가 쓴 편지라며 내손에 쥐어 준다. 엄마가 이 편지를 일주일 동안 썼다고 했다.

편지를 쓰며 많이 우셨다고 했다. 편지를 펼쳐들고 읽으려는데 목이 메어 읽지 못하자 아들이 얼른 받아 읽는다.

편지의 서두는 필자인 딸이 좋은 시어머니 만나서 고생 안하고 살게 해주신 사돈께 감사하다는 인사부터다. 맏딸로 태어나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부모님 대신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납부해줘서 지금 생활에 많은 보탬을 주고 있다고도 하셨다. 모두가 조용히 듣고 있는데 너무 감동적이라면서 우리 며느리가 훌쩍거린다.

엄마는 비록 초등학교도 못 나오셨지만 삶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큼은 우리 칠남매의 존경과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으시다. 편지봉투에 "사랑하는 큰 딸에게"라고 힘주어 쓴 글씨를 바라보며 먹먹한 가슴을 억누른다.

엄마는 큰딸인 필자에게 항상 미안해 하셨다. 없는 집의 맏이로 태어나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끔은 언니나 오빠가 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을 위해 필자는 동생들의 대학등록금을 한 학기씩 내주었다. 몇째 동생인지 모르겠는데 등록금을 내고 공중전화로 엄마께 "엄마, 동생 등록금 납부했으니까 걱정마."하자, 전화기 너머로 미안해 어쩔 줄 모르던 엄마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옛날 생각에 잠겨있는데 동생들이 노래방을 가자며 분위기를 띄운다. 오랜만에 가보는 노래방이다.

우리 엄마는 모두가 인정하는 음치다. 다른 것은 배우면 되는데 노래는 안 된단다. 동생이 엄마에게 노래를 가르쳐 보려고 부단히 애를 써봤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엄마와 시어머님이 노래를 하신다. 완전한 이중창이다. 음정이 좀 틀리면 어떻고 박자가 서로 엇박자이면 또 어떠랴! 사돈끼리 어깨를 감싸 안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다.

평생 농사일로 등이 굽은 엄마를 항상 사돈이 아닌 동생 같다며 좋아하신 우리 시어머님이시다. 두 분의 다정한 모습처럼 이순의 아름답고 뜻깊은 생일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필자는 인생의 황금기가 시작되는 60이다. 이제부터 삶을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황금도 아니요, 소금도 아닌 지금 이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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