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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07 15:33:42
  • 최종수정2017.05.07 15:33:42

신동현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전공

언제부터 시작이었는지 모르겠다. 굳이 떠올려보자면 지난 제20대 총선에서부터 였을까. 당시 새누리당 이름을 가지고 있던 나는 공천 파동의 여파로 선거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박근혜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라 읍소하며 큰절까지 했다. 아무리 못해도 원내 과반인 150석은 확보할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는 제1당의 위치를 잃어버렸고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다. 계파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몇몇 국회의원의 총선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해 사과했고, 탈당했던 무소속 당선자들을 복당시키며 당을 화합하고자 했다. 게다가 북한에서는 4~5차 핵실험을 진행했던 터라 보수정당으로서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도록 이끌었다. "안보문제에서 국론 분열은 위험하다. 사드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다!"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정치가 문제였다. 전당대회나 원내대표선거에서 어김없이 계파 싸움이 일어났다. 또다시 '친박'과 '비박'의 권력 대결이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낳은 자식과도 같은 박근혜 대통령이 매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품 안의 자식이라 했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결국 대형사건이 터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순식간에 탄핵 정국으로 바뀌었고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나에게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보수를 넘어 국가의 위기였다. 매 주말마다 진행된 촛불집회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까지 이루어지자 나는 설 곳을 잃었다. 자연스럽게 당내에서도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과 함께 야당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의견을 같이하는 당원이 있었다. 이런 33명의 국회의원이 개혁보수를 지칭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그렇게 나는 둘로 나뉘어졌다. 뼈저리게 아프긴 했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거라 자책하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잘 성장하리라 믿었던 바른정당 국회의원 13명이 집단 탈당을 한 것이다. 급작스럽게 시작된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친북좌파 세력의 집권만은 막겠다는 것인데 뭔가 아이러니하다. 사실 나도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기는 했지만 보수의 가치가 뭔지 확실히 모르겠는데 말이다.

정치가 살아 있는 생물이라지만 이러한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건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정치인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보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매번 강조되는 말이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가보다. 그럼 이건 어떨까, 보수야 부끄러움을 아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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