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02.16 16:21:04
  • 최종수정2017.02.16 17:55:03

최현정

다큐멘터리 작가

전화 한 통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국민사랑 듬뿍 받는 그 이름도 유명한, '짬뽕'.

불 맛 가득한 해물 야채 듬뿍 얹고 매콤하게 끓인 진한 국물에 몸 담근 탱탱한 면발!

불으면 맛이 없어 배달통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한 우리네 서민 음식, '짬뽕'되신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또 바람이 부는 대로 생각나는 '짬뽕'의 유혹. 바야흐로 '짬뽕전국시대'다. 익숙해서 더 궁금한 짬뽕! 그런데 알고 보면 짬뽕 한 그릇에는 한중일 100년의 역사가 짬뽕처럼 뒤섞여 있다.

'짬뽕삼국지'라는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필자 또한 '짬뽕'의 맛을 제대로 알고 맛보게 되었다. 우선 짬뽕의 진원지를 추리해보자면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마다 솔솔 중화요리로 넘쳐나는 곳. 중국 산둥성 출신의 화교가 가장 먼저 열었다는 중화요리집으로 가 보았다.

"중국에서는 짬뽕이라고 하지 않고 초마면(炒碼麵)이라고 불러요. 옛날 초마면은 고기와 채소만 볶은 거고 지금의 짬뽕은 고기와 오징어, 새우 등을 종합해서 만들죠. 물론 고춧가루도 들어가고요."

중국 산둥 지방 사람들이 전해준 짬뽕의 원조, '초마면'! 짬뽕의 붉은 기운 싹 걷어낸 뽀얀 국물이 한국식 '빨간짬뽕'과는 색부터 다르다. 그야말로 '두 얼굴의 짬뽕', 이유가 뭘까·

한반도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 산둥성 동부의 도시, 칭따오. 중국속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며 독일의 식민지 시절을 거치며 형성된 도시다. 그 영향 때문인지 맥주로 유명하다. 국수 요리의 천국, 중국. 우리네 쌀집처럼 어디를 가나 '면가게'가 있다. 우리네 '밥상'차리듯 국수요리를 즐기는 사람들, 그만큼 국수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이곳에서는 짬뽕(초마면)을 '따루면'이라고 불렀다. 칼국수처럼 직접 면을 뽑고 삶아서 닭 뼈와 돼지 뼈로 우려낸 뽀얀 국물에 불 맛을 제대로 낸 해산물과 채소를 볶아 얹어 먹는 가정식이다.

한편 짬뽕의 근원을 찾아 볼 수 있는 곳으로 중국 복강성의 하문을 들 수 있다. 대만으로 가는 길목이자 중국 제1의 개항지 중의 하나로 화교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데 있어 전초기지가 되어 준 곳이다. 이곳의 면 요리로는 '로쓰탕면'이 있다. 익힌 면에 고기를 썰어 넣고 맑은 국물을 끼얹어 먹는 역시 서민음식이다. 1840년 아편전쟁을 끝으로 강제개항의 아픔을 겪은 이곳, 실제 한국개항지에도 이곳 복강성 출신의 화교들이 많다고 한다. 문이 열리고 수많은 중국인들이 세계로 쏟아져 나갔을 때, 그들의 식문화도 자연스레 보퉁이에 실려 갔다.

'짬뽕'하면 떠오르는 것이 '나가사키 짬뽕'이다. 이 짬뽕에 덧 대인 왜색(倭色)은 무엇이란 말인가· 현해탄을 마주본 일본 규슈의 나타사키. 1620년 경, 포르투갈이 이곳에 첫발을 디딘 후, 이곳은 일본의 관문이 된다. 짬뽕이 명물이고 보니 나가사키에 짬뽕 음식점 수만 1천 군데가 넘는다.

나가사키 짬뽕의 근원지로 알려진 중국음식점, '사해루'. 중국 복강성에서 온 진편순이라는 사람이 19살 때부터 옷감장사로 돈을 벌어 1899년에 여관을 겸한 중국음식점을 열었다. 그가 개발한 것이 바로 '짬뽕'이란다.

"짬뽕은 차폰, 즉 '한 그릇으로 식사를 마친다'는 의미로 만들어졌어요. 굵은 면으로는 배를 채우고 영양가 높은 채소와 나가사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산물을 넣어 영양의 균형을 맞춰 한그릇에 담은 음식이 짬뽕입니다." 사해루의 3대 사장인 진우계씨의 말이다.

가난한 유학생과 부두 노동자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채소와 해산물, 돼지고기 등, 갖은 재료로 지지고 볶아서 육수에 푸짐하게 말아 낸 한 그릇의 나가사키 짬뽕. 바로 그들의 고향, 복강성에서 즐겨먹던 로스탕면을 응용해 만든 정 깊은 음식이었다.

1883년 굳게 닫혔던 '쇄국'이라는 문이 열리면서 인천 제물포항은 근대문명이 들어오는 입구가 되었다. 120년 된 개항지로써 숱한 수난을 겪으면서 그 속에 돋아난 화교들의 억척스런 삶이 '짬뽕'과 같은 음식의 탄생을 도왔다.

산둥성 초마면이 한국으로 건너왔고, 복강성 로스탕면이 나가사키의 짬뽕이 되어 우리나라 짬뽕에 영향을 주면서 특이하게도 매운맛의 짬뽕으로 변형된 한중일, 삼국의 맛이 담긴 짬뽕! 그 매콤한 감칠맛에 서민들의 팍팍한 삶은 위로를 받았다.

100년의 세월동안 그 어떤 음식보다 다이내믹한 변화를 거쳐서 우리 식탁에 오른 '짬뽕'! 그 맛의 유연성이 오늘의 '짬뽕 유행'을 이끌고 있다. 오늘 노곤한 퇴근길, 매콤한 짬뽕의 개운한 유혹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