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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힘이다 - ㈜실크하우스

폭발물처리요원에서 한복 디자이너로의 '인생역전'
청주 17비서 12년 근무한 정대진 대표 '한복의 꿈'
재킷·드레스 등에도 한복 디자인 적용 수출시장 개척

  • 웹출고시간2016.01.07 18:44:57
  • 최종수정2016.01.07 18:48:24
[충북일보] '인생역전'이란 말이 있다. 대개 일확천금을 하거나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뀌는 경우를 일컫는다. 요즘엔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그 말의 가치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래 인생역전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군 값어치 있는 결과물에 쓰여야 맞는 용어다. 운도 어느 정도는 따라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값진 땀의 결실이 있어야 한다. '노력하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옛말도 있지 아니한가.

그런 면에서 ㈜실크하우스 정대진(38) 대표를 진정한 인생역전 주인공으로 소개하고 싶다. 12년 공군 폭발물처리요원에서 촉망받는 생활한복 디자이너로 변신했다면 충분히 그 칭호를 들을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

목숨을 내놓고 폭발물과 사투를 벌이던 직업 군인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복 디자이너로의 인생 전환. 단언컨대, 이는 분명하고도 완벽한 '인생역전'이다.

◇청주 17전투비행단에서의 인생 1막

실크하우스 정대진 대표.

강원도 양구 출신의 정 대표는 일찍이 직업 군인에 눈을 떠 1994년 진주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당시 공군기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3년 뒤 하사로 임관, 청주 17전투비행단에서 12년 간 폭발물처리요원으로 근무한 뒤 31살 때 중사 전역했다.

일반인들에겐 폭발물처리요원이 어떤 직업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을텐데, 한 마디로 얘기해서 '엄청나게 위험한' 직업이다.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라고도 불리는 폭발물처리팀은 3천여종에 달하는 폭발물을 언제, 어디서든 안전하게 해체해야 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항공 불발탄에서부터 설치 방식도, 해체 방식도 알 수 없는 국제 테러범의 폭발물까지 신속·정확하게 제거해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빨간선, 파란선 중 어떤 선을 잘라야 할지…. 단 한 순간의 선택에 수백, 수천의 목숨이 달린 절체절명의 순간. 덜덜 거리는 손으로 폭발물 제거에 성공한 뒤 땀범벅이 돼 그 자리에 주저 않는 주인공.

우리들이 스크린에서 혹은 안방에서 스릴 있게 보던 이 장면을 정 대표는 12년 간 묵묵히 수행해왔다. 그는 목숨까지 내놓고 하는 이 임무를 '천직'이라 생각했었다.

◇한복 디자이너로서의 인생 2막

하루하루가 액션영화 같던 그의 삶은 전역과 동시에 180도 바뀌었다. 직업 군인을 천직이라 여겼지만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 부득이 전역을 하게 됐다.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떠오르는 건 평소 관심 있던 '의류 디자인' 뿐이었다.

청주 서문동 한복 거리에 위치한 실크하우스 매장 모습.

퇴직금을 몽땅 털었다. 1년 정도 한복업체를 쫓아다니며 기술을 익힌 뒤 2008년 청주 서문동 한복거리에 지금의 실크하우스를 오픈했다. 그 때만해도 전통한복을 제작·판매하는 일반사업자였다.

시장은 생각보다 더 좁았다. 전통한복을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었을 뿐더러 그마저도 결혼식·명절 때 반짝이었다. 이대로 가단 퇴직금만 홀랑 날릴 것 같았다.

실크하우스 제품 사진들.

생각을 바꿨다. 주 타깃을 생활한복으로 틀었다. 고름과 대님을 지퍼나 단추로 바꾸던 과거의 개량한복 수준을 벗어나 서양인들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2012년 제조업체로 법인 전환을 한 뒤 기술력을 집약, 지난해 '꼬레아노(www.꼬레아노.kr)'라는 브랜드를 시판했다.

실크하우스 김윤정 디자이너가 한복 저고리에 입체수를 놓고 있다.

말로만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외국인이 입을 수 있는 캐주얼 한복을 만들어낸 것이다. 얼핏 보면 서양 의복 같은 재킷, 드레스, 원피스에도 한복 디자인을 접목시켰다.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처음 출시됐을 때 수도권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고궁 나들이나 해외여행 복장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칭찬이 줄을 이었다.

그 바람을 타고 최근엔 40~50대 중장년층과 외국인들이 이 제품을 찾고 있다고 한다. 패션쇼 등에서나 구경하던 고급 한복이 아닌 하와이 와이키키나 프랑스 파리에서도 입고 다닐 수 있는 캐주얼 한복이 상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업체는 기세를 몰아 올해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의 교민은 물론 푸른 눈의 외국인에게 캐주얼 한복을 입히는 게 제1의 목표다.

현재 한복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충북의 수출 중소기업으로 촉망받는 실크하우스가 해쳐나갈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정 대표는 "단순히 보는 아름다움이 아닌 생활 속에서 즐기는 아름다움을 찾고 싶다"며 "전통을 현대사회와 접목,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복을 만들어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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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협력으로" 성장 네트워크 구축하는 충북이노비즈

[충북일보] "충북 이노비즈 기업들이 연결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지역 내 탄탄한 경제 기반으로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 30일 취임한 안준식(55) 신임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장은 회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술혁신 플랫폼'으로서 이노비즈협회 충북지회 역할을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안 신임 회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해야할 부분은 이노비즈기업 협회와 회원사 위상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대외협력위원회(위원장 노근호 전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경영혁신위원회(위원장 이미연 ㈜유진테크놀로지 대표) △회원사 협력위원회(위원장 한연수 ㈜마루온 대표) △봉사위원회(위원장 함경태 ㈜미래이앤지 대표) △창립 20주년 추진위원회(위원장 신의수 ㈜제이비컴 대표)로 5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준식 회장은 도내 회원사들이 가진 특징으로 빠른 적응력과 협력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는 "충북 이노비즈 기업은 제조 기반 기술력과 신사업으로의 적응력이 뛰어나다. 첨단산업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분포해 있고, 산업단지 중심 클러스터화도 잘 이뤄져 있어 협력 네트워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