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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힘이다 -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세계적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의 본고장
1979년 청주산단에 둥지… 지난해 롯데와 합작
위기 딛고 재도약… 올해 2천800억 매출 예상
미국 등 20여개국 1억불 수출 '충북경제 효자'

  • 웹출고시간2015.12.03 18:27:54
  • 최종수정2015.12.03 19:55:16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전경.

[충북일보] 영어 커피(coffee), 프랑스어 카페(caf·), 독일어 카페(Kaffee), 네덜란드어 코피(koffie), 이탈리아어 카페(caffe), 터키어 카베(kahveh) 등등.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소 다르지만 세계인의 커피 사랑은 공통적이다. 그 중 한국이 유별나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거리에서나 커피 향이 나지 않는 곳이 없다. 외신에서는 우리나라를 '커피 공화국'이라고 부를 정도다. 그만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다소 논란이 있긴 하나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라는 게 통설이다. 지금은 브라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와 베트남 등의 동남아에서 많이 생산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편하게 즐겨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는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을까. 아프리카도 아니고, 중남미·동남아도 아니다. 바로 '스위스'다.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기 한 해 전인 1938년 스위스 네슬레社에서 만들어진 '네스카페'가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커피다.

◇1867년 설립… 148년 역사
네슬레(Nestl·)의 역사는 18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스위스의 화학자였던 앙리 네슬레는 세계 각국의 아이들이 굶어 죽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연유공장을 설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아식, 유제품, 초콜릿 및 당류, 가공식품 등을 제조·판매한다.

식료품 회사로 출발한 네슬레는 회사 로고에서도 새끼를 품는 어미 새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둥지라는 뜻의 'Nest'에 'le'를 붙여 '새 둥지에 깃들다'는 의미를 담았다.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듯 전 세계인에게 식품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설립 초기 식료품에 주력하던 네슬레는 1938년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커피인 '네스카페'를 내놓는다. 이 제품은 1년 뒤 발발한 세계 2차 대전에서 군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계적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다.

이때만 해도 애호가들은 커피에 우유를 타먹었는데, 1980년대 네슬레가 세계 최초로 식물성 크리머(보통 '프림'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용어다)를 선보이면서 크리머 커피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다.

◇한국네슬레, 청주와 함께한 인연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직원이 커피 생산라인에서 유통기한 마크를 확인하고 있다.

ⓒ 임장규기자
한국네슬레는 1979년 한국농어촌개발공사와 스위스 네슬레의 합작 법인으로 출범했다. 당시 회사 이름이었던 한서식품은 한국의 '한'과 스위스를 뜻하는 '서'를 따온 것이었다.

한국 시장은 처음부터 청주에서 시작됐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청주산업단지에 지금의 공장을 짓고, 1981년부터 이유식과 분말스프 생산에 돌입했다.
이후 1987년 본격적인 커피 생산을 위해 한국네슬레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이때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브랜드가 'Taster's choice(테이스터스 초이스)'다.

이 브랜드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 PX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당시만 해도 엄청난 고급 제품이었던 이 커피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전까지 미국에서 직접 사와야 하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였다.

1989년부터 동결건조·분무건조 방식의 커피와 크리머를, 1990년부터 커피 믹스(사각형 타입)를, 1999년부터 스틱 커피를 각각 생산한 네슬레 청주공장은 2012년 '테이스터스 초이스'와 '네스카페' 브랜드를 네스카페로 통합한다. 세계적으로는 '네스카페'가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명성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이유에서다. 선택과 집중, 네슬레는 한 가지 길을 택했다.

◇IMF 위기… 그리고 재도약

네스카페 커피 생산 공정 모습.

ⓒ 임장규기자
1990년대 중후반까지 40%대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던 한국네슬레는 1997년 IMF라는 불의의 일격을 맞게 된다. 당시 네슬레는 외국 자본이라는 인식과 국산품 애용 운동이 불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겪는다. 반면, 경쟁업체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면서 시장 점유율 80%대까지 올라갔다.

네슬레 관계자는 "사실 다른 업체에도 외국 자본이 끼어 있는데 유독 우리만 외국 회사 이름이라는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소한 청주에서는 매년 수억원대의 지방소득세를 꼬박꼬박 내는 향토기업이나 다름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장점유율 5%대까지 떨어진 한국네슬레는 2014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그룹과 손을 잡는다. '롯데네슬레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 달은 이 회사는 1년 반 만에 5% 점유율을 8%까지 끌어올리며 반등에 성공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천800억원. 메르스 여파로 대부분의 기업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롯데그룹의 막강한 유통력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10%의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 시장에서도 매년 1억 달러 규모의 물량을 미국, 일본, 홍콩, 이스라엘, 그리스 등 20여개국에 내보내며 충북 경제에도 큰 도움을 보태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 관계자는 "고난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 우리에겐 도약할 일만 남았다. 청주는 세계적 커피 브랜드 '네스카페'의 본고장으로 거듭날 것" 이라고 힘줘 말했다.

/ 임장규기자

장권도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장 인터뷰

장권도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장

지난 1992년 한국네슬레에 입사, 현재의 롯데네슬레코리아 청주공장을 이끌고 있는 장권도(57) 공장장(상무). 고향은 경남 진주이지만, 23년간 청주공장을 지키면서 이제 충북 사람이 다 됐다. 야구도 한화 이글스를 응원한다. 비록 지난해 롯데와 합병되면서 마음 속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지만.

- 지난 한 해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어떤가.

"임단협 문제로 1년 정도 노사 간 대립 구도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7월 모든 것을 봉합하고,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식을 했다. 회사의 경영난을 함께 이겨나가자는 목표 아래 '가족경영, 상생경영'을 기치로 내세웠다. 지금 분위기는 너무나 좋다. 서로 윈-윈 하기 위해 동반자적 행진을 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본인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Fun 경영'이다. 자고로 직장생활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어야 흥도 나고, 흥이 나야 생산성도 향상된다. 그래서 요즘엔 '칭찬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작은 것에도 웃고, 칭찬하는 직장 문화를 만들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는.

"2020년까지 커피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8%에서 2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어려운 목표이지만, 자신은 있다. 우리 회사는 지난해 세월호, 올해 메르스 같은 모진 풍파에도 매년 10%씩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그동안의 어려움과 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청주에서 생산되는 네스카페를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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