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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도심 속 서당' 김충배 훈장

예(禮)로 세상을 열다

  • 웹출고시간2014.09.04 19:45:01
  • 최종수정2014.09.04 19:44:53

김충배 훈장이 청주남성초등학교 후문에서 학생들의 등교지도를 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차량이 붐비는 아침 등교 길, 난데없이 두루마기 한복차림의 훈장이 등교지도를 한다. 아이들은 익숙한 듯 훈장의 지도에 다소곳이 따른다. 지나는 사람들과 신호대기하던 운전자들은 신기한 듯 바라본다. 의관을 정제하고 도포를 휘날리며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도심 속 훈장, 김충배 훈장이다.

김충배 훈장이 등하교 길 지도에 나선 것은 2007년부터다. 그는"경기도에서 우연히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참혹한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스쿨존에서도 마구 달리는 운전자가 많은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그래서 어린이 등하교 길 교통안전지도가 교통사고율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이뿐이 아니다. 청소년 범죄와 탈선예방의 중요성을 절감하고'야간자율방범'활동도 펼쳤다. 또한 청주시에서 시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독거어르신 고독사 예방을 위한'실버행복드리미'자원봉사활동도 전개했다. 지난 7월에는 청주시에서 주는'이달의 봉사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학으로 다시 길에 서다

청운서당 김충배 훈장은 지독한 가난 탓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지 마을 서당에서 사서삼경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참 가난했다.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후 동네 서당에서 5년 동안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를 배웠다. 그 당시 김희명(작고, 서울대 국문학박사) 훈장님을 통해 한자에 눈을 떴다. 그때 글씨도 함께 익혔다."라고 말한다. 그는 훈장님이 돌아가시자 살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그는 "안 해본 것이 없다. 방직공장, 철강회사, 공사현장 잡부, 가게점원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21살에는 섬유회사에 입사를 했는데 글씨체가 좋다고 관리직원으로 발탁됐다. 그곳에서 무려 13년을 일했다. 그런데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세상과 저처럼 별나게 서당에서 공부한 사람이 사는 세상과는 서로 많은 차이가 느껴졌다."라며 "그들의 첨단지식과 처세는 뛰어나지만, 사람이 사는 도리와 인간적 향기는 부족해 보였다. 사서삼경과 소학, 천자문 등 오래된 한학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심오한 삶의 도리가 스며있다. 어려서부터 익힌 한학을 제대로 가르쳐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배웠다."라고 말한다. 김충배 훈장은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독파하고 방송통신대학 법학과를 5년 만에 졸업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년 반 만에 충북대 법학석사과정(민사법무)까지 끝내버렸다. 그래도 그의 학문적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2009년부터 다시 방통대 교육학과로 편입, 현재 4학년 과정중이며, 청주향교 예절전문지도자 5기 과정을 수료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에서 오직 3명뿐인 '훈장특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한자를 가르치는 훈장

개구쟁이 아이들이 어려운 천자문을 막힘없이 읽어나간다. 얼굴에는 장난기 가득하지만, 막상 엄한 훈장님 앞에서는 제법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금방 키득거리며 옆 자리 아이와 장난을 쳐댄다. 역시 아이들이다. 하지만 훈장 선생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한자(漢字)를 짚어가며 뜻과 마음을 가르친다. 아이들의 눈빛이 다시 초롱초롱 살아난다. 김충배 훈장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해 무료로 아이들에게 한자교육을 한다.

청운서당 김충배 훈장은 "내게 꿈이 있다면, 받은 것을 다시 되돌려 주는 것이다. 서당에서 옛 스승에게 배운 귀한 공부를 다시 나누는 것이다. 혼자 공부할 때, 자활학교에서 공부했다. 못 배운 설움만큼 슬픈 것이 없다. 자활학교에서 다시 야학선생으로 나설 것이다. 어렵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김충배 원장의 소망은 소박하지만, 깊다. '배운 것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현재 흥덕경찰서에서 방범순찰대 대원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한자3급 과정을 가르친다. 그것도 나눔의 일환이다. 그는 "젊은 대원들에게 인생의 정수가 담긴 명심보감이나 소학, 천자문을 통해 세상의 지혜와 도리를 가르쳐주고 싶다."라며 환하게 웃는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그동안 내면에 켜켜이 쌓아왔던 삶의 내공을 이웃들과 남모르는 이들에게 나누어 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것을 지켜갈 것이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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