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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대표 효녀 '속리산 약초소녀' 여예슬양

병환 중이신 할아버지, 나물 파는 할머니
돕기위해 어릴 때부터 산나물 채취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모든 일에 적극적

  • 웹출고시간2013.05.07 21:40: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난 5월2일 본보에서 보도한 '우리가 충북 대표 효자효녀입니다.'란 기사에 소개된 보은여중1학년 여예슬양의 애틋한 사연을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뉴스속의 뉴스'로 선정해 네러티브 저널리즘 형식으로 소개한다.

보은 속리산 법주사 입구에서 산나물을 파는 할머니와 예슬이.

ⓒ 윤기윤 기자
"우리 집에는 쟈가 없으면 안 돼요."

7일 오후, 봄빛이 좋은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예슬이의 집은 낮고 허름했다. 문을 겨우 열고 누운 채, 손님을 맞이하는 할아버지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예슬이 세 식구가 사는 집은 어둡고 비좁았지만, 따스한 온기가 흘렀다. 조부모를 생각하는 예슬이의 고운 마음과 바지런히 움직여 집안일을 해내는 예슬이의 야무진 손끝으로 집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예슬이 때문에 버텨 나가지유."

법주사 앞 노점에서 나물을 파시던 할머니도 디스크로 굽은 허리를 간신히 펴며 말한다. 예슬이가 할머니 일을 돕기 시작한 것은 할아버지 병구완보다 훨씬 전부터다. 대여섯 살 때부터 속리산을 오르내리며 할머니와 같이 산나물을 채취하고 다듬는 일을 도왔다. 지금은 어른들 못지않게 각종 산나물이 어느 산자락에 많은지 취나물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꿰뚫고 있다. 학교가 일찍 파하는 날이면 할머니와 같이 노점에 앉아 나물 파는 일을 돕기도 한다.

보은군 속리산자락에 살고 있는 약초소녀는 바로 보은여자중학교(교장 김흥렬) 1학년 4반 여예슬이다. 병환 중이신 할아버지와 산나물 채취로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지난 5월 7일 충청북도교육청과 KBS청주방송총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11회 충북학생효도대상에서 예슬이는 효행상 수상자로 선정, 상패와 장학금 100만 원을 수여 받았다.

생후 7개월부터 부모의 이혼으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손에 맡겨진 예슬이는 또래보다 속이 깊고 의젓했다. 하지만 별것 아닌 일로 가끔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에서는 이제 겨우 초등학생을 벗어난 어린아이 티가 가시지 않는다. 그런 어린 손녀가 병석에 계신 할아버지를 간병하고, 나물 노점상을 하는 할머니를 늘 도우면서도 한 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십여 년 전 발병하여 직장암, 심장병, 녹내장, 백내장 등의 수술에 현재는 신장 투석과 당뇨 합병증으로 고통 받는 할아버지가 입원하실 때마다 예슬이는 병실에서 밤새 병상을 지킨다. 집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의 손발이 되어 드리고, 한밤중에도 당 조절 때문에 사탕을 찾으시는 할아버지의 입 속에 잊지 않고 사탕을 넣어 드리는 예슬이다. 또 할아버지의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여 2주에 한 번씩 병원에 우편 발송하는 일도 예슬이의 몫이다. 이런 일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도맡다시피 해왔던 것이다.

산 너머 산이라 했던가. 예슬이마저도 지금 건강이 썩 좋지 않다. 빈혈로 병원에서 정기 진료를 받고 있는 형편이다. 약한 몸으로 집 안에서 어른 한 몫 이상의 일을 하면서도 예슬이는 학교의 모든 일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4월 과학의 달에는 교내 물 로켓대회에서 전체 학년 중, 1학년으로서 1위를 차지했다. 청소년단체인 적십자 단원이며, 또래상담 동아리활동의 상담도우미로서 친구들의 심리 상담도 도맡는다. 초등학교 때의 면면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웃어른 공경상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해마다 받아왔고, 청소년 단체 활동인 스카우트 응급처치대회 우승, 영어말하기 대회, 우리 고장 자랑대회, 가족독서발표대회, 통일한마당 백일장, 정보올림피아드, 직지토론대회, 포환던지기 등에서 상위권의 입상을 휩쓸었다. 글쓰기, 외국어 말하기대회, 컴퓨터, 체육활동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한 아이가 해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예슬이는 종횡무진 활약했다. 예슬이에게 꿈을 물었다.

"꿈이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시는 것이구요. 그래서 제가 멋진 어른이 된 것을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보여 드리고 싶어요."

물질의 풍요에 젖어 오히려 무기력하고 나태한 모습의 정신적 결핍 시대에 예슬이가 보여 주는 삶은 그대로 요즈음 청소년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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