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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윤

前 산소마을 편집장

영화 '각설탕'은 제주도 푸른 목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인공 시은과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은 말 '천둥이'와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아이들과 영화를 보면서 함께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런 공감대가 형성된 탓인지 진도에서 사온 강아지의 이름을 '천둥이'라고 짓자는 막내 아이의 제안에 가족들은 두말없이 합의했다. 아파트에서 '천둥이'를 키우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4개월이 지나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개인주택인 외가로 '천둥이'를 보냈다. '천둥이'는 무럭무럭 자라 성견이 되었다. 아이들은 이따금씩 외가에 가서 '천둥이'를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어느 날 외가의 대문에 붙여진 한 장의 쪽지로 인해 온 식구들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는 근처에 사는 주민입니다. 댁의 개로 인해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주로 야간근무를 마치고 낮에 잠을 자는데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부디 선처를 베풀어주십시오.'라는 내용이었다. 장인은 '천둥이'를 더 이상 맡을 수 없다는 뜻을 우리에게 전해왔다. 아이들은 '천둥이'를 키울 수 없는 우리 집 환경(아파트)을 원망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여긴 장인은 미지(未知)의 항의자에게 답장을 써서 대문에 붙였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교육을 시켜, 짖지 않도록 해 보겠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개가 계속 짖을 경우, 다른 곳으로 보내겠습니다. 일주일만 참아주십시오.'

장인은 '천둥이'에게 이웃주민이 항의한 글을 읽어주며, "천둥아, 너 이렇게 하루 종일 짖어대면 넌 우리랑 못살아."라고 사람에게 설득하듯 진지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장인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참 신기한 일이야. 천둥이가 짖지를 않아. 진돗개가 똑똑하긴 똑똑하네."라며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천둥이가 장인의 말을 알아듣고, 더 이상 짖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이웃 간의 작은 소동은 일단락되었다.

한 달이 지나, 다시 장인에게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대문에 쪽지를 남겼던 미지의 이웃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옆집에 살고 있는 청년이었다. 청년은 개 사료 한 포와 과일 꾸러미를 들고 와 장인에게 정중한 말투로 "저 때문에 신경 많이 쓰셨죠. 대문에 쪽지를 남겨놓고 괜한 짓을 했나하고 후회했어요. 그런데 정말 개가 짖지 않더라고요. 저 때문에 그 동안 개가 얼마나 고된 훈련을 받았을까 생각하니 너무 미안했습니다. 저도 동물을 무척 좋아하거든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인이 극구 사양했지만, 청년은 가져온 화해(和解)의 선물을 현관에 놓고는 총총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화해와 타협이란 말은 비슷하지만, 진정성에서 분명 다르다. 화해(和解)는 내면 깊숙이 진심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라면, 타협(妥協)은 마음으로는 인정하지 못하지만 필요에 의해 서로 양보하는 마음이다. 이웃의 항의 때문에 장인이 '천둥이'를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다면 그것은 이웃과의 타협이지만,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천둥이'를 달래어 이웃과 공동체로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 모습이 바로 진정한 화해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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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