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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예인과 장인들 - '타악기의 달인' 이석재

덩~ 난계의 고향서 울려퍼지는 '우리의 소리'

  • 웹출고시간2010.01.07 20:08:08
  • 최종수정2014.07.20 13:29:19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는 옥계폭포가 있고, 이 폭포를 보며 자라나 조선 초기 대제학과 이조판서까지 지낸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이다.

박연 선생은 우륵, 왕산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힐 정도로 우리 국악의 기초를 다진 분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박연 선생의 묘소와 그분 위패를 모신 난계사(蘭溪祠)와 난계 신도비(神道碑)가 있고, 영동군에서 2000년에 난계국악박물관과 난계국악기제작촌까지 마련해 가히 국악의 성지(聖地)라 할 수 있다.

국악 악단의 중국산 북들을 대체할 우리 북을 만든 이석재씨.

이 국악기제작촌에서 현악기공방(대표 조준석)과 더불어 타악기 공방을 이끌며 장구, 북 등 을 만들고 있는 이석재 대표(45) 역시 우리 국악기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에서 다른 국악인들 못지 않다.

그는 국악기는 그 나라의 음을 내는 그 나라의 악기이기 때문에 우리 국악기를 중국 등 외국에서 아무리 똑같이 만들어 와도 우리 음이 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국악기는 우리 나라에서 4계절마다 나오는 재료들로 만들어야 하고, 외국과는 기후와 물이 달라 음색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종종 일본 북이 우리 북보다 소리가 잘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우리 북은 '덩~~'하며 부드럽고 여운 있게 소리 나는 반면 일본 북은 '똥-'하며 강하고 짧은 소리가 납니다"라는 그는 "그것은 일본은 우기가 많아 이를 이겨내기 위해 가죽을 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어렵게 만드는 우리 북에 비해 공산품으로 대량 생산되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의 빨간통 북을 일부 국악단체들이 우리 북으로 잘못알고 쓰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은 소, 양, 말 등 동물 가죽이 소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중국 북은 철분기가 많은 물로 가죽을 처리하기 때문에 우리 북하고는 음색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국악단체가 중국에서 공연할 때 중국산 빨간통 북들은 천으로 가려놓고 연주를 하는 부끄러운 해프닝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장구에 울림판이 될 동물 가죽을 씌우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이 대표는 국악 관현악단이 중국산 빨간통 북을 대신할 우리의 북 6개 1세트를 4년간 연구 끝에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 공방에서 산조 장구, 정악 장구, 소고, 특수북 등 70여종의 타악기를 만들고 있다.

◇ 지름 5m46㎝ 세계 최대 북 제작중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을 만들어 기네스북에 도전할 계획인 영동난계국악기제작촌 이석제 타악기공방대표가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문화관광부에서 미국 국회의사당에 마련되는 한국관에 전시할 악기를 요청하자 공들여 만든 장구와 북을 기증해 세계에 국악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또한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을 만드는 전대미문의 모험이자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북으로 알려진 것은 2001년 일본에서 만든, 지름이 4m 80㎝나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지금 영동군의 지원을 받아 만들고 있는 북은 지름이 5m 46㎝, 길이가 6m나 되는 초대형 북이다.

영동군에서 이 초대형 북 제작에 관해 처음 제안해 왔을 때 그는 "전에 봐 놨던 수령 150~200년되고 5년 동안 건조된 우리 소나무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찾아오면 해 보겠다"고 했고, 영동군은 수소문 끝에 인천으로 팔려간 그 소나무들을 사 오는데 성공함으로써 작업은 시작될 수 있었다.

무게만 7.5톤에 달하는 우리 소나무 400여 그루가 사용되는 이 초대형 북을 위해 이 대표의 지휘아래 6명의 악기장이 대형 크레인까지 동원해 10개월째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울림통을 만들기 위해 수 많은 나무조각들을 가로 세로로 꿰어 맞추는데 뒤틀림을 방지하고 이음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나비모양의 나무 쐐기인 나비장이 1,350개나 들어갔다.

울림통이 완성되면 소 60마리 분량의 가죽으로 만든 큰 8개의 가죽을 태극 완자 모양으로 이어붙인 울림판이 씌워지게 된다.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들이 거의 마무리됐고, 단청 등 채색 작업을 거쳐 오는 봄이면 드디어 세계 최대 북이 우리 재료만으로, 우리 손으로 완성되게 된다.

영동군은 북이 완성되면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북으로 등재를 신청하고, 박연 선생의 고향인 영동을 알리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 참나무 울림통 개량북 인정받아

우리 소리를 낼 장구 울림통들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말에는 참나무 원목으로 울림통을 만든 개량 소리북을 제작,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판소리 반주용으로 사용되는 이 개량 소리북은 종전 북이 소나무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참나무를 씀으로써 내구성을 향상시키고, 가죽 역시 처리할 때 화학약품 대신 감을 우려낸 물의 탄닌 성분을 사용해 유연성을 높여 종전 북보다 소리 울림의 여운이 길어졌다.

그는 "울림통을 직접 두드리는 특별한 타법을 구사하는 소리북은 소나무로 된 울림통의 내구성이 떨어져 소리가 깨지는 단점이 있다"며 "소나무 대신 참나무 판을 이어 붙여 울림통을 확장했고 감물을 이용한 새로운 제혁법을 도입해 내구성을 높이고 자연에 가까운 색과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전 출생인 이 대표는 이곳 난계국악기제작촌에 들어오기 전까지 대전에서 타악기 제조와 국악기 미니어처 제작으로 잘 나가던 국악인이자 사업가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악기에 들어가는 소, 개, 노루, 양, 말 등의 가죽을 처리하는 일을 하던 매형과 누나 집에 함께 살면서 가죽처리하는 기술을 익혔다.

군대를 제대한 이후 사업 아이템으로 장구, 북 등 국악기 모형의 열쇠고리, 저금통 등 수제 미니어처를 선정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 6년 동안 밤마다 통깎기 연습

국산 오동나무를 깎고 속을 파내 장구 울림통을 만든다.

장구 울림통 깎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구의 유명한 사람을 찾아갔지만 허드렛일만 시키고 기술은 가르쳐 주지 않아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장구 공장의 김삼식 대표를 찾아가 배우기도 했고, 다른 기능인을 초청해 가르침을 청하기도 했다.

밤마다 혼자서 나무 통을 파내는 일을 반복하며 기술을 연마하기를 5~6년이 지나자 주변 사람들이 그의 기술을 인정하고 나무통 파내는 일거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북, 장구 등 타악기의 9할이 가죽이라고 할 정도로 가죽은 소리를 내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그는 옛날 북을 수없이 뜯어보며 참고했고, 국악인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하며 가죽에 대해 공부한 결과 우리 한우 가죽이 최고로 좋고, 가죽은 신선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일반적인 가죽은 1번에 4~5일씩 걸리는, '장을 치는' 작업도 나름대로 노하우를 쌓았고, 대형 북을 만들 때는 이런 장치는 작업을 3번이나 반복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리고 가죽에 붙어 있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화학약품 보다는 7~8월에 땡감을 우려낸 물을 사용, 소리 여운을 늘렸더니 국내 명창 3명으로부터 북에 대해 인정을 받았다.

한편 이 대표가 장구, 북 등의 미니어처 공예품을 만들어 시중에 내놓자 인기가 좋아 20대 말에 전국에서 오동나무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사람이 될 정도로 사업도 잘됐다.

나무를 가공하다 보니 성인용 장구를 만들기에는 작은, 직경 24~25㎝ 정도되는 오동나무가 마땅한 쓰임새가 없는 것이 안타까워 이 나무들로 유치원용 장구를 만들어 각종 연주회와 교육단체 등을 통해 보급해 나갔다.

◇ '좋은 악기' 평가 받는 게 보람

난계국악기제작촌 타악기 공방서 70여 종의 악기를 만들고 있는 이석재 대표.

그러던 그였지만 국악기제작촌을 만들던 영동군이 국악기제작에 대해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입주를 요청하자 국악기 제작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기 위해 미련없이 산골지역인 난계의 고향으로 들어왔다.

여기 공방에서 악기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회원이 13명인 영동군 한 마을의 풍물패에서 겨우 꽹과리와 장구를 1개씩 사러오자 그는 13명 전 회원에게 장구를 하나씩 만들어 선물하며 활성화를 유도해 지금은 회원이 500여명이나 되는 영동군풍물패 연합회의 기초가 되게 하기도 했다.

또 전국을 돌며 6차례나 국악기 특강을 하기도 했고, 지금도 공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장구를 직접 만들어 가져가게 하는 체험을 도와주고 있고, 올해에는 주말마다 이런 국악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로 이 대표는 국악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악기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국악 명창들이나 사물놀이 거장인 김덕수씨 같은 연주자들에게 자신이 만든 악기가 '좋은 악기'로 평가 받는 게 가장 기분 좋은 일"이라며 활짝 웃는 그에게서 진정한 장인의 모습이 느껴졌다.

/박종천 프리랜서

주소 :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521-1 난계국악기제작촌 타악기공방

문의 : (043)740-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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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