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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22 19:53: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신라와 백제의 전투가 잦았던 보은지역엔 유달리 산성이 많다. 사적 제235호인 삼년산성을 비롯하여 노고산성, 문암산성, 백현산성, 태봉산성, 관기산성, 매곡산성, 주성산성, 호점산성, 국사봉산성, 노성산성, 동학대도소 산성, 벙어리산성, 다라니보루 등 14개의 크고 작은 산성이 보은을 둘러싸고 있다. 이런 산성을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산성 마케팅은 보은의 역사도 알리고 경기도 부양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보은의 강점을 사장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보은의 산성중에서 중심이 되는 산성은 역시 삼년산성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일보직전서 복원이 문제가 되어 낙마했으나 여전히 대기상태인 잠정목록에 올라있다. 보은읍 어암리에 있는 삼년산성은 현존하는 삼국시대 성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교과서 같은 역할을 했다. 다른 곳에서 성을 쌓을 때, 삼년산성은 늘 그 기준점이 되었다. '삼년산성이 몇 자 몇 치이므로 이에 준한다' 고 근거를 삼았다.

성벽을 보면 그 웅장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구들장처럼 납작한 현무암 계통의 돌을 우물정(井)자 모양으로 가로 세로로 엇물려 쌓았다. 안쪽 바깥쪽 모두가 돌이고 가운데도 돌로 꽉 채운 협축산성이다. 체성(體城)과 돌출부위인 치성(雉城)의 연결방식은 거의 직각으로 만나고 있음에도 덧씌우기가 아니라 논스톱 공법을 연상케 하는 엇물림 방식으로 쌓았다. 동쪽 높은 곳의 성벽은 13m나 되는데 단순히 높이만 따지면 만리장성을 능가한다. 성문의 구조 또한 특이하다. 삼년산성의 성문은 안에서 안쪽으로 당겨 여는 방식이 아니라 그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밀어 여는 방식이다. 성문에 빗장만 걸면 밖에서 도저히 열 수 없다.

백제 성왕은 옥천 부근으로 잠행을 나갔다가 삼년산성에 주둔하고 있던 장수 고고도도(高干都刀)에게 사로잡혀 죽임을 당했는데 그곳이 속칭 '구진벼루'로 알려진 구천(拘川)이다. 이 일로 백제는 성왕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삼년산성을 맹공(猛攻)하였다. 나당 연합군이 백제를 멸망시킨 후인 660년 9월28일, 당의 고종은 백제의 땅을 통치하는 웅진도독부(熊津都督府)를 설치하며 웅진도독 좌위중랑장 왕문도(王文度)로 하여금 황제의 조서를 무열왕에게 전달케 하는데 그 장소가 왕도인 경주가 아니라 바로 삼년산성이었다. 아마도 당의 침탈 야욕을 꺾기 위해 일부러 규모가 웅대한 삼년산성을 택한 것 같다. 삼년산성에서 있은 신라와 당의 접촉이 우리나라의 첫 국제회의에 해당된다.

전국적으로 성 이름에 '삼년'이라는 숫자가 붙은 곳은 이곳밖에 없다. 오정산성(烏頂山城)으로도 불렸으나 통상 삼년산성으로 많이 불렸다. 성을 쌓는데 3년이 걸려 성 이름이 그렇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래동화 중에는 '3년 고개' 이야기가 있다. 삼년산성과 이 설화를 접목시키는 방안은 없을까. 이를테면 성안에 '삼년고개'를 만들어놓고 탐방객에게 구르게 하면 운동도 되고, 비록 전설이나마 무병장수의 꿈을 꾸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삼년고개 이벤트'가 삼년산성 마케팅의 활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노고산성은 보청천을 사이에 두고 삼년산성과 마주 보고 있다. 석축의 대부분이 무너져 내렸으나 아직도 성 가운데는 우물이 남아있다. 동네 전설로는 명주실 한 꾸러미가 다 들어간다고 하는데 현재에는 거의 메워져 있다. 보은 지역 전설로는 노고산성은 백제의 성이고 삼년산성은 신라의 성으로 전해진다. 노고산성에서 장수가 활을 쏘면 수 십리를 날라 삼년산성까지 도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를 조사해본 결과 노고산성 역시 신라의 산성으로 추정되었다. 노고산성 아랫동네 이름이 '잣미'인데 '잣'은 곧 성을 일컬음이다. 충주의 장미산성도 '잣' 또는 '잣뫼'가 변형되어 그렇게 된 것이다.

회인의 매곡산성은 아주 작은 산성이지만 삼국의 길목으로서 요충지 역할을 했다. 성의 모습이 눈썹같이 생겼다 하여 아미산성(蛾眉山城)이라는 별칭도 있다. 후삼국 시대에 후백제의 장군인 공직 장군은 매곡성 성주를 지냈다. 그는 후에 고려로 귀화하여 개국 공신이 되었다. 이 산성은 몇 년 전에 농로의 개설 등으로 석축이 많이 망가졌다.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도 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해 날로 훼손이 심하다.

장내리 '대도소 돌성'은 동학농민전쟁의 흔적이다.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기 전, 장내리에 모인 수만의 동학교도들은 반봉건, 반외세와 교조신원운동의 기치를 높이 들며 돌성을 쌓았다. 동학의 흔적이 뚜렷한 유적지임에도 역사의 조명을 별로 받지 못하는 곳이다. 보은 지역에 산재한 산성은 보은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고 보은을 살찌우게 하는 자산이다. 산성 마케팅으로 보은의 활로를 개척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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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