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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폭염·태풍·잼버리 차출까지…날밤 새는 공무원들

오송참사 이후 시민들 눈초리에 죄인 심정
수해복구작업에 시 공무원 1만8천명 투입

휴가 고사하고 '힘들다' 말도 못 할 분위기

  • 웹출고시간2023.08.10 20:30:56
  • 최종수정2023.08.10 20:30:56
[충북일보] 최근 장마와 집중호우, 폭염에 이어 태풍까지 몰아치면서 청주시 소속 공무원들의 긴장상태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발생한 오송참사 등의 책임을 묻는 시민들의 눈초리에 청주시 3천여 공무원 전체가 죄인이 된 심정으로 매일같이 수해복구작업과 비상근무로 날밤을 새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수해복구현장에 투입된 시 소속 공무원만 누적 1만8천명에 달한다.

3천여 공무원들 전체로 따지면 자신의 기존 업무와 병행해 1명당 최소 5일 이상은 수해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는 뜻이다.

주말에도 복구현장으로 출근했고 이재민 임시대피소에서 3교대 밤샘근무도 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복구작업이 완료된 상태지만 한달여 간의 복구작업을 끝마치자마자 최근에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 각국 학생들이 갑작스레 충북에 머물게 되면서 시 소속 공무원들은 통역이나 안내역으로 차출됐다.

공무원들은 잼버리 학생들을 태운 버스마다 동승해 시의 관광지 등을 안내하고 있다.

숙소에 대한 항의에 더불어 코로나19 확산 방지까지 진땀을 빼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6호 태풍 '카눈'까지 청주지역을 강타해 피해가 발생했을까 걱정하는 공무원들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극심한 상태다.

이와함께 최근 연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달하는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관리에도 신경이 곤두서있다.

수해에 이은 폭염, 태풍, 잼버리까지 이어지는 긴장 상태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같은 상황에 공무원들에게 여름휴가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청주지역 사기업이나 타 기관과 달리 시 공무원들에게 휴가는 딴 세상 이야기다.

휴가의 '휴'자도 꺼낼 수 없는 분위기다.

용감하게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은 채 안면몰수하고 휴가를 떠나고 싶어도 이마저도 쉽지않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시 소속 공무원들의 여름휴가 자체를 자제시켰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달 16일 전체 직원들에게 "재해 피해복구 등 행정력 집중을 위해 전 직원의 하계휴가를 자제해달라"고 지시했다.

휴가를 계획했던 공무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예약했던 숙소나 항공편들을 모두 취소했다.

당시 휴가중이던 공무원들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업에 복귀했다.

한 공무원은 "가족의 대소사가 있어도 눈치가 보여 휴가는 고사하고 연차도 내기 힘든 실정"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사직서를 제출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날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르는 긴장상태에 요즘들어 늘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시 소속 공무원 전체가 힘든 상황에서 '힘들다'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라고 울먹였다.

한 간부급 공무원은 "이 시장부터 하루 일정이 재난회의로 시작해 수해현장 방문, 기탁식, 재난회의로 끝나는 마당에 직원들이 '힘들다'는 얘기를 꺼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만 참자'는 말을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낙담했다.

오송참사 이후 공무원을 향한 시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지만 일각에선 일선 공무원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가 지난 9일 오후 4시 태풍에 선제적으로 하상도로를 통제하자 청주의 한 대형 커뮤니티에선 "퇴근시간에 통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시민들과 "이번엔 공무원들이 선제대응을 잘했다"는 시민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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