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질병을 '신의 징벌'로 생각했다. 신이 인간의 죄에 대해 내린 벌이나 보복으로 여겼다. 질병을 신과 결부시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몸살이나 감기조차도 신의 저주로 여겼다. 지금은 다르다. 질병과 인간은 오랜 세월 서로 정복하고 진화해 왔다. 한 마디로 인간은 지금도 질병이라는 적과 동침 중이다. 참으로 질긴 인연이다. ***언제 대재앙 될지 몰라세계 역사를 뒤흔든 질병들은 많다. 페스트와 콜레라, 독감, 사스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전염성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문헌상 최초의 전염병은 그리스 로마시대 퍼진 역병이다. 아테네와 로마 제국을 멸망까지 치닫게 할 정도였다. 14세기의 페스트(흑사병)는 중세 유럽을 붕괴시켰다. 페스트는 1347년 이탈리아 남단 시칠리아에 상륙했다. 단 3년 만에 유럽인의 절반을 휩쓸어 버렸다. 이후 300년 동안 유럽 대륙 전체를 공포에 떨게 했다.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었다.15세기는 르네상스가 열렸다. 성의 억압에서 해방된 시대다. 그러자 매독이 기승을 부렸다. 잦은 전쟁으로 군인들이 많았다. 매춘이 성업했다. 매춘부를 통해 군인들에게 전염된 매독은 전쟁이 끝난 뒤 급속하게 퍼졌다. 17~18세기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피그말리온이라는 왕이 있었는데 자신이 조각한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 왕은 조각상이 사람으로 변하길 간구했다.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다. 1964년, 미국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은 학생들에 대해 지능테스트를 실시했다. 한 그룹의 학생을 뽑아 몇 개월 후에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그룹에 속한 학생들의 성적은 그 기대처럼 성적이 올랐다. 그러나 그 그룹의 학생들은 상위그룹만을 추린 것이 아니라 무작위로 뽑은 것이다. 교육심리학에서는 이를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ft)라고 부른다. 간절히 바라면 그 목표가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실오라기 비단 강(錦江)이 소백산맥과 차령산맥을 굽이쳐 흐르다 기름진 땅을 일궈낸 오송 벌판에 일곱 빛깔 찬란한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무지개가 떴다. 선사시대, 비단 강변 만수리 연제리에서 주먹도끼를 만들고 신석기시대, 쌍청리에서 토기를 구우며 생명의 씨앗을 뿌리던 선인들은 문명의 하이테크를 후손들에게 전하며 기어이 복된 이 땅을 동북아 생명과학의 허브로 만들었다. 오송 벌의 무지개는 비갠 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신발 끈을 다시 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하다. 논쟁은 공허하고 소모적일 뿐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실천과제를 고민할 때다. 그 첫 고민은 첨단의료복합단지 분산 배치에 대한 비판적 복기에서 시작함이 바람직하다. 위기는 기회다. 또한 더 나은 성공을 위해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복기는 실수 찾기다충북 오송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지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절반의 성공이다. 그럼에도 첨복단지의 오송 유치는 충북도민 모두를 흥분시킨 대형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오송 첨복단지는 늪처럼 깔려 있던 한과 원을 단숨에 풀어줄 것 같다. 낙후와 변방이라는 숙명 같은 멍에도 일시에 벗어던지게 해줄 것 같다. 우리의 간절한 소망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제2의 도전이다. 첨복단지 오송 유치는 완전한 성공이 아니다. 절반은 실패란 말이다. 절반의 성공은 곧 절반의 실패다. 약일 수도 있지만 독일 수도 있다. 절반의 실패를 딛고 더 큰 것을 이뤄야 한다. 부족한 선험적 성공은 자칫 자만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더 큰 것을 이루는데 큰 적일 될 수 있다. 작은 만족감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 있다. 첨복단지는 충
역사적으로 삼국의 접경지대였던 충북은 어느 곳엘 가나 삼국의 문화가 삼원색처럼 융합되어 있다. 삼국의 문화는 모자이크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충북문화, 중원문화라는 특이한 형태로 숙성되고 진화되었다. 이는 빨강, 노랑, 파랑 삼원색이 합쳐 흰색을 만드는 과정을 연상케 한다. 삼원색은 각기 존재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융합을 하며 독창적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 색깔은 홀로 존재하기도 하고 다른 색깔과 손을 잡고 뒤섞이며 중원문화를 창출해 내고 있다. 펼치면 삼국문화요, 응집하면 중원문화다. 도내에서도 삼국의 문화가 가장 강렬하게 풍겨오는 곳은 다름 아닌 충주다.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충주에 가면 삼국의 문화를 번갈아 가며 느낄 수 있고 또 삼국의 문화가 융합된 묘한 현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한강의 상류인 남한강은 일찍이 삼국의 젖줄 역할을 하였고 삼국은 그 젖줄을 차지하기 위해 충주 벌에서 혈투를 벌였던 것이다. 충주를 차지하는 자가 중원의 패자(覇者)로 군림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역사의 법칙이다. 충주에는 백제, 고구려, 신라 문화가 뚜렷이 존재한다. 충주시 가금면에 있는 장미산성은 고구려 산성이냐, 백제산성이냐를
얼마나 더 당해야 정신을 차릴지 묻고 싶다. 정권이 바뀐 뒤 지금껏 충북이 얻은 게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 세종시도 그렇고, 첨복단지도 그렇다. 그저 기다리라고만 한다. 하지만 막연한 인내는 인내가 아니다. 만용이다. 도둑을 안방에 들여놓고 전 재산을 주는 꼴이다. 결국 거지가 되는 지름길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금 충북이 그렇게 될 형국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정치권 정략적 편법 안 돼얼마 전 우정을 나누며 사는 지인으로부터 사자성어로 된 붓글씨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은 족자로 만들어 방에 걸어두고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심여철석(心如鐵石)··. 이 글귀를 풀이하면 ··마음을 쇠와 돌 같이 단단히 하라··는 뜻이 된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글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이 글귀의 뜻을 온 충북도민들에게 새겨주고 싶다. 충북은 지금 초조하다. 세종시와 첨복단지가 그 초조함의 중심이다. 청원 일부 지역의 세종시 편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여당 대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게 최근 답이다. 첨복단지는 충청권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당초 약속대로
청주 중앙공원에 여름이 내려앉는다. 매미가 여름 한 자락을 찢어내기라도 할 듯 요란하게 울어 젖힌다. 여름 물난리에 이색 선생을 구했다는 수령 800년 된 은행나무와 충청병영의 영욕을 간직한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훌륭한 햇빛 차단제가 된다. 그 시원한 나무그늘, 역사의 그늘을 찾아 수많은 노인들이 이곳을 찾아 든다. 청주는 물론 청원지역에서도 상당수의 노인이 중앙공원을 즐겨 찾는다. 외로움에 지치고 경제난에 찌든 노인들은 이곳에서 동년배와 어울리며 삶의 고단함을 잠시 잊는다. 사회봉사단체가 심심찮게 점심식사를 제공하니 주머니를 절약할 수도 있다. 중앙공원은 어느새 노인공원이 됐다. 노인공원이 되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지만 중앙공원의 모습이 겉과 속이 다른 이상한 형태로 진화하여 그 오랜 역사성에 흠집을 내고 있기 때문에 속이 상하는 것이다. 겉으로는 여느 공원과 다름없이 삶의 이야기가 무륵 익는 휴식의 공간이지만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삶의 그림자와 얼룩이 짙게 배어 있다. 중앙공원에서는 계절도 없이 윷놀이 판이 벌어진다. 윷놀이는 통상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행해지던 풍습이나 이렇다 할 여가문화를 갖지 못한 노인들은 시도 때도 없이 이곳에서 윷놀이를 즐기
대한민국 성인남자 흡연율이 다시 늘었다. 정부의 담배규제정책 5년만의 일이다. 정부는 지난 2005년 담뱃값 인상을 비롯한 담배규제정책을 시작했다. 감소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그 추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성인남자 흡연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증가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이나 경고문 같은 종래의 금연정책 약발이 떨어진 탓이라고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증세의 수단이 돼선 곤란담배는 종종 막힌 생각을 틔워준다. 근심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어떤 때는 권태를 달래주고 피곤을 덜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애연가들은 식후나 용변 시 담배를 제일미(第一味)로 꼽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흡연율이 다시 늘고 있다. 스트레스 때문이란 해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국적으로 실업자가 늘고 백수상태의 청년들이 많아졌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조사결과도 당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58%가 '습관'을 흡연이유로 꼽았다. 그 다음이 '스트레스 해소'(32.5%) 와 '심심해서'(4%) 였다. 정부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추진 방법이 너무 뻔하다. 또 담뱃값 인상이다. 금연구역 확대와 흡연에 대한 경고 등은 곁다리일 뿐이다. 국민 건강을 위한다면
오락가락하는 장맛비 속에서도 바캉스 시즌이 열렸다. 맑고 개기를 거듭하는 변덕 날씨 속에 선뜻 집을 나선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7월말에서 8월초로 이어지는 기간은 황금 휴가철이어서 직장인들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꼭 이 기간에 휴가를 가라는 법은 없지만 염제(炎帝)가 가마솥더위를 생산해 내는 것이 이 때이므로 직장인들은 앞 다퉈 이 기간에 도시 탈출을 감행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8월초를 휴가기간으로 삼는다. 이 기간 중에는 거래선이 거의 중지됨으로 문을 열어봤자 별 소용이 없다. 서구인의 휴가는 대개 가족 중심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모임중심으로 이뤄지는 예가 많다. 그것은 오랫동안 생활 공동체를 형성해온 농경사회의 유습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여름휴가는 마치 하나의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같다. 이름 난 유명 관광지는 해마다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그전보다 훨씬 나아지긴 했어도 쓰레기 공해나 바가지 상혼은 좀체로 근절되지 않는다. 유명 피서지를 둘러보면 고기 굽는 냄새가 여전히 진동한다. 향긋한 풀냄새나 상큼한 계곡 바람은 어디로 가고 역겨운 냄새가 여름의 정취를 앗아간다. 피서지에서 시민정신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바위 틈 곳곳마다
전국이 시끄럽다. 청주는 더 시끄럽다. 대형유통업체들 때문이다. 소란의 근본 이유는 분명하다. 대형마트나 SSM 등 대형유통업체의 지역기여도가 별로 없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청주지역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도는 얼마나 될까. 지난 3월 충북참여자치연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알 수 없다··다. 어느 업체도 매출규모나 영업이익, 지방세납부 현황 등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유통업체 자성 필요청주지역 입점 대형마트는 모두 7곳이다. 연간 매출액이 5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모두 9곳이 성업 중이다. 이들 또한 연간 2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중소상인들의 불만이 아주 크다. 재래시장 상권 붕괴 등 지역 영세 유통산업 고사의 제1원인으로 보고 있다. 당할 수 없는 공룡 집단의 무차별 점령이라는 것이다. 청주시내 12개 재래시장 상인과 슈퍼마켓 영업자 등 200여명이 지난 17일 사업자등록증을 청주시에 반납했다. 한 마디로 재래시장 철시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사업자등록증 반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형유통업체 겁주기인가. 지자체 목조르기인가. 아니다. 죽을 정
충북산악인들의 연이은 비보를 접하며 이내 마음이 무거워진다. 지난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해발8848m) 등정에 성공한 충북산악인 고상돈 씨는 대한산악연맹충북도 이사로 있던 1979년 5월,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알래스카 매킨리(해발6191m) 원정 대장으로 이곳에 오른 후 산을 내려오다 이일교, 박훈규 대원과 함께 자일사고로 사망했다. 그 후배로 서원대를 졸업한 대표적 여성 산악인 지현옥 씨는 대한민국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으로 1988년, 매킨리에 1993년에는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으나 1999년 산악인 엄홍길 씨와 함께 안나푸르나 등정 후 하산 길에서 실족, 만년설에 묻혔다. 이번에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8126m) 등정에 성공한 후 산을 내려오다 칼날능선에서 추락하여 숨진 여성 산악인 고미영 씨는 충북이 고향은 아니지만 청주대 중문과에 만학도로 입학, 역시 산악인인 남기창 교수와 사제의 연을 맺었으니 반쯤은 충북인인 것이다. 이 같은 산악사고로 볼 때 높은 산을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목숨을 건 도전행위인가를 지레 짐작할 수 있다. 전문 산악인 중 상당수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 유서까지 써놓고 다닌다. 산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장마철 맹꽁이 울음소리가 정겹다. 20여 년 전 쯤 청주 무심천에서 맹꽁이 울음소리가 사라졌다. 다시 듣게 돼 너무 반갑다. 맹꽁이의 외모는 흉악범 뺨친다. 하지만 행동은 그지없이 겁쟁이다. 사람 소리가 조금이라도 나면 금방 울음을 멈춘다. 비 온 뒤 맹꽁이 녀석들이 목이 터져라 울어댄다. 그 소리가 한 여름 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환경복원에 응답하는 소리청주도심을 가로지르는 무심천에서 맹꽁이 서식이 첫 확인됐다. 본보 탐사취재팀의 개가다. 본보 탐사팀은 지난 9일 밤 흥덕구 분평동 용평교 일대 무심천변 습지에서 맹꽁이 집단서식 장면을 사진 촬영했다. 탐사취재에 나선지 20여일 만이다. 맹꽁이 서식장면이 도심 한가운데 무심천변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거나 촬영된 것은 20여 년 전이다. 그래서 이번 발견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생태·환경적으로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맹꽁이는 연중 땅 속에 산다. 주로 밤에 땅 위로 나와 먹이를 찾는다. 6~7월 우기에 물가에 모여 알을 낳는다. 생활반경이 500m 정도로 좁다.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다. 농약 살포 등으로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추세다. 결국 2005년 3월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로 규정돼 보호받고
일제는 천년고도 청주의 얼굴 여러 군데를 마구 할퀴어 놓았다. 1911~1914년, 일제는 이른바 '시가지 개정'이라는 미명아래 둘레 1640m에 이르는 청주읍성을 허물어 그 성돌로 하수구를 쌓는 만행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청주목과 충청병영에 있던 수많은 관아 객사건물을 헐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관아 건물은 청주목 동헌인 청녕각(淸寧閣), 망선루, 충청병마절도사 영문 등 서너 채에 지나지 않는다. 청주읍성을 헐은 표면적 이유는 도시 정비였으나 속사정은 다른 것 같다. 임진왜란 때 파죽지세로 북상하던 왜군은 청주성을 순식간에 점령했으나 조헌, 영규대사, 박춘무 등이 이끄는 의병, 승병에 패퇴하여 청주성을 다시 내주었다. 청주성 탈환전투는 육지에서 거둔 최초의 승전보다. 한반도를 강점한 일제는 임란 당시 청주성 전투에서 조선의 의병, 승병에 패배한 것에 대한 앙가픔의 수단으로 청주읍성을 무자비하게 헐었지 않나 하는 추측이다. 1930년대, 일제는 남석교까지 땅 속에 파묻었다. 남석교는 박혁거세 원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돌다리이자 길이가 80.85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돌다리이다. 이때 발생한 큰 물난리로 무심천의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