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드는 계절 언저리에 빛 잃은 산국화 향기가 애틋하다. 초록이 바랜 덤불 사이 작은 열매들은 마지막 햇살을 즐기고 있다. 나는 표표히 흐르는 은빛 물결 따라 가을걷이를 끝낸 들녘에 선다. 황량한 들판은 바람만 고요하다. 이맘때가 되면 고구마 이삭을 줍던 아낙들의 남루한 모습이 아스라이 지나간다. 농가에서 자란 유년기 탓일까, 하나둘 붉은 고추를 매달고 빈 밭에 외로이 서 있는 마른 고춧대 풍경은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한다. 봄볕에 촉을 띄우고 여름내 푸르러 열매를 맺었을 텐데, 무서리에 퍼렇게 풀이 죽은 모습이 우리네 인생을 보는 것 같이 안쓰럽다. 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우리 집에 들어와 투병 생활하던 딸이 어느 정도 치료가 끝나 제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제금아닌 제금을 내듯 이사를 앞두고 서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초등학교 2학년인 외손녀도 헤어질 결심을 하고는 "우리 할미 노랫소리는 어디서 듣지?" 한다. 한 구절 시처럼 들리는 아이의 말에 내가 평소에도 노래를 즐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마다 성가곡 연습하랴, 합창단에서 새로 배운 가곡 익히랴, 요사이 경연대회를 앞두고 가사를 외우느라 입가에 흥얼거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첫눈이 제법 쌓였다. 지붕에 쌓인 눈이 한 뼘 정도는 족히 될 것 같다.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변한 것을 보니 세상이 달리 보였다. 맑고 깨끗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비'와는 달리 겨울에만 오는 '눈'은 많은 사람들에게 동심을 갖게 하고, 낭만에 젖게 하고, 정화된 마음을 갖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문득 윤동주의 시 이 떠오른다. 시인은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라고 노래한다. 쌓인 눈을 '이불'로 보는 시인의 따뜻한 심성을 엿볼 수 있다. 각박하고 힘든 식민지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추위에 떨게 하는 '눈'이 아닌, 추위를 덮어주는 '따뜻한 이불'과 같은 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소―복'이 담겨 있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은 김희정의 시 에서도 확인된다. "한 여름 냉동실에서 눈사람이 발견되었다/ 지난 겨울 딸아이가 넣어놓은 것이다/ 상태는 그래도였다/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고/ 온 몸이 얼어붙어/ 저체온증으로 숨을 거둔 것일까/ 입이 굳게 닫혀 있다/ 어린 딸이 눈사람을 보고 경기(驚起)를 한다/ 딸아이는
추위와 건조함이 공존하는 겨울철은 작은 부주의로 인해 큰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3년간(2021~2023년) 서부소방서 관할(흥덕구·서원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752건으로 그중 226건이 겨울철에 발생하였으며 30%를 차지하였다. 화재 발생률이 높은 겨울철, 우리가 미리 대비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지금부터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겠다. 첫째, 겨울철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난방기기의 부주의한 사용이다. 전기히터와 전기장판, 온풍기 등은 겨울철 필수품이지만, 안전 점검 없이 사용하는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난방기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전선과 플러그의 손상 여부를 꼼꼼히 점검해야 하며,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난방기기 주변에는 종이나 천 등 불에 잘 타는 물건을 두지 않아야 한다. 특히, 사용하는 동안 자리를 비우거나 과도하게 오래 작동시키는 것은 위험한 습관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전원을 차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둘째, 화목보일러는 농가나 전원주택에서 겨울철 난방으로 자주 사용되는데, 화재 예방을 위해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절기상 입동이 지나도 날씨가 따뜻해서 11월 수능한파는 전설이 될 것 같더니 어느새 찬바람이 불면서 초겨울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계절이다. 이럴 때는 작은 부주의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기온과 습도의 변화에 따라 몸이 적응하느라 피로감과 근육통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나 눈이 오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옥외현장은 한층 위험해진다. 겨울철 산업현장에서 조심해야 하는 사고는 무엇일까. 폭설이 내리는 겨울 아침. 야간 당직을 마치고 아침 8시에 따뜻한 집으로 귀가하던 경비원 A는 미처 문을 잠그지 않은 걸 떠올렸다. 일터로 돌아가 주차한 후 해당 건물로 걸어가던 중 전날 내린 폭설에 빙판이 된 곳을 지나가다 미끄러져 머리를 다친 후 안타깝게 치료 중 사망했다. 역시 영하 15도의 겨울 아침, 택배기사 B는 물류터미널에서 물품을 내린 후 뒷문을 닫으러 가다가 차량 근처 빙판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친 후 치료 중 사망했다. 겨울에는 이렇듯 빙판길에서 몸의 균형을 잃고 미끄러짐과 넘어짐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2023년 넘어짐 재해로
지금으로부터 약 1세기 전에 있었던 러일전쟁. 이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일본이었다. 따라서 전승국(戰勝國)이 된 일본은 러시아에 대해 자신들이 이 전쟁에서 소비한 비용과 물자 등을 요구했다. 으레 전쟁이 끝나고 나면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가 패한 나라에 대해 그동안 쓴 전쟁 비용과 물자 등을 요구하며 갖가지 이득을 취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이때 러시아의 물자 등과 함께 러시아의 문학을 비롯한 문화도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흘러 들어간 러시아 문학은 많은 일본인에게 큰 감명을 안겨 주며 일본 문학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그 후 우리나라 문학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일본에 전해졌던 러시아 문학은 다시 일제의 한반도 식민 통치와 함께 우리나라에 건너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수준 높은 러시아 문학을 맛보게 해주며 우리 문학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그런데 러일 전쟁에서 전승국이었던 일본의 문학이나 문화는 러시아에 거의 전해지지 않았다. 전승국의 문화가 패전국에 전해지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못 했던 것이다. 오히려 패전국의 문화가 전승국에게 전해져
매일 일상에서 끊임없이 발생되는 플라스틱, 계절마다 사 입는 옷들과 동시에 버려지는 옷들. 새로운 자원을 활용해 또 새로운 옷을 탄생시키는 것보다 버려지는 이들을 다시 재활용하여 만들 순 없을까에 대한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그 바람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기존의 폐기된 섬유나 의류, 플라스틱 병 등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가공하여 리사이클링 원단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리사이클링 원단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효과는 물론 기존 원단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흡사하거나 더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리사이클링 원단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패션 및 섬유 제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Recycled Polyester)가 있다. 주로 페트병이나 오래된 의류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섬유를 재가공하여 만든다. 이 원단은 내구성이 뛰어나며 물과 세탁에 강하고, 가벼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아웃도어나 캐주얼 의류에 많이 사용되는 리사이클 나일론 (Recycled Nylon)인데 주로 낙엽, 어망, 폐기된 의류 등에서 나일론 섬유를 회수하여 만든 원단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민생경제가 휘청거린다. 민생경제의 비상상황은 어느 한 분야에 국한 되거나 한시적인 성격을 넘어 광범위하고 점증적이어서 더욱 문제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의하면 소비자심리지수가가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해 경기침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늘고, 개업 감소 2023년 한 해에만 폐업을 신청한 자영업자가 100만 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폐업 신고이며 이로 인해 자영업자 비중이 사상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다. 한 언론사가 상권분석 플랫폼과 함께 국내 영업 매장수를 분석한 결과 줄곧 225만~235만 개를 유지하던 매장 수가 올해 들어 220만 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새 15만 개 매장이 문을 닫은 것이며 코로나 시기인 2021년보다도 5만 개가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폐업은 증가하는데 비해 자영업을 대신할 일자리 부족, 개업 기피 현상이 누적되며 민생경제의 고통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폐업은 언제나 있어 왔고 과거에는 폐업하는 만큼 개업도 생겨났으나 지금은 역대 양상과 달리 개업이 감소하여 다른 임차인
86세 우리 엄마는 충주시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는 치매쉼터학교에 다닌다. 약한 치매를 앓고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주 2회, 1회 3시간의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지난 7월 모의 수업에 참여한 이후, 엄마는 현재까지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개근 학생이 됐다. 수업을 맡으신 담당 선생님들과 보조 선생님들은 언제나 양팔 벌려 어르신 학생들을 맞이한다. 모의수업이 진행되던 날, 교실 안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는 '엄마가 이 수업을 한 번만 더 들어보겠다고 하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한 번만 더 가보지 뭐" 이렇게 한 번 두 번이 되고, 엄마의 일상에서 이제 치매안심센터 치매학교 등하교는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일정이 됐다. 86세 시골 노인이라기에는 무지 똑똑한 우리 엄마는 장애인 택시를 불러 타고, 보건소에 먼저 도착해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고 수업에 들어간다. 치매안심센터 쉼터학교에 다닌 이후 우리 엄마의 행복지수는 높아졌다. 그동안 자식 뒷바라지에 할 일이 늘 쌓여있던 엄마는 본인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때쯤, 아빠는 몸이 편찮아지셨다.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남편을 두고 마음대로 나갈 수 없었
가을을 누가 두 번째 봄이라 말했던가, 소슬바람에 낙엽이 꽃처럼 흩날리고 있다. 절정에 오른 단풍을 만나러 무작정 길을 나섰다. 충남 금산 월령산 출렁다리에 도착했다. 주말인데도 한산하다. 넓은 주차장에 승용차 몇 대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차요원 몇 명이 서성대는 모습이 평화롭다. 개장 초기 난리법석하던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인삼 튀김이나 막걸리, 농산물을 판매하던 상인들도 떠나고 몽골 텐트 몇 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월령산 출렁다리는 2022년 4월 개통하였다. 약 60억 원의 예산으로 길이 275m 높이 45m 무주탑 형태다. 특히, 출렁다리 아래로는 금강 상류가 흘러 산과 강이 조화된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개통 6개월 만에 방문객 50만 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는 방문객이 뚝 끊어진 상태다. 출렁다리 특수는 길어봐야 2~3년이 대부분이다. 전국에 비슷한 시설이 많고, 재방문객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막대한 관리비와 안전 문제만 남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출렁다리가 원주시 소금산 출렁다리다. 필자도 방문한 곳이다. 2022년에는 기존보다 200m 더 긴 보행용 현수교 울렁다리(4
'인생에서 억만금으로 되지 않는 두 가지가 골프와 자식이다' 작고한 재벌회장과 한 대형교회 목사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두 문제를 이렇게 한탄했다고 한다. 지금 이와 같은 심정을 가장 절감하는 사람이 자식비리로 속이 문드러졌을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아닐까. 2016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 망명한 태영호는 국회의원에 이어 탈북민 최초로 차관급 임명직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태영호는 그동안 저서와 인터뷰 등을 통해 망명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장남의 북한 강제귀국 명령 때문이라고 했다. 두 아들의 자유로운 미래를 위해 망명을 선택한 아버지의 기대와는 달리 대한민국에서 멀쩡히 대학을 졸업한 태영호의 장남 태민우는 사기, 횡령혐의에 이어 마약관련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농사라고 하지만 서른이 넘은 아들의 탈선을 보는 태영호의 마음은 여느 아버지보다 더 착잡할 것 같다. 이야기를 꺼낸 김에 제법 그럴듯하게 엮은 골프와 자식의 공통점 열 가지를 풀어 보자. 첫째, 한번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끊을 수 없다. 아무리 못마땅해도 천륜이기에 끊을 수 없는 자식처럼 마음대로 되지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 첫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자리를 정하기 위해 각자 자기가 같이 앉고 싶은 사람 이름을 적어내라고 하셨다. 조건은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만 해도 교실을 반으로 갈라 남자 여자가 따로 앉는 시절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서로들 얼굴을 쳐다보며 '누구를 써 내야 하지?' 하고 고민에 빠졌다. 내가 만일 여자 이름을 쓴다면 다른 얘들이 "쟤 누구랑 좋아한대."라고 놀릴 게 뻔해서 나는 눈 딱 감고 내 남자 친구 이름을 써냈다. 이윽고 선생님은 이름 쪽지를 걷어 발표하면서 차례로 자리를 정해 앉히었다. 선생님이 미소 지으시면서 맨 처음 부르는 이름이 "장현두, 김은숙"하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여학생이 남자인 나를 쓸 줄이야, 순간 나는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 몰랐다. 그렇게 내 짝꿍은 여학생으로 정해져 부러움 반 놀림 반 하며 지냈다. 짝꿍은 단짝을 다정하게 부르는 말이다. 어느 교실이든 짝꿍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생의 짝이 되는 동무를 이르는 말로 반려(伴侶)가 있다. 반려자는 대개 인생의 동반자인 배우자를 의미한다. 요즘에는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이 늘어나선지 개나 고양이 등의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다문화 가족과 이민자를 수용하여 인구 감소를 완화하고 사회 활력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 다문화 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이민자와 다문화 가정이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첫째, 한국에 정착하는 이민자와 그 자녀들이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 도서관이나 지역사회센터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여, 이민자와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부담 없이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오프라인 수업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면 언어뿐만 아니라 생활 문화와 제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 적응 프로그램과 사회 통합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금융, 의료, 법률 등 주요 사회 제도와 서비스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여, 이민자들이 공공 서비스나 복지 제도를 쉽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
[충북일보]경기침체와 고물가 영향으로 설 선물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물가 상승 영향으로 10만 원 미만 선물 물량은 지난해 설 보다 5%가량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들은 5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 백화점 선물세트는 물가 상승 영향으로 구성 상품들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설 성수품인 배 가격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6일 청주지역 기준 배(신고) 평균 소매 가격은 10개에 4만2천900원 이다. 지난해 보다 27.37% 비싸다. 지난해 배 생산량 감소와 저장단계에서 고온 피해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여파를 미쳤다. 이에 기존 사과·배에 더해 샤인머스캣이나 애플망고를 섞은 혼합세트가 증가했다. 명절 주요 선물 상품인 한우의 경우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고 있다. 지난해 설 보다 '5만 원 미만'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커피·차 세트, 김·양말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끈다. '1
[충북일보] 청주시가 여름철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세웠다. 17일 시에 따르면 올 여름 청주지역 무심천 범람에 대비해 시민들의 통행을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한다. 이 자동차단시설은 갑작스러운 폭우나 장마기간 무심천의 수위가 위험수준에 달했을 때 시민들의 세월교 보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시설로, 시는 지난해 운천동 세월교 1곳에 양방향으로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했다. 시는 이달 내로 무심천 19곳 세월교 전체에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단시설 1기를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1천만원 수준으로, 모두 38개 시설에 3억8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금까지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면 직원들이 세월교를 일일이 방문해 차단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올해부턴 원격으로 작동하는 이 시설을 무심천 전 구역에 설치해 재난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 이 시설은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투입 대비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시는 재난 예보·경보시설도 개선한다. 시는 노후화된 예보·경보시설을 점검해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총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