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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3.13 14:33:06
  • 최종수정2025.03.13 14:33:06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이번 3월부터 대학 1학기 교양강좌를 맡게 되었습니다.

'미래산업과 창의력'이란 과목이라 인류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현시대와 앞으로 다가올 사회를 어떻게 맞이하여야 할 것인가를 공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발 하라리의 명저 '사피엔스'를 보면 인류의 삶이 수렵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바뀌고,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는 과정을 잘 풀어주고 있습니다.

인류는 수렵채집인으로 살면서 먹이사슬의 중간단계에 있다가 인지 발달에 힘입어 최고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만 3000년 전쯤 지금의 중동지방을 비롯한 몇몇 지역에서부터 식물을 작물화하고, 동물을 가축화하는 농경시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년 전 산업혁명으로 물질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산업사회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수렵채집사회보다 농경사회가, 또 농경사회보다 산업사회가 더 행복해졌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웨덴 출신 의사로서 통계학자인 한스 로울링교수가 국경 없는 의사회 등 NGO단체에서 일하면서 아들부부와 저술한 '팩트풀니스'에서 인류의 삶을 4단계로 구분하고, 실제 인류의 삶은 점차 높아져 왔다고 합니다. 불과 200여 년 전에는 자기 나라 스웨덴을 포함한 모든 나라 사람들의 사는 수준은 거의 같았는데 산업사회로 들어와서 나누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1단계는 하루 1달러를 버는 수준으로 먹을 물을 한참 걸어서 가져오고, 음식은 매 끼니 죽으로 때우며 잠은 흙바닥에서 자야 하는 절대 빈곤 상태로 현재 10억 명이 해당된다고 합니다.

2단계는 하루 4달러를 버는 수준으로 먹을 것을 직접 기르지 않고 사 먹을 수 있으며, 신발도 신습니다. 전기도 들어와 밤에도 공부하고 일하며 매트리스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약간 개선된 상태로 현재 30억 명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3단계는 하루 16달러를 버는 수준으로 저축도 하고, 수도도 설치합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고, 식구들이 소풍을 즐기기도 합니다. 현재 20억 명이 해당된다고 합니다.

4단계는 하루 32달러 이상을 법니다. 집안에 냉온수가 나오는 욕실을 쓰게 되고, 자가용도 몰 수 있습니다. 물론 비행기로 휴가를 떠날 수도 있습니다. 현재 10억 명이 해당되며 우리나라도 이 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겪어오면서 어떤 나라는 잘살게 되었는데, 많은 나라에서는 어째서 아직도 1, 2단계 상태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나옵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MIT대학의 대런 아제모글루를 비롯한 세 사람의 학자들은 환경보다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열심히 일한 과실을 소수의 사람들이 쓸어가는 착취형 사회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질 수 없기에 못살게 되는 반면에 그 과실이 생산한 사람들에게 고루 돌아가게 되는 포용적 사회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져 잘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대표적으로 우리 남북한을 좋은 사례로 들고 있습니다. 1945년 남북으로 분단될 당시 똑같았던 상황에서, 착취적 제도인 북한과 포용적 제도로 내려온 남한의 엄청난 국력차이로 세계 모든 나라가 부국과 빈국으로 나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 이런 성장을 가져온 동력은 이러한 포용적 제도아래 국민 개개인의 근면과 80년대 이후 민주화라고 말합니다. 물론 아직도 재벌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고령화 등 문제는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시국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석 달 이상 혼선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 모두가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에 이겨낼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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