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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7.19 17:04:49
  • 최종수정2023.07.19 17:04:52
플라타너스
       정진헌
       충북시인협회 이사
       건국대 교수


장마가 시작되면 플라타너스는
서로의 상처를 나누어 가진다
쏟아지는 빗방울의 무게가 힘겨운지
가지마다 잎새들을 펼쳐놓고
넉넉한 품으로 아픔을 나누어 가진다
아침이면 맑은 햇살
가지 사이사이 풀어헤쳐
젖은 몸을 말리며
또다시 그늘을 내려
벌레들이 살 수 있는 집을 짓는다
방을 만든다
진물이 나고 발등이 갈라져도 울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세상 살아가는 길이 있고
보금자리와 양식을 나누어주는 후함이 있다
수더분함이 있다
오늘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집을 짓는다
방을 만든다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무던함으로
빈자리를 채워갈 누군가를 기다리며
그렇게 제 몸을 도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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