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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5.01 16:23:43
  • 최종수정2023.05.01 16:23:43

김현숙

충주시 용산동 주무관

사회복지사로 10년 넘게 일했지만, 여전히 홀로 사는 어르신의 독고사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그런 날에는 어르신들에게 잊지 말고 전화 한 번씩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출근길에 나선다.

지난 1월이다. 유난히도 추웠던 어느 날 평소 자원봉사와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는 주민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홀로 사는 어르신 댁에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다는 것이다.

황급히 달려가 한 시간이 넘도록 언 손을 비벼가며 문을 두드리고 발로 걷어차 보기도 했다.

TV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자녀들과 우리가 걸어대는 전화벨 소리도 들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결국 경찰과 소방서에서까지 출동해 담장을 넘어 현관문을 잡아당긴 순간, 태연한 표정으로 TV를 보고 계신 어르신이 오히려 깜짝 놀란 얼굴로 우리를 바라봤다.

홀로 사는 노인가정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나이가 들며 청력이 약해지다 보니 밖에서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듣지 못하는 것이다.

주변이 어수선하면 그 정도도 심해진다.

보청기도 집에서는 불편하여 빼놓기가 일쑤다. 이렇다 보니 아예 문을 열어놓고 생활하는 어르신도 계시다.

청력이 미약할 경우 상호 간의 불편함은 말할 것도 없고,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을 알리지 못해 큰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어르신들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의 개선책을 마련하고자 용산동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 공무원들과 용산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은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 반짝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시각과 청각으로 방문을 알리는 '초인등'이 그 주인공이다.

초인등은 초인종과 경광등을 합쳐 탄생한 말로,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면 집안에서 경광등이 반짝이고 벨소리가 크게 울려 청각과 시각으로 금방 외부 방문자를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을 실천하듯 협의체에서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여주며 어르신 3가정에 초인등을 시범 설치했는데,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향후 사업 추진의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호응하듯 초인등 설치지원 사업을 2023년 협의체의 마을복지 사업으로 공모했으며, 선정 여부에 관계없이 용산동의 주력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3월에는 통장협의회, 사회적협동조합 충주돌봄의 협조로 수요 조사를 실시해 35명의 필요 가정을 파악하기도 했다.

초인등은 담당 공무원·명예사회복지공무원·각종노인돌봄사업·자원봉사자·통장의 복지 관련 업무 수행은 물론 즉각적인 안전 확인 및 신속 대처를 가능하게 해준다.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는 말할 것도 없다.

어르신 입장에서도 답답함을 해소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함으로써 사회와 더 가까이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한결 편안한 사회생활과 정서·심리적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초인등이 필요한 용산동의 어르신, 청각장애인은 언제든지 행정복지센터로 연락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출동 준비 중이니 많은 연락을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용산동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으로 사고와 시각을 넓히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갈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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