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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우리 딸, 아빠가 그동안 치마 한번 못 사줬네… 정말 미안해. 작게라도 용돈 넣었는데 이 돈으로 치마 한번 사주고 싶어. 그리고 무심했던 아빠를 용서해 주면 안될까?"

이번에 충북자치연수원에서 한 상담심리교육에서 나온 아버지와 딸의 사연이었다. 내용인즉슨 어느 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는 50대 아버지가 딸이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 대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상담강사는 아버지의 사연을 듣고서 어릴 적 사진첩을 한 번만 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가 딸이 줄곧 바지만 입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버님, 제 얘기 잘 들어주세요. 일단 어머님하고 같이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따님을 초대하세요. 그리고 봉투에 200만 원 정도를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따님한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시고, 치마 한번 못 사주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얘기해 주세요."

이 말에 아버지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강사님 200만 원으로 되겠습니까. 300만 원 넣을 게요" 라고 했다고 한다. 후일담으로 강사분이 얘기한 내용대로 실천을 한 아버지는 딸과 화해를 하게 되었고, 아주 행복하게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고 하였다.

뭔가 꼬여버린 관계의 회복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은 있어도,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거나 한다면 자신의 자존심이 뭉개져버리는 게 두려워 섣불리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 불편하고 답답한 관계가 오히려 편안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최근에 유시민 작가의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에서는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아버지와 그 딸의 이야기를 다룬다. 치매기가 있는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고, 급히 장례식을 치르면서 아버지와의 일화나 추억, 에피소드를 떠올리다가 십수년간 마음에서 멀어졌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누군가와 영원히 헤어지고서 그 마음을 깨닫고 후회하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행동하고 바로잡을 순 없을까? 그것이 실패할까 봐 두렵고, 내 자존심이 상처받을까 봐 뒷걸음질 치게 만들지만 관계가 회복되고,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길 바라는 건 누구나 매한가지 일 것이다.

사연 속의 아버지와 딸처럼 아버지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남남처럼 지내다가, 영원히 헤어지고 나서야 둘 중에 남겨진 사람이 그동안의 세월을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 간의 관계는 그것이 불편하고 억압적이라고 느껴도 익숙해지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오히려 그것을 편안하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사이가 후회될 것이라는 걸 알고, 바로잡아야겠다고 느낀다면 더 늦기 전에 행동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 벽이 완전히 허물어진다면 새로운 행복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해방'이라고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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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