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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9.25 16:17:10
  • 최종수정2022.09.25 16:17:09

박일선

동화작가

국제교류를 할 때마다 아이돌에 대한 질문을 받지만 평소 관심 밖이라 곤혹스러웠다.

이번에도 이슬람 친구가 '블랙핑크(블핑)'의 '핑크베놈'이 발표됐는데, 한국어가사를 번역해 달라는 청을 했다.

머나먼 다른 문화권에서 K-POP에 빠진 소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영상을 보았다.

무덤덤하게 보는 순간 그녀들의 손끝에 무너졌다. 초월적 연출에 혼을 뺏기고 말았다.

하늘로 뻥 뚫린 분홍 사다리꼴 무대에 한복 입고 거문고 앞에 앉은 지수. 그녀가 술대로 뜯자 검은 옷 입고, 분홍빛 등을 단 이들이 주문(呪文)을 한다.

마치 블핑이 음악계를 탈환하기 위해 기(氣)를 모으는 종교제의 같다.

'거무'는 '신(神), 신성함~'을 뜻한다.

거문고는 신의 뜻을 세상에, 중생의 염원을 하늘에 올리는 신기(神器)로 이를 켜는 지수는 각별한 존재인 것이다.

이어 뿔 달린 차가 담을 뚫는다. 이는 복귀하는 블핑이 높은 담이 된 대중음악계 거장들을 넘겠다는 결기와 반생명문화의 상징인 회색담에 구멍을 내고 새 판을 짜는 선구자임도 드러낸다.

차에서 내린 듯 제니는 태양춤을 춘다. 그 첫 동작은 팔이 여럿인 지혜의 신 '가네샤'와 창조신 바라흐마, 악을 제거하는 비슈누를 불러낸다.

이는 춤솜씨영상과 특별무대'에서도 피어나고 있다.

새장이 된 흔들리는 샤넬가방의 날지 못하는 새는 대중음악의 거장들을 그렇게 만들고 말겠다는 블핑의 도도함을 드러낸다.

또한 화려한 현대문명을 조롱하는 듯하다.

이어 피라미드 같은 곳에 들어가려는 리사가 등장하는데, 걷자마자 문 앞 유리바닥은 조각난다.

"너희 지금 떨고 있니· 우리가 돌아왔다. 네 심장을 점령하러 간다"라고 하는 것 같다.

그녀를 고대한 듯 문은 스륵 열린다. 문마다 무늬가 있다. 특히 셋째 문 왼쪽 직선은 붉은 칠, 우측은 금색, 가운덴 반원이다.

이는 태극과 괘(卦)의 변형인 듯 여기에 특이한 것이 있음을 암시한다.

바로 검은 나무다. 여기 달린 검분홍 사과는 이질성을 한 몸에 담은 '블핑' 자신과 '핑크베놈'의 반전적 속성을 드러낸다.

천둥치는 흑암에서 첫 사람인 듯 로제가 뒤이어 출연한다.

기름바다 같은 곳에서 그녀는 사과를 건져낸다.

모든 것은 공(空)에서 나와 돌아감을 알리는 듯하다.

붉은 해를 품은 청동경이 박힌 동굴에서 기타 치는 로제는 거문고 켜는 지수, 사과 따먹는 리사와 연결된다.

동굴에서 내뿜는 물과 날리는 눈, 얼어 죽은 나비, 파괴된 신전과 시간을 멈추게 하려는 칼날, 흰 순록의 뿔 등은 세계변화와 블핑의 영원성에 대한 역동적 은유다.

동굴의 물은 밖에서 멈춘다. 고인 물은 썩는다.

이를 막으려는 듯 그녀들이 격정적인 놀이를 하는 데 갑자기 끝난다.

강한 여운이 남는다. 후속 작이 있을 것만 같다.

'핑크베놈'은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

탁월한 연출은 가사의 고정성을 넘어 작품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돋게 한다. 짧은 영상에 동서고금의 문화를 녹여내 시간과 철학, 다원성을 입혔다.

이는 그저 비싼 옷을 걸친 예쁜이들 놀이에 그치지 않는다.

달콤한 분홍사과 속 같은 문명의 해체와 대전환을 요구하는 한편의 지혜서다. '블핑'은 그 화신이요 변화의 전위다. 다만 연출에 대한 한두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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