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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7.26 16:29:27
  • 최종수정2022.07.26 16:29:26

김연제

청주시 지적정보과 주무관

얼마 전 시정연구모임을 하다가 한 팀원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저희는 방향이 없어요'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한참을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방향이 없다고?', '애초에 처음 만난 회의 때 정하지 않았나?','주제도 다 의견을 취합해서 정한건데 무슨 얘기야?','지금은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계인데?'

연구모임 팀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팀원의 이야기는 살짝 화도 나기도 하였다.'얼마나 열심히 했다고 그런 얘길 하는거지?' 라는 억하심정이 들었다. 팀원 간 회의를 주재하거나, 총무 역할도 병행하면서 나름 연구모임에 신경을 쓴다고 하였지만, 그러한 사소한 지적은 나의 알량한 그릇으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최근 '책읽는 청주' 청소년부문 도서로 선정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은 변두리 편의점 Always 에서 정체가 모호한 수상한 알바생 '독고'가 야간아르바이트 담당으로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이야기 하는 주제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이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편의점에서 참참참(참이슬, 참깨라면, 참치김밥)을 즐기던 4인 가족의 가장 경만의 사연이다. 직장스트레스, 가족간의 단절 속에서 홀로 밤에 술을 홀짝이며 짜증과 응어리를 풀던 경만에게 편의점 직원 독고가 건넨 옥수수수염차는 점차 경만에게 태도의 변화를 일깨워주게 한다. 그리고 혼술대신 치킨을 사들고 귀가하는 경만의 모습으로 끝맺는 결말은 독자로 하여금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불통의 문제는 자신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소설 속에서 갈등을 겪는 등장인물은 모두 가족간의 불통을 겪고 있다. 공통적으로 '나는 옳고, 너의 얘기는 듣고싶지 않다'라는 태도 때문에 티격태격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다.

앞선 연구모임에서 나도 그러한 나의 태도를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팀장이라는 명목하에 너무 혼자만의 결정을 한건 아닐까,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나.

내가 이 연구모임에서 가장 노력한다는 점 하나 때문에 스스로 '다른 사람들은 마땅히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아집에 빠진 것은 아닌가.

이러한 반성을 곱씹다 보니 내가 별것도 아닌 문제에 예민했다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모임에서 내가 화를 내거나 큰 실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이런 감정의 작은 불씨가 큰 싸움의 도화선이 되기 마련이다.

사람 간의 신뢰는 도자기와 같아서 한번 산산조각 나버리면 다시 붙일 수가 없다고 한다. 강력접착제로 말끔히 붙인다고 해도 그 흔적이 남고 다시 깨지기 쉽게 변한다. 하지만 머리로는 다 알아도 사실 매번 그런 상황에서 성인군자처럼 행동하는 건 쉽지 않다.

여러 생각을 되풀이하다 보니 나는 차라리 '방향이 없어요'라는 그 얘기를 들은 그 시점에 크게 갈등을 안 벌이고 나 혼자 꽁해있었다는 점도 사실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했다.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전 옥수수수염차를 한 병 사가지고 퇴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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