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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5.11 16:23:41
  • 최종수정2022.05.11 16:23:41

이동훈

안전보건공단 충북북부지사 안전보건부장

지난 4월의 어느 봄날 아침 무렵, 사무실에 출근해 정신없이 업무를 보고 있는 와중 구석에 놓인 핸드폰에서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일을 멈추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니다 다를까 제천지역 어느 제조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소식이었다.

사고조사를 위해 두 명의 직원이 즉시 현장으로 나갔고, 현장상황을 파악한 후 연락을 해왔다.

작업자 1명이 파쇄기 옆에서 작업을 하다 파쇄기에 몸이 끼여 현장에서 사망한 사고였다.

직업 특성상 산업현장의 많은 사고소식을 접하고 있으나, '죽음'이라는 소식은 언제 들어도 익숙하지 않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인한 사망은 필연적인 죽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막을 수도 있었던 죽음이라는 생각을 끊을 수 없기에 나에겐 더더욱 체념, 숙명이라는 단어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도래했다.

지난 1분기 산재사망자는 157명으로 건설업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7명 감소한 반면, 제조업 사망자는 7명이 늘어 제조현장의 사망사고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충북북부지역의 제조현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망사고 유형은 무엇일까.

산업안전연구원에서 지난 7년간 발생한 제조업 산재사망자 1천685명을 분석한 결과, 바로 이번 사고와 같은 끼임 사고로 사망한 사고가 전체의 30.6%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끼임 사고의 대부분이 수리, 정비, 청소 등 비정형 작업이나 제대로 방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작업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제천 사고의 경우도 파쇄기 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도록 방호울이 설치돼 있었다면 위험한 기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안전교육이 이뤄졌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우리 공단에서는 이런 제조현장의 끼임 사고를 막기 위해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제조업 패트롤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패트롤을 통해서 현장의 위험요인을 찾고 안전난간 등 기본적인 방호장치가 미흡한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작업공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청소나 정비 등 일상적이지 않은 작업 시 발생될 수 있는 사고의 유형과 위험성을 현장 관리자에게 설명해주고, 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흔히들 요즘 '게임체인저'라는 말을 많이들 쓰곤 한다.

'코로나 치료의 게임체인저', 'OTT서비스의 게임체인저' 등 기존 환경이나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의미한다.

산업현장의 사고사망이 좀처럼 줄지 않는 요즘,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산업안전의 게임체인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산업안전의 게임체인저가 나타난다고 해도,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이 기본 바탕이 돼야 함은 변함없다.

안전에 대한 책임이란 현장의 작업자가 귀찮음을 무릅쓰고 한 번 더 확인하는 일, 공단이 사업장에서 보지 못한 위험이 있지 않은가 한 번 더 찾아보는 일에 있다.

멈춘 기계의 맞은편에는 늘 사람이 있었기에,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안전이 완전해질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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