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2.04.18 15:47:19
  • 최종수정2022.04.18 15:47:19

박영순

'커피인문학' 저자

멀리서 본 카페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고통이 즐비하다.

바리스타학과를 졸업하고 어느 새 카페경력 9년차에 접어든 A씨(28·여). 한 때 어엿한 프랜차이즈 매장의 점장을 지내기도 했던 그는 이제는 일주일에 이틀만 바리스타로 일한다. 생활비 조달을 위해 틈틈이 전자상거래업체에 나가 야간 포장일을 한다. 좋아하는 카페 일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리스타 직업병'으로 불리는 손목통증 때문이다.

매일 9시간을 바리스타로 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작업의 성격상 손목을 비틀어 사용하는 일이 많다 보니 관절통증 재발이 잦아 쉬었다가 일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카페에서 청년 바리스타들의 교체가 잦은 것은, 결코 젊은이들이 끈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들은 소모품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씨는 경험을 살려 바리스타 강사로 일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고 푸념한다. 전문학사로서 바리스타를 전공하고 현장 경험이 있어도, 학원가에서는 소위 '국제바리스타자격증'이라는 스펙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외국자격증을 강사로 취업할 정도로 스펙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만 원~600만 원이 들어간다. 정작 바리스타 강사 중에는 A씨처럼 실전 경험을 갖춘 사람을 찾기 힘들다. 현장의 바리스타들이 미래의 직업으로 강사를 꿈꿀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B씨(22)는 군입대까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자 선택한 바리스타 알바를 1주일만에 그만두었다. 커피의 매력에 빠져 270여만 원을 들여 외국자격증 3종을 취득했던 터라 카페에서 환영 받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학원가와 달랐다. 점장은 그가 국제자격증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스펙을 마치 경멸하는 듯 "여기서 다시 배우세요"라고 차갑게 말했다. 그 의미를 깨닫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B씨는 바(bar)에서 커피를 추출하면서, 틈틈이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지정된 장소에 내다 놓고 화장실 청소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일회용컵 사용 규제 이후에는 설거지 양이 폭증해 바리스타에게 손을 비틀어 컵을 닦아야 하는 강도 높은 작업이 추가됐다. 여기에 홀(hall) 청소와 자리 정리도 바리스타 몫이다. 오픈조-중간조-마감조를 순환하기 때문에 근무시간대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도 바리스타의 체력과 정신건강을 고갈시키는 원인이다.

모든 고초를 견디어 내고 점장에 오른 C씨(37·여)는 두고두고 어려운 것은 고객대응이라고 말한다. 바리스타 기술은 매뉴얼화해 있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이를 3급-2급-1급으로 나눠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상술'이라면서, 젊은이들의 쌈짓돈을 빼앗는 수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쨌든 바리스타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로 무장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직업교육에서 비중을 두고 가르쳐야 하고, 현장에서 체득해야 할 과제이다. 함께 온 아이가 다칠까 봐, 다른 손님들이 불편할까 봐, 자제를 청하는 바리스타에게 "손님을 가르치려 든다"며 되레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잘 응대해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과 함께 카페 현장에서 벌어지는 별별 일에 대응하는 법을 올바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들이 강단에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바리스타 강사 또는 전문가의 권위를, 사실 있지도 않은 '국제바리스타자격증'이 보증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이럴 바에야 국가가 나서 바리스타에게 국가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다. 현장은 지금도 이로 인해 고통스럽고 또 소모적이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