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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1.14 14:39:49
  • 최종수정2021.11.14 14:39:49

유민용

청주시 흥덕구 행정지원과 주무관

100중에 80은 엄마가 좋고 20은 엄마가 별로라고 말하는 우리 딸은 열다섯, 북한도 무서워한다는 중학교 2학년이다. 친구와 놀고 들어온 후 이유 없이 기분이 좋지 않아 방에서 나오지 않을 때 방문을 함부로 여는 엄마는 20일 때 엄마고, 비 오는 밤 학원 앞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다가 수다 떨며 함께 걸어주는 엄마는 80일 때 엄마이다.

특히 우리 딸이 제일 좋아하는, 80일 때의 엄마는 힙합 경연 프로그램을 함께 볼 때의 엄마다. '쇼미더머니', '고등래퍼'같은 큰아이가 좋아하는 힙합 경연 프로그램을 방영할 때 함께 보곤 하는데 어려운 힙합 용어, 외워지지 않는 래퍼 이름이 나올 때마다 큰아이에게 물어보면 우리 아이는 세상 다정한 딸이 되어 내가 이해하기 쉽게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우리 딸에게 듣는 힙합 이야기는 어른인 내가 들어도 재밌기는 하다. "엄마, 저건 디스랩이야. 저번에 ○○가 △△를 욕하는 랩을 해서 이번에 △△가 ○○을 디스 하는 거야","엄마, 지금 나오는 가사 같은 걸 라임이라고 하는 거야" 초저녁부터 잠이 많은 내가 늦은 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건 같이 음악을 들으면서 신이 나기도 하고, 큰 아이에게 듣는 낯선 음악 장르의 이야기가 흥미롭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아이가 친구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고 오겠다고 외박을 한 날이 있었다. 하필 그날이 힙합 프로그램 방영 날이었는데 나 혼자 보고 있자니 도통 재미도 없고 흥도 나질 않아서 '엄마 혼자 보려니까 재미가 하나도 없다. 네가 설명해 줘야 더 재밌는 것 같아'라고 슬쩍 메시지를 보냈다. '거봐. 내가 설명해 줘야 재밌지?'아이가 보내온 메시지에서 거만함과 의기양양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런 80의 엄마가 순식간에 20의 엄마로 바뀔 때가 있는데 그때의 나는 정말 부주의한 엄마가 아닐 수 없다. 눈치 없는 엄마가 아이가 좋아하는 래퍼를 흉봤을 때, 랩 실력은 안 보고 외모로 평가했을 때 아이의 냉랭한 시선과 굳게 다문 입, 공기의 흐름은 순식간에 바뀐다. 나는 후회하고 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작은 아이만 측은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런 나를 두고 큰아이는 '힙찔이'라고 호칭하기도 한다. 힙합+찌질이의 줄임말인데 힙합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가 되는 것이다. 낯선 장르의 음악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엄마에서 새로운 문화에 적응 못하는 옛날 사람이 되는 건 한순간이다.

80대 20의 경계는 참 모호하기도 하다. 중2병의 아이에게 80의 엄마로 살아가기란 코끼리 코 열 바퀴 뒤에 넘어지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아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내 아이에게 20의 엄마가 아닌 80의 엄마이고 싶다. 중2병이 처음인 나의 첫아이에게 엄마도 중2병 딸을 키우는 건 처음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엄마도 너를 위한 정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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