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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3.17 19:37:14
  • 최종수정2021.03.17 19:37:19
[충북일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역대 정부마다 쉬지 않고 외친 문구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는 반복됐다. 현 정부 들어 정점에 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경기 광명·시흥) 농지 투기가 대표적이다.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공정성에 대한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허술한 농지법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비농업인 농지소유 금지, 경자유전원칙이 반영된 농지법 전면 재개정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불법적 투기사건이 조명되기까지 그들만의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던 과정에는 농지 소유와 이용 전반에 대한 부실한 관리체계가 있었다"며 허술한 농지 관리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촌각을 다퉈야 한다"고 전했다. 농민의길도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의 핵심은 농지의 무분별한 파손을 당연시하면서 투기를 조장하는 현 법체제에 있다"며 조사를 즉각 시행하고, 불법으로 소유하고 있는 비농업인 소유 농지를 정부가 매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지법은 1994년 제정됐다. 당시만 해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사람은 농지를 갖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거주지와 농지의 거리가 20㎞ 이상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 '상속으로 받은 농지는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1만㎡를 제외하고 즉시 처분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뒀다. 하지만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다. 귀농 장려정책 등이 시작되면서 모든 규제 조항이 사라졌다. 농사 계획서만 제출하면 농사 경력이 없어도, 장비가 없어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 주말농장의 경우 농사 계획서 없이도 1천㎡까지 소유할 수 있다.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비율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취득한 농지에 조경수 등을 심어놓고 경작하는 것처럼 꾸미는 게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다. 결국 LH발 부동산 투기 사태가 터졌다. 헌법과 농지법이 규정한 '경자유전' 원칙이 허울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풍경이 됐다. 농지 투기 의혹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좀체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되레 시간이 지나면서 확산하는 모양새다. LH 직원뿐 아니라 해당 지역 공무원들의 투기 의심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 가족들의 투기 의혹까지 잇따랐다. 하지만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다. 개발 예정이거나 벌써 개발이 끝난 지역의 농지 곳곳이 투기 대상이었다. 농지는 실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소유해야 한다. 그런데 전체 농지 가운데 절반가량을 비농민이 소유하고 있다. 농지 관리 강화와 함께 농사를 지을 사람만 농지를 취득할 수 있도록 농지법을 손질해야 한다.

정부가 매년 농지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특히 농지를 취득한 지 5년이 안 된 사람들은 전수조사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투기 의심 정황을 찾아내긴 어렵다. 현재 자치단체 공무원 1명이 농지 2천300 필지를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담당자가 수시로 바뀐다.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문가들은 현행 농지취득자격증명제도가 제 기능을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점투성이 농지법부터 바꿔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현행법으론 농지 투기를 막을 수 없다. 실제로 농지법과 하위법령에서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예외규정이 무려 16가지나 된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소유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논리다. 비농민이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가 처벌받으면 해당 농지를 무조건 처분토록 하는 강제 조치도 필요하다. 명의 제공자가 실제 소유자에게 보유 재산을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불법원인급여'도 생각해볼만 하다. 우리는 정부가 이번 기회에 농지 관련 제도 전반을 꼼꼼하게 정비했으면 한다. 농지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곳이다. 농업인의 경영 안정과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바탕으로 해야 한다. 반드시 경자유전의 원칙이 적용돼야 하는 공간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농지는 영농에 이용해야 한다. 투기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할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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