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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04 19:40:50
  • 최종수정2020.11.04 19:40:54
[충북일보] 갑질 행위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사내 갑질 행위는 다소 줄어들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상대적인 약자로 분류되는 비정규직 등은 여전히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출범 3주년을 맞아 지난달 22~26일 사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내용은 2020년 직장갑질 지수 및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개정방향이다.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는 응답이 56.9%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한 39.2%보다 17.7% 높게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덕에 괴롭힘이 다소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청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여성 등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에서도 최근 느닷없는 갑질 의혹이 제기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김윤배 청주대학교 전 총장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이다. 언론보도 내용에 따르면 김 총장은 재임기간 동안 운전기사에게 자동차 관리나 운전에 관해 폭언을 일삼았다. 일부는 녹음파일에서 실제로 확인됐다. 업무수첩에는 선풍기 틀어주기, 쓰레기 치우기, 구두닦이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한 정황도 있다. 운전기사는 김 전 총장 집에서 25년 가까이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8월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도내에서도 직장 갑질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월엔 충북소방본부에서 부하 직원에 대한 상사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청주의 한 중소기업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회사의 갑질이 문제로 지적됐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갑질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 5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갑질은 여전하다. 수백 번도 더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제도나 시스템이 옷이라면 공정은 옷을 입는 사람이다. 부정과 부패, 부적절을 뿌리 뽑는 열쇠는 결국 우리다.

갑질은 주로 수직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부당 행위다. 신분이나 지위, 직급 등에서 발생하는 육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아우른다. 대개 사회나 직장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이 피해자다. 직장 내 갑질이 가장 많다. 인격모독, 왕따, 허위사실 유포, 과도한 업무강요, 업무배제, 성추행, 폭행과 폭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상상하기 힘든 수많은 갑질이 자행되고 있다. 그동안 사회 곳곳에서 암암리에 저질러져 왔다. 모두가 알면서 쉬쉬했을 뿐 늘 존재했다. 문제는 갑질을 당한 상당수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데 있다. 소극적 대응으론 갑질 문화를 개선할 수 없다. 철저하게 준비해 맞서야 한다. 우선 갑질 증거를 수집하는 게 중요하다. 업무일지나 작업일지를 꼼꼼히 작성해 갑질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왜 부당한 짓을 했는지 적어놓아야 한다. 비슷한 일을 당한 동료를 찾아 힘을 합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뭉치면 강해지는 법이다. 혼자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셋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증거확보는 필수다. 갑질 행위자의 행동을 녹화·녹음할 수 있으면 여러 모로 좋다. 증인 확보도 중요하다. 근로자는 직장에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그 임금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직장문화가 어떠한지에 따라 직장생활의 질이 달라진다. 갑질금지법이 시행됐지만 법보다 조직 내 변화가 먼저라는 지적이 많았다. 법으로 금지를 해봤자 그림에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직장 내 갑질 예방을 위한 최우선은 교육이다. 직장 내 갑질 의무 교육을 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건전한 직장 문화 조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갑질은 공정·불공정의 문제다. 청주대학은 거친 현대사를 관통하며 한수이남 명문사학을 꿈꿨다. 하지만 명문사학은 그냥 되는 게 아니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학교의 품격을 높여 가야 가능하다. 김 전 총장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갑질 아닌 사람중심주의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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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