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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7.22 19:39:00
  • 최종수정2020.07.22 19:39:03
[충북일보]일선 학교 운동부 폭력이 심각하다. 학생선수에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 따돌림, 성희롱, 부적절한 뒷돈 요구 등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잊을 만하면 불거져 나오곤 한다. 충북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도 도내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선수 폭행 의혹이 제기됐다.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핸드볼팀 코치가 선수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신고가 교육부 등에 접수됐다. 이 코치의 아들인 주장선수의 폭력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6월에는 다른 고등학교 운동부 선후배 사이에 가혹 행위와 성희롱이 있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결국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도교육청도 해당 교육지원청과 함께 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사건·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잊을만하면 터지고 있다. 엘리트 체육계의 체벌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승리를 위한 대수롭지 않은 풍토로 여기고 있다. 1970년대 이후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 마디로 국가주의 스포츠의 폐해였다. 지금도 성적지상주의로 계승되고 있다. 지도자가 선수를 소유물로 인식해 생기는 부적절한 현상이다. 하지만 학교 운동부 폭력도 학교폭력이다. 근절해야 한다. 충북에선 김병우 도교육감이 전면에 나섰다. 김 교육감이 직접 학교현장을 방문해 운동부 현황을 점검하며 챙기고 있다. 방문 순서는 서원고를 시작으로 23일 충주여고·제천상고, 27일 진천중이다. 8월에도 계속된다. 김 교육감은 문제 지도자를 적발하는데 적극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선수 인권보장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리는 김 교육감의 학교현장 방문에 기대를 건다. 김 교육감은 문제 지도자 엄중 처벌과 함께 재발 방지에 진력해야 한다. 학교 운동부 폭력과 인권침해가 근절되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운동부 혁신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서울지역 초·중·고교에서는 운동부 지도자가 학생에게 폭언만 해도 중징계가 가능해진다. 사안이 중한 폭력이나 성폭력의 경우 관련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한다. 학교 운동부는 그동안 훈련 중 욕설 등 폭언을 운동부 문화로 여겼다. 문제가 되더라도 학교장이 주의를 주는 정도로 끝났다. 운동부 지도자 징계에 대한 판단 기준도 다소 모호했다. 도교육청은 이 기회에 사안이 중한 경우 해고까지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엘리트 체육의 성과주의 한계는 이미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전수 조사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누군가 죽어야만 요란을 떠는 사후약방문은 지긋지긋하다.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반영해야 한다. 학교 운동부 폭력은 오랜 시간 관행으로 굳어진 악습이다. 엘리트 체육계의 구조적인 문제 개선 없이는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진로나 생계 문제와 직결된 지도자와 선수간의 특수 관계부터 없애야 한다. 체육계는 현재 학교 운동부를 발판 삼아 유지하고 있다. 학생 선수를 진학과 진로, 생업의 볼모로 잡고 있다. 체벌과 성폭행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9년 인권위 전수조사결과는 심각하다. 조사대상인 초중고 학생선수 6만 여명 가운데 9천35명이 언어폭력, 8천440명이 신체폭력, 2천212명이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했다. 학생 선수들이 안전과 학습, 건강, 휴식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셈이다.

시대가 변했다. 적어도 학교만큼은 성적을 위한 스포츠를 '지양'해야 한다. 대신 모두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스포츠를 '지향'해야 한다. '맞으면 실력이 는다'는 생각은 원시적 구태다. 학교 운동부는 이제 학교 밖으로 나와야 한다. 엘리트 체육에서 사회체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에선 의사나 금융인들이 종종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국가 주도형 엘리트 체육이 아니라 민간 영역의 사회체육을 강조한 결과다. 엘리트 체육의 승리지상주의가 문제다. 승리지상주의는 학교 운동부 폭력을 미화할 수밖에 없다. 운동부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승리지상주의부터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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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