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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6.23 19:21:28
  • 최종수정2020.06.23 19:22:02
[충북일보] 21대 국회가 열렸지만 아직 비정상적이다. 각 상임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선심성 법안 발의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뚜렷하다.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이익 챙기기와 이익단체들의 민원성 입법 우려 때문이다.

여야 모두 기본소득제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먼저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첫 화두로 기본소득 도입의 당론화를 꺼냈다. 양당의 내용 모두 전체 국민에게 나눠주자는 게 골자다. 비용은 세금이나 국채 발행 등으로 충당하자고 한다. 긴급 재난지원금 호응과 지난 4·15 총선 여당 압승이 큰 영향을 끼쳤다. 문제는 재원이나 효율성, 적합성 등을 면밀히 따지지 않았다는데 있다.

국회의원 입법 발의는 비교적 절차가 간소하다. 개원 초기 선심성 입법 발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 이유는 여기 있다. 문제는 정당한 법안에 쏟아야 할 입법권이 낭비된다는 점이다. 21대 국회 지역구 의원은 253명이다. 자신의 지역구 현안사업에 필요한 법안을 1개씩만 제출해도 253건이다. 3~4개씩 제출하면 무려 759~1천12건의 법안이 제출될 수 있다. 300건만 본회의를 통과해도 정부가 지원해야 할 국비규모가 어느 정도에 달할 것인지 대략 추정할 수 있다.

우리는 국회의원의 선심성 입법 발의를 결코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다. 선심성 입법으로 확인되면 법으로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선심성 법안을 거를 수 있는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 이익단체 등의 로비에 휘둘려 '양심 불량' 법안을 마구잡이로 발의하는 의원 명단도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 때 남발된 공약들이 보여주기 식으로 발의되는 걸 막을 수 있다. 게다가 개원 초기 발의된 법안은 심사 과정에서 사장되거나 뒤로 미뤄지는 사례가 많다. 국가재정을 감안하지 않은 입법은 위험하다.

국회는 입법과 국정감사, 권력 감시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광역·기초단체장이 해야 할 일까지 떠맡아야 할 이유가 없다. 가장 먼저 풀어야할 과제는 경제 현안들이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부진으로 국내경제가 급락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생산성은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교육·문화 등 사회 전반을 사면초가로 내몰았다. 미·중 대립은 반도체 중심의 국내 산업 전략에 심각한 어려움으로 등장했다. 시급하게 처리해야 사안은 이렇게도 많다.

21대 국회는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 관련 정책지원이나 제도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가 다양화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문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사회적 변화에 따른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선심성 입법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꼴을 만들기 십상이다. 내용상 허점이 보이면 꼼꼼하게 심의하고 절충해야 한다. 선심성 입법은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길이다. 국민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일이다.

입법 발의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선심성 발의는 결국 나라를 망치는 입법 포퓰리즘이다. 20대 국회에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엄청나다. 하지만 원안 통과되거나 수정 처리된 법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보여주기 식 입법의 적나라한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회가 행정부의 무능을 보완하기는커녕 국정 혼선을 초래한 사례도 많다. 대한민국의 헌법 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의 의무를 이렇게 적시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21대 국회의원들은 이 조항을 명심해야 한다. 입법권은 국회 고유 권한이다. 본연의 임무다. 헌법 제40조에 적혀 있다. 사회경제적 변화는 다양해지고 있다. 기능은 세분화돼 새로운 입법이 필요하다. 시대에 뒤떨어진 법 개정의 과제는 쌓여가고 있다. 국회의 입법 활동에 대한 국민 요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의원 발의 건수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선심성 입법은 안 된다. 선심성 입법 발의는 결코 일하는 국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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