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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4.13 16:56:11
  • 최종수정2020.04.13 16:56:11
[충북일보] 정치가 권력에 대한 탐욕과 집착에 빠졌다. 탐욕의 정치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4·15총선 선거전이 많은 걸 시사한다. 21대 국회에 엄청난 재앙을 예고한다. 남은 하루 유권자의 시간이다.

*** 꼼수정치 척결해야 나라 산다

무심천 벚꽃이 피는가 싶더니 떨어진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이 눈부시다. 분분히 날리던 꽃잎이 꽃비로 내린다. 그런데도 봄은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에 갇혀 봄을 돌아보기 어렵다. 꽃이 피고 새잎이 돋아도 그저 야속하기만 하다. 코로나 탓만은 아니다. 봄이 주는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다. 여느 선거 때와 사뭇 다르다. 실망과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화시기를 살아온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자부심에 상처를 입고 탄식한다.

여야가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묻고 싶다. 왜 선거법을 바꾼 건가. 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나. 다양성과 대의성을 확대하자는 거 아니었나. 민의를 명확하게 반영하자는 거 아니었나. 궁극적으로 대결 정치를 끝내자는 거 아니었나. 근데 이게 뭔가. 이대로 가면 그대로 아닌가. 아니 더 나빠지는 게 아닌가. 개혁과 혁신은커녕 후퇴와 답습이 아닌가. 거대 양당의 의석만 겨냥한 꼼수 아닌가. 과거보다 더한 승자 독식 구조로 전환 아닌가. 갈수록 실패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두 거대 정당의 오만이 정치를 퇴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부정선거가 판을 치던 시절만도 못하다. 그 시절에도 옳고 그름은 분명히 존재했다. 잘못을 저지르면 부끄러운 줄 알았다. 하지만 정치가 달라졌다. 탈법을 저지르고도 정의라고 우긴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운 지경이 됐다. 위선과 거짓의 자궁 속에 갇혀버렸다. 완전한 왜곡과 실패의 구렁에 빠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환영할 만했다. 하지만 한국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출발부터 잘못됐다. 비례대표 중심이라는 본질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제를 하려면 왜곡 없이 해야 한다. 지금처럼 하려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더 낫다. 모순(矛盾)은 선거 전부터 만들어졌다. 민주당과 군소정당들이 선거 룰을 바꾸기 위해 야합했다. 민주당은 범여권을 규합해 재집권하려는 의도였다. 군소정당엔 비례대표로 몸집을 키워보려는 속셈이 있었다. 꼼수정치의 씨는 이렇게 잉태됐다.

통합당은 한국당 시절부터 선거법 개정에서 소외됐다. 제1야당이지만 스스로 나서질 않았다. 결국 생각해 낸 게 '비례정당' 창당이었다. 민주당엔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도 허겁지겁 비례정당을 따라 만들었다. 모순의 선거법 탄생 비화다. 유권자들은 고민하고 있다. 투표장으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주저하고 있다. 커질 대로 커진 정치 혐오에 선택을 머뭇거린다. 속절없이 태어난 비례정당들 때문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민주당과 통합당, 두 거대 정당에 책임이 있다.

21대 국회는 퇴행 정치 끝내야 한다. 그런 다음 다원화한 국회에서 다양성의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막말 등 선거 행태를 보면 그 꿈이 요원하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선거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미증유의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 21대 국회는 공공의 선을 지향하고 공공의 악을 척결해야 한다. 그래야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국회를 만들 수 있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만 남았다.

*** 선거는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정치 혐오와 기권은 손쉬운 선택이다. 하지만 내가 싫어서 표조차 주지 않았던 후보자가 선출될 수 있다. 잘못된 입법으로 얼마든지 내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내 한 표가 꼭 필요한 까닭은 여기 있다. 최악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가야 한다.

선거는 과거에 대한 심판이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 프랑스 철학자 알렉시 드 토크빌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인을 갖는다." 4·15총선 정국에서도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선거민심은 막판까지 요동친다. '행운의 신'은 누구의 편일까.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루키우스 세네카의 말로 이번 칼럼을 마무리 하려한다.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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