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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16 19:37:35
  • 최종수정2020.02.16 19:37:35
[충북일보] "사립학교 교원은 '빽'없이는 쳐다보기도 힘들다."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예비교사들 사이에서 나도는 말이다. 교육청을 통해 별도 수시채용 형태로 필기·면접 고사 등을 치르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인맥이 없으면 사실상 합격이 힘들다'는 얘기다.·

충북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4일부터 5일간 청주 A사립 고교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인사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원 등을 채용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영동 B학교법인의 불법도 확인했다. 이 학교의 수법도 비슷했다. 사무과장이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무시한 채 교장과 법인 이사장이 결재한 2017학년도 교원임용 계획에 따라 2018년도 보건교과 교사를 채용했다. 영동 C중학교도 지난 2017년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교사를 채용했다. D학교는 인사위원회 심의와 교장의 제청 없이 사무직원을 채용했다. 이처럼 사립학교의 인사 관련 부정적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느슨한 사립학교법이 한몫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사학에 대한 감사를 벌여 부당한 업무처리 사례를 적발하면 학교법인에 처분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감사효과가 별로 없는 이유는 여기 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사학법인이 교원과 사무직직원을 채용할 때 반드시 인사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위반 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사립학교 역시 국가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교육의 중요한 한 축이다. 당연히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국·공립의 경우 감사에 적발돼 처분을 받으면 아주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오늘날 사학을 바로 보는 시각은 양분화 돼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국·공립보다 사립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대학입시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사립이 국·공립보다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교원 등에 대한 관리·운영 면에선 긍정적이지 않다. 앞서 밝힌 것처럼 교사 채용 비리 등이 자주 터져 나오면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모든 사립학교가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사학이 비리의 온상도 아니다. 국·공립보다 더 건전하게 운영되는 학교도 있다. 사학은 여전히 국가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다. 개화기에는 서양 문물 도입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정신 고취와 항일 독립운동이 구심점이 됐다. 지금도 전체 중학교의 19.8%, 고등학교의 40.1%, 대학교의 81.7%가 사립이다. 공적 규제는 사학 교육의 공공성 확보 선에서 그쳐야 한다. 비리를 저지른 학교는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비리에 대한 질책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 사학 운영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교육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보다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공성을 내세워 강제적으로 자율성을 박탈하는 건 옳지 않다. 자칫 사학의 존립 기반인 자율성을 박탈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선 강력한 규제와 처벌만이 정답은 아니다.

사학은 국·공립과 달리 고유한 건학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래서 교육환경 변화나 학생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국·공립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는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며 규제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등 일선 교육기관들도 정부 방침에 일방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그 사이 사학은 자기도 모르게 공립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규제와 통제 속에서 자율성과 특수성을 잃어가고 있다. 일부 사례를 들어 사학 전체를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인재 양성과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교육제도로써 사학에 대한 인정은 곧 사학 운영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고 여긴다. 교사 선발권과 교육과정 편성·운영권도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이 과정에 부정이 설 수 없도록 정부나 교육청이 적절하게 개입하면 된다. 그게 사학의 혁신을 돕고 자율성을 보장 보장하는 길이다. 궁극적으로 사학을 국민교육의 동반자로 만드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해법이다. 현행 제도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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