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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2.28 16:02:43
  • 최종수정2016.12.28 16:02:43

남윤희

충북도 수질관리과 주무관

다소 지루하고 딱딱할 뻔했던 역량교육, 단상 아래서 졸음과 싸우고 있던 필자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이솝우화였다. 어린 시절 쉽게 접했던 이솝우화에 역량이 숨어 있단다. 역량이 대체 뭐 길래? 란 호기심으로 접하게 된 '이솝우화에서 배우는 33역량(신호종, 2015)'. 공직자는 물론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나 자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간단한 일화를 옮겨본다.

이솝우화에는 재미와 교훈을 넘어 위기상황이나 갈등상황을 극복하는 지혜가 담겨져 있다. 그 문제해결의 지혜가 바로 '역량(力量, Competency)'이다.

이솝(AESOP)은 BC 600년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이솝우화의 창시자이며 고대 그리스인의 노예였다. 그는 대학자도 위인도 아니었지만 사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가졌다. 바로 역량의 근원이었다. 신체적 결함과 노예 신분으로 열등감을 갖기에 충분했던 그가 나중에는 자유인이 되었다. 그것은 그의 탁월한 역량 때문은 아니었을까?

당시 시대상으로 볼 때 노예가 자유인이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자유인이 되었을까? 이솝의 주인은 술을 마시면 아무 약속이나 남발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바닷물을 다 마실 수 있노라 호언장담했다. 바닷물을 마시지 못하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했다. 전 재산을 잃을 위기에 처했던 주인은 위기를 모면했다. '바다로 들어오는 모든 강물을 막아주면 바닷물을 마시겠다'는 천혜의 기지를 발휘해 준 똑똑한 이솝 덕분이었다. 반대급부로 이솝은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었다고 저자는 상상한다.

주인의 난제를 해결해준 이솝의 역량은 첫째, 고객지향역량이다. 자신이 모시는 주인을 고객으로 여기고 위기상황에 처했음을 외면하지 않았다. 고객의 입장에서 도와주려 했다. 둘째, 이해관계조정역량이다. 주인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진지하게 경청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 노력했다. 셋째, 문제인식역량이다. 주인이 바닷물을 다 마시겠다고 약속한 점을 인식하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든다는 사실과 강물은 바닷물과 전혀 다른 속성을 지녀 구분된다는 점을 인지했다. 넷째, 전략적 사고역량이다. 바닷물을 마시기 전에 강물이 바다로 유입된다는 것을 막아달라고 함으로써 문제해결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역량을 보여줬다. 다섯째, 정무적 감각역량이다. 구경꾼들을 모아 증인으로 삼고, 문제해결을 보다 명백하게 했다. 주인이 다시는 무모한 약속을 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고려했다. 여섯째, 성과지향역량이다. 이솝은 주인의 난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동시에 자신도 자유인 되었다. 목표한 성과를 100% 달성한 것이다.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개인의 성공도 역량에서 비롯된다. 늦둥이 딸이 읽던 이솝우화에서 역량의 답을 찾고 유레카(eureka)를 외쳤다는 저자, 책을 읽는 내내 무릎을 치게 만든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아이소포스(AISOPOS, 이솝의 그리스 이름)를 갈구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도 여전히 역량 있는 인재를 원한다. 우리 자녀들이, 아니면 스스로가 우리 시대의 리더가 되는 것을 원한다면 2500년 전 최고의 현자(賢者), 이솝에게 역량의 길을 묻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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